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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해피엔딩이라고 했지만 난 뭘 봐도 우울의 색안경을 끼고 봐서 그런지 전혀 해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토록 기대하던 평범하고 화목한 일상을 다시 맛보기 위해, 아내의 외도에 분노함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억누르고 아무일 없다는듯 하루하루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남편의 모습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일까. 육체적 관계를 통해 진심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남편도, 매주 감옥에 있는 남편을 보러 가야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지친 모습도 너무 짠했다. 사랑이 대체 뭘까, 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가족 영화에서 보았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해석일수도 있겠지만 남편을 그닥 그리워하지 않음에도 매주 그를 보러 가야 가는, 그래서 지겨워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의 필연적 권태와 지겨움이 생각나 또 다시 슬퍼졌다. 지겨워할거라면, 그 관계가 우리에게 기쁨보다 슬픔을 안겨준다면 왜 지속해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도 계속 들었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이어서' 사랑하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곁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왔는데 가족, 혈연도 이런 고민에서 예외일 수는 없겠다는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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