Ran
乱
1985 · Periodic Drama/Drama/Action/War · Japan, France
2h 42m · R



With Ran, legendary director Akira Kurosawa reimagines Shakespeare's King Lear as a singular historical epic set in sixteenth-century Japan. Majestic in scope, the film is Kurosawa's late-life masterpiece, a profound examination of the folly of war and the crumbling of one family under the weight of betrayal, greed, and the insatiable thirst for power.
석미인
4.5
평생을 흑백 영화만 찍어온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색이 좋았다. 과거 일본의 원색들에게서 느껴지는 오묘한 정취는 부정할 수가 없더라구. 프랑스 자본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하던데 아랍에겐 커피와 튤립을, 일본에겐 이 색감을 약탈하려 했던 그 문화사의 마지막 야욕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 박민규 소설가가 다시 태어난다면 열강의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그때는 갸우뚱했지만 침략의 나라들만이 가진 진취적이고 초극적인 미감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뜻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오만하면서도 아름다운 원색들이 그런 것이었을까. 그래도 대한 조선인이 보기에 어떤 색은 태연히 거짓말을 하는 게 보였는데. 가령 피의 색깔은 아주 새빨간 거짓이더라구.
Cinephile
5.0
영화계의 베토벤이라 평가받은 구로사와 감독답게, 그의 강점인 간결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몹시 장중하게 뽑아낸 작품이다. 천연색의 화려한 색감을 비웃는듯, 카메라는 얄궃게도 숨어버린 부처의 시선에서 이 참담한 복마전을 멀리서 지켜볼 뿐이다.
권상호
3.5
신도 부처도 그저 관망케하는 인간이 쌓아올린 업보의 탑. 구원의 길조차 찾지 못할 번뇌의 끝에는 부러진 화살만이 남는구나.
지예
4.0
감히 리어왕을 뛰어넘은 리어왕
성유
4.5
행복보다 슬픔을, 평안보다 번뇌를 추구하는 인간의 세상에 지옥은 가까이 있고 극락은 아득하구나
남연우
3.5
끝내 부러진 세 개의 화살이 남긴 사늘하고 짙은 잔해들.
재영
5.0
히데토라는 카메라를 들어 붓질을 한다. 전기적 고전에 기대어 만든 훌륭한 자전적 비극.
다비
4.5
눈 감은 부처는 하늘을 돌보지 않는다. 꿈에서 혈혈단신이었던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성을 골고루 나누어주고 자신은 행복한 노후 생활을 편히 보내기로 결심하며 그 뜻을 전한다. 세 아들 중 첫째(노랑)와 둘째(빨강)가 아버지의 뜻을 기쁜 마음으로 받들었으나, 셋째(하늘)는 심하게 반대했다. 아버지는 자신의 뜻에 충고하던 셋째 아들에 분노하여 그와 절연하고, 두 아들만을 품은 아버지는 주황색 도포를 입는다. 그늘을 만들어주던 셋째가 떠나 니 뭉게구름이 흩어졌고, 아첨하던 첫째와 둘째가 입김과 권력에 태도가 변하자 내리쬐는 태양에 기댈 곳 없던 아버지는 점점 메말라갔다. 결국 첫째와 둘째가 자신을 배신하고 모든 색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하얀색 도포를 입게 된다. 아버지는 세 아들에게 기대어 편한 여생을 보내길 바랬다. 아들들의 옷 색깔인 노랑과 빨강, 파랑이 서로 섞여 사이좋게 자신을 돌보길 바랬으나 결국 자신의 바램과 같았던 검정은 욕망이 되었고, 까만 하늘이 되었고, 눈 감은 부처가 되었고, 파국이 되었다. 여지껏 본 영화 중 가장 말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성은 실제로 만들어서 불태웠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각색한 이 엄청난 스케일의 <란>은 <카게무샤>를 만들기 위한 예행 연습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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