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댄 쾨펠 · Humanities
3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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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이 추천한 책. 누구나 즐겨 먹는 노란색의 달콤하고 비슷비슷한 크기의 씨 없는 과일, 바나나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혹은 바나나에 대해서 ‘할 말이 뭐 그렇게 많겠어’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는 예전처럼 바나나를 대할 수 없을 것이다. 바나나가 얼마나 특별한 과일인지, 인간의 역사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된 파란만장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2003년 바나나에 퍼진 치명적인 질병에 관한 기사를 읽고서 ‘바나나를 구하자’는 일념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3년 동안 온두라스, 에콰도르, 중국, 벨기에 등 전 세계 바나나 농장과 바나나 연구소들을 찾아다니며 자신도 미처 몰랐던 바나나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들을 여기 빼곡히 담았다. 바나나의 기원과 신화, 역사와 지리,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와 과학이 맛있게 결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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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PART. 1 기원 01.아담과 이브가 따먹은 선악과는 사과가 아니라 바나나였다! 02.교배 없이도 번식에 번식을 거듭하는 불멸성 03.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 04.바나나의 유전자와 가계도 PART. 2 전파 05.아시아에서 시작된 바나나의 역사 06.바나나, 태평양으로 향하다 07.아프리카에서 바나나는 과일이 아니라 식량이다 08.바나나는 어떻게 아메리카에 도착했을까 PART. 3 탐욕 09.바나나 사업이 시작되다 10.거대한 바나나 기업의 탄생 11.미천한 바나나가 제국을 재건하다 12.바나나를 둘러싼 무법자들의 모험 13.미국인들은 왜 바나나 노래에 열광하는가 14.최초의 인공 바나나 15.콜롬비아 바나나 대학살 16.‘바나나 공화국’의 비애 17.회의실에서 벌어진 거사 PART. 4 위기 18.누가 파나마병을 퍼뜨리는가 19.농학 천재가 남긴 불행한 유산 20.농장이 공장으로 변하다 21.어느 바나나 보트의 운명 22.바나나에 브랜드를 붙이다 23.과테말라의 비극 PART. 5 전환 24.캐번디시는 어떻게 아메리카로 왔나 25.스탠더드,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26.바나나 마케팅,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다 27.추방당한 대통령의 죽음 28.바나나 더하기 바나나 29.빌딩 아래로 몸을 던진 세계 최대의 바나나 제왕 30.꿈의 바나나를 만들다 PART. 6 신종 31.마침내 밝혀진 파나마병의 정체 32.병에 걸린 바나나 구하기 33.해답은 유전공학에 있다 34.유전자 변형 바나나로 얻게 될 득과 실 35.여전히 문어발로 남은 바나나 기업들 36.바나나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우리의 노력

Description

바나나의 놀라운 비밀들 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고,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이다. 전체 곡물로 따져도 밀, 쌀, 옥수수 다음인 네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하지만 바나나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신기한 사실들이 너무도 많다. 우선, 바나나는 우리의 짐작과 달리 나무가 아니다. 커다란 풀이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전부 한 종류다. 필리핀 같은 바나나 산지에 직접 가서 야생 품종을 사먹지 않는 이상, 우리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업용 바나나는 ‘캐번디시’라는 한 가지 품종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알다시피 바나나에는 씨가 없다. 다시 말해, 번식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그 많은 바나나를 만들까? 장미 꺾꽂이처럼 뿌리(알줄기)를 잘라 옮겨심기만 하면 바나나가 열린다. 따라서 전 세계인이 먹는 바나나는 모두 복제 바나나이며, 유전적으로 전부 쌍둥이다. <소림축구>(2001)에서 주성치가 밟고 미끄러진 바나나는 <순례자>(1923)에서 찰리 채플린을 엉덩방아 찧게 한 바나나와 형제인 셈이다. 씨 없는 불임의 생물이 불멸의 삶을 사는 것이다. 처음부터 바나나에 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1000종이 넘는 바나나가 있으며, 이 중에는 씹으면 이가 부러질 정도로 단단한 완두콩만 한 씨가 가득 든 야생종도 수십 가지나 된다. 바나나는 인류가 최초로 경작한 농작물 중 하나였다. 7000년 전 지금의 동남아 열도에서 이 과일을 처음 재배한 이들은 단단한 씨가 든 열매가 아니라 그 뿌리를 캐먹으려고 바나나를 심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변이가 일어나 씨 없는 바나나가 나타나면서 지금의 바나나가 정착된 것이다. 기후만 맞으면 누구나 손쉽게 키울 수 있는 바나나 덕분에 인류는 오랜 수렵채집생활에서 벗어나 비로소 한곳에 정착해 농경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바나나는 나무(?)에 매달려 있는 동안은 녹색이다. 따는 순간부터 에틸렌 가스가 분비되면서 노랗게 익기 시작하고, 정확히 7일째부터 갈색 반점이 나타난다. 녹색일 때는 거의 녹말이던 것이 익으면서 점차 과당으로 바뀌어 달달해진다. 사실 우리가 먹는 바나나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흔히 디저트로 날로 먹는 노란 바나나와 탄수화물이 많아 익혀 먹어야 하는 녹색 바나나인 플랜테인(plantain)이 그것이다. 플랜테인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리 재료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플랜테인은 수백만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주식이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먹었던 과일은 사과가 아니라 바나나였다 에덴동산 하면 사람들은 으레 사과를 떠올린다. 하지만 성경 원본 어디에도 선악과가 사과였다는 언급은 없다. 이는 구텐베르크판 성경에 대한 오독 탓이다. 구텐베르크가 모범으로 삼은 불가타 성경에서 ‘선악’과를 뜻하는 라틴어 ‘malum’은 사과를 뜻하는 ‘melon'의 파생어와 우연히도 철자가 똑같았다.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이 구텐베르크판 성경을 읽으면서 그 단어가 사과를 가리킨다고 해석하고는 에덴동산에 사과를 그려 넣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사실 선악과는 바나나였다고 믿는다. 똑같은 에덴동산 이야기를 다룬 코란도 그것이 바나나였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분류학의 아버지인 린네는 자신의 주저 《자연의 체계》에 두 종류의 바나나를 실었는데, 일반적인 노란 바나나는 무사 사펜티움(Musa sapentium, 앎의 나무에서 열리는 ‘지혜의 바나나’), 녹색 플랜테인은 무사 파라디시아카(Musa paradisiaca, ‘천국의 바나나’)라고 명명했다. 그 이름으로 미루어 에덴동산에 바나나가 있었다고 린네가 확신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성경에 에덴동산이라고 묘사된 지역은 지금의 페르시아 만 앞바다쯤이었다고 한다. 이 중동의 에덴동산은 바나나가 자라기에 적합했을 것이며, 바나나는 그곳 사람들에게 분명히 친숙한 과일이었다. 오늘날에도 중동은 바나나의 주산지로 요르단, 이집트, 오만, 이스라엘 등지에 바나나 농장이 있다. (이들 지역은 사과를 키우기에는 별로 적당하지 않으며, 오늘날 현대 농업의 힘을 빌려 극히 소량만이 재배될 뿐이다.) 린네가 바나나에 붙인 속명(屬名) ‘무사(Musa)'는 바나나를 뜻하는 아랍어 ’마우즈(mauz)‘에서 유래했는데, 일반인에게 더 친숙하고 이 과일을 가리킬 때 더 자주 쓰이는 아랍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손가락’이라는 뜻의 ‘바난(banan)’이다. 순전히 비유로만 생각해도 바나나가 선악과로 더 그럴듯하다. 바나나는 자고로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성적인 암시이며, 이브 역시 바나나처럼 무성생식으로 태어난다. 즉 바나나가 씨앗이 아니라 성장한 나무 일부에서 만들어지듯이, 이브 역시 아담의 갈비뼈에서 태어난다. 바나나 산업이 낳은 혁신들 일주일만 지나도 흐물흐물해지는 열대과일을 오늘날 이처럼 싼값에 세계 어디서나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바나나 회사들 덕분이다. 바나나를 최초로 상품화한 것은 20세기 초 미국의 기업들이었다. 지금도 업계 선두를 다투는 ‘치키타(Chiquita)’와 ‘돌(Dole)’의 전신인 ‘유나이티드 프루트(이하 UFC)’와 ‘스탠더드 프루트’가 그 주인공이다. 산지와 소비시장이 비교적 가까운 다른 과일과 달리, 바나나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만 났으며, 운송이 조금만 늦으면 썩기 일쑤였다. 바나나 회사들은 중남미의 울창한 밀림에서 한시라도 빨리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이 바나나를 싣고 와야 했으며, 지방 소매시장에 이르는 기나긴 유통과정 동안 바나나의 숙성을 지연시킬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그들은 열대우림을 밀어버리고 거대한 플랜테이션 농장을 만들었으며, 철도로 놓고 항구도시들을 건설했다. 그리고 항구에 들어오는 화물선과 농장의 교신이 가능하게끔 전신과 전화, 라디오 통신망을 깔았다. 바나나 화물선은 최초로 냉장 설비를 갖춘 선박이었으며, 바나나 회사들은 처음으로 숙성 지연을 위해 CA저장법(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비중을 조절해 과실의 신선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보관법)을 이용했다. 그들은 미국 전역에 냉장보관 창고를 지었으며, 농장에서 시장에 이르는 바나나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 체계도 도입했다(가격, 원산지, 수확일, 도착지 정보를 식별하기 위해 숫자 코드를 사용했던 것이 지금의 바코드 기술을 낳았다). 또한 오늘날 대중화된 콘플레이크에 바나나를 잘라 넣는 요리법을 만들었으며, 콘플레이크 포장박스에 최초로 쿠폰을 넣기도 했다. 바나나 회사들은 오늘날 널리 이용되는 이 모든 혁신적 발명을 이루어냈으며, 사실상 ‘과일산업’ 자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댄 쾨펠은 바나나 회사들의 업적을 찬양하기보다는 개탄한다. 차라리 그들이 바나나를 수입하지 않았더라면 그토록 비극적인 일들은 없었을 텐데 하고 한탄한다. 그리고 바나나 회사들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하나하나 고발한다. 추악한 바나나 기업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세계화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으로 이 책을 추천했다. 바나나 회사들은 확실히 지금의 세계화의 선구자였다. 그들은 생산과 유통에서 진실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글로벌 기업이었다[그들은 상업적 농업 역사상 최초로 단일재배를 실시했다. 한 가지 품종만을 재배했기에 엄청난 ‘규모의 경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들이 사과보다 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소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농지와 노동력을 거의 공짜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중남미의 부패한 독재권력과 유착해 농지와 과세, 노동 환경에서 온갖 특혜를 누렸다. 그들은 열대우림을 베어버리고 독성 농약을 무차별 살포함으로써 환경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1999년 조사에 의하면, 코스타리카의 바나나 포장시설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백혈병 발병율과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이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