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태
6 years ago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Avg 3.4
개소리. 소쉬르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정작 그가 보면 고개를 갸웃거릴 소설이다. 애초에 기호학이 태동하기 전부터 언어와 전위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그리고 이건 언어를 대상으로한 실험조차 아니다. 언어가 아닌 구성과 형식을 비튼 것이며, 그러니 당연 내러티브가 '드러나지 않고' 텍스트의 문법이 생소하게 읽힐 수 밖에 없다. 베케트와 비교되는 까닭은 더욱 더 모르겠다. <몰로이>나 <첫사랑>은 읽으며 서서히 숨이 조여 왔다. 그것은 이 소설이 전하는 것과 전혀 다른 감각의 불편함이다. 화자의 혼잣말이나 더듬거림, 동어 반복 등은 죄다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런 부분에서 기호학을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인간과 세계의 비틀림을 논하는 것이 낫겠으나 그것은 카프카의 몇 페이지 단편만도 못 하다. 작가 본인이 나와 '지시'니 '사물'이니 떠들어 대는데, 그걸 '듣는' 시간에 사르트르를 다시 '보는' 게 백 번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둘 다 하는 '말'은 같은데다(당연 같으면 안 되나 이 소설에서 그 차이를 찾을 수는 없다. 한쪽은 실존과 본질의 문제이고 한쪽은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문제인데도 말이다.)깊이로 치면 후자가 훨씬 더 사유를 풀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