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배입니다

Mobile Suit Gundam: The Witch from Mercury
Avg 3.8
아무리 통쾌한 '배틀'로 포장한들 전쟁은 실존하는 최대의 비극일뿐, 이를 오락처럼 여기며 즐거움을 느꼈던 시청자들을 일갈하는 엄청난 마지막 연출. 어른들의 복수와 욕망으로 사지에 내몰린 아이들, 전쟁은 누구의 욕망으로 시작되며, 이로 인해 이득을 얻는 존재는 누구이며, 전쟁 속에서 착취당하고 희생당하는 존재는 누구인가. 이하 스포 . . . . . . . . . . -프로스페라는 줄곧 주인공 슬레타와 그녀가 타는 건담 에어리얼을 가리키며 자신의 딸'들'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에이리얼을 부를 때 사물의 '있음' 을 가리키는 동사 ある 가 아닌, 생명체의 존재를 지칭하는 동사 いる 를 사용한다. 에이리얼이 단순한 기계가 아닌 생명체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 건담시리즈의 기존 특성 + 코드기어스 각본가라고 해서 매울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리도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일줄이야. 요즘 세대를 휘어잡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파격적인 방법으로 내놓는 제작자들이 경이로울 지경. - 건담을 연구했다는 이유로 기득권 세력들에게 자신의 남편과 생명의 은인, 동료들을 잃은 과거를 가진 그녀는 작중 내내 복수를 꿈꾸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인다. 위험한 건담 기체에 자신의 딸을 태우며, 자신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딸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선 살인은 필수적이고 온당한 것'이라는 가스라이팅까지 불사한다. 자신의 목적인 복수를 이루기 위해 딸에게 살인에 무자비해질 것을 강요한다. 건담 에어리얼이 특정 한계지점을 돌파할 시 프로스페라의 복수를 완성하기 위한 제반조건이 마련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 바로 직전의 한계를 초월한 에이리얼의 모습을 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은 평범하게 '딸들의 성장이 기쁜 엄마'의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서로 의지하며 신뢰와 사랑으로 전장을 누비는 에어리얼과 슬레타. 그들의 멋지고 통쾌한 액션 연출에 희열을 느끼고, 그들이 즐기는 명랑하고 즐거운 학원생활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지만, 어른들과 권력자의 이해관계의 꼭두각시 말로서 희생되고, 타인의 욕망인 복수의 도구이자 재료로 소진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느샌가 끈적한 죄책감의 덩어리가 엄습하는 것은 제작진의 훌륭한 의도가 적중한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