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첫 문장

Ha Sung-ran
2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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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하성란이 두 번의 봄을 지내며 읽은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산문에 작가 본인의 감상을 덧붙였다. 감추어왔던 외로움을 들켜버린 어느 날, 마음의 봄이 되어줄 작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은 어둠을 비추는 손전등처럼 위로를 전하고 용기를 선사한다. 이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삶이 존재하고 그것은 우리가 읽는 책, 그리고 문학작품 속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수많은 상황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의 삶은 복잡하기만 하고 때로는 현실에 낙담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넘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그만큼 많은 사연을 만날 수 있다. 치매에 걸린 늙은 시어머니를 모시는 고단한 중년의 삶이 존재하는가 하면(이난호 <윤예선 그 사람>) 부모를 떠나 할머니와 산골에서의 첫여름을 보내게 되는 여자아이(노익상 <첫여름>), 아버지 어디 갔냐며 어린 아이를 사정없이 흔드는 낯선 남자(천운영 <생강>) 등 힘든 여정을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숙회 한 접시 서비스에 기뻐하는 노년의 삶(김숨 <간과 쓸개>)을 볼 수 있기도 하며 요강을 들고 다니는 조선 사람들의 모습을 두고 농담을 주고받는 이방인들(샤를 바라, 샤이에 롱 <조선기행>), 양꼬치의 레시피를 두고 알려달라 못 알려준다 실갱이를 벌이는 조선족 연인(박찬순 <가리봉 양꼬치>) 등 이 세상에 존재할법한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책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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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책을 펴내며 : 나에게 이 글들이 손전등 같았듯 1부 :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늙어갑니다 김숨 <간과 쓸개>/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늙어갑니다 방미진 <금이 간 거울> / 사람의 마음도 훔칠 수 있을까요? 이난호 <윤예선 그 사람> / 그녀는 마흔여덟입니다 르 클레지오 <허기의 간주곡> /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울고 말았습니다 이윤기 <날마다 지혜를 만나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그릇 김도연 <바람자루 속에서> / 내비라고 이름 붙여진 다른 무엇 로버트 뉴턴 펙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수줍어하듯 조용한 집 강영숙 <라이팅 클럽> / 늘 메모할 수첩과 연필을 준비해두세요 샤를 바라, 샤이에 롱 <조선기행> / 엉덩이에 닿던 그 감촉 이청해 <나는 네가 지난 여름 한 일을 알고 있다> / 모든 일은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일어납니다 최범석 <여행자의 옛집> / 작가나 시인이 따로 없습니다 김미월 <프라자 호텔> / 내 마음의 포인트 제로 니시카와 오사무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 아릿한 아픔, 한 잔의 위스키 맛 2부 : 인생은 고행의 길일까요? 알베르토 망구엘 <밤의 도서관> / 먼 곳에서 반짝이는 등불처럼 박찬순 <가리봉 양꼬치> / 며느리도 모른다는 맛집들의 비법 김도언 <불안의 황홀> / 타인의 일기를 읽는 재미 노익상 <첫여름> /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일 테지만 이강숙 <젊은 음악가의 초상> / 고행의 길이라는 걸 조금은 알 듯합니다 무코다 구니코 / 중년의 삶이란 천운영 <생강> / 아버지, 당신은 누구인가요? 유성용 <다방기행문> / 오래된 다방의 추억 심아진 <개구리 낯짝에 물 붓기> / 바람처럼 살라는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리처드 와이릭 <부족의 숫자> / 셈이 필요없기 때문일까요 갈산 치낙 <푸른 하늘> / 온기가 식어 미지근해진 돌멩이 하나 김혜진 <오늘의 할 일 작업실> / 거울 속에서 그가 본 건 누구였을까요 3부 :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서하진 <나나> / 우연, 그리고 인연 정길연 <남포동> / 허기, 때문일까요? 김인숙 <미칠 수 있겠니> /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황인숙 <도둑괭이 공주> / 시댁에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김경욱 <연애의 여왕> / 10년 전 나의 글을 읽으며 백가흠 <힌트는 도련님> / 잠들지 못하는 밤 최창근 <13월의 길목> / 쟤네 영화 찍냐? 김성중 <그림자> / 정오? 그것이 아니라면 김탁환 <김탁환의 원고지> / 너무도 싸늘한 이성의 순간 강영숙 <프리퍄트 창고> / 프리퍄트 창고를 기다리며 구효서 <동주> / 아카시아 꽃이 떨어졌습니다 서효인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아찔했던 그 순간 4부 :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봅니다 윤성희 / 느리게, 더 느리게, 아주 느리게 코이케 마사요 <언덕 무리> / 좀 더 먼 곳까지 김미월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 내가 누군지 알아? 로저 스크루턴 / 나는 마신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홍양순 <미스터리 시간> / 허공에 떠 있다는 느낌 마르셀 에메 <생존 시간 카드> / 때로는 자조에 빠지고 루이스 세풀베다 <지구 끝의 사람들> /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늙은 어부 김별아 <가미가제 독고다이> / 그때가 마음의 봄이었습니다 최제훈 <그림자 박제> / 너, 괜찮니? 니시무라 겐타 <고역 열차> / 가까스로 달려가는 기차 황정은 <옹기전> / 수박은 누가 낳았어? 한유주 <도둑맞을 편지> / 여기 붉은 나무함이 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 우리 머리맡에 늘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는 것들 출전

Description

소설가 하성란이 두 번의 봄을 지내며 읽은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산문에 작가 본인의 감상을 덧붙였다. 감추어왔던 외로움을 들켜버린 어느 날, 마음의 봄이 되어줄 작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은 어둠을 비추는 손전등처럼 위로를 전하고 용기를 선사한다. 1. 외로움을 감추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봄이 되어줄 작은 이야기들 동네 사람 한 명이 “노인의 식탐이 정상이 아니고 배설에 분별력도 없으니 식사량을 좀 줄이면 빨래 품을 덜지 않겠냐.”고 귀띔했더니 동서는 대뜸, “난 그렇게는 못해유.” 잘라버리더라고 했다. 동서는 또 “아들 셋이 시어머니를 번갈아 모시는 게 어떻겠냐.”고 꼬드길 때도 “엄니가 무슨 물건이간디? 이리 돌리구 저리 돌리게…….” 하곤 푹 웃음을 터뜨리더라고 했다. - 이난호 <윤예선 그 사람> 중에서 이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삶이 존재하고 그것은 우리가 읽는 책, 그리고 문학작품 속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수많은 상황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의 삶은 복잡하기만 하고 때로는 현실에 낙담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넘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그만큼 많은 사연을 만날 수 있다. 앞의 인용처럼 치매에 걸린 늙은 시어머니를 모시는 고단한 중년의 삶이 존재하는가 하면(이난호 <윤예선 그 사람>) 부모를 떠나 할머니와 산골에서의 첫여름을 보내게 되는 여자아이(노익상 <첫여름>), 아버지 어디 갔냐며 어린 아이를 사정없이 흔드는 낯선 남자(천운영 <생강>) 등 힘든 여정을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배가 출항한 순간부터 감자 껍질만 벗기는 열여섯 살 나이의 견습 승무원(루이스 세풀베다 <지구 끝의 사람들>)이 있으며 비오는 날 고양이 걱정에 노심초사하는 시인(황인숙 <도둑괭이 공주>)이 있기도 하다. 숙회 한 접시 서비스에 기뻐하는 노년의 삶(김숨 <간과 쓸개>)을 볼 수 있기도 하며 요강을 들고 다니는 조선 사람들의 모습을 두고 농담을 주고받는 이방인들(샤를 바라, 샤이에 롱 <조선기행>), 양꼬치의 레시피를 두고 알려달라 못 알려준다 실갱이를 벌이는 조선족 연인(박찬순 <가리봉 양꼬치>) 등 이 세상에 존재할법한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이 책에 실려 있다. 2. 그 불빛이 있어 그 밤 외롭지 않았다 진흙 같은 어둠이 눈과 코, 귀를 틀어막았다. 강물이 귓속으로 흘러들었다. 잎이 무성한 나무들과 바위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들. 어둠이 순식간에 내 머리채를 채감을 것만 같았다. 허둥대면서 괜히 어둠에 손전등 빛으로 구멍만 뚫었다. 어둠 어디쯤에선가 이렇게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꺼버리자고 생각하기도 했다. 왜 이렇게 밝지 않는 건지, 혹시 고물은 아닌 건지 흔들어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내가 의지했던 건 손전등의 작은 불빛이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때로는 가슴 아파하고 때로는 미소를 지으며 이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갈 독자들 이전에 하성란 작가 역시 이 글을 읽으며 밤을 보냈다. 책을 읽고 밑줄을 그으며 작가는 이 글들을 손전등 삼아 그 시절의 어둠을 건넜으며 그 밤이 외롭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서 위안을 얻는 것은 그것이 단지 어떤 작가의 창조물이거나 한 개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가 가지는 보편성, 곧 그것이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소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는 등불이 되고 손전등이 된다. 서로의 이야기에 반응하고 공감하면서 우리에게 위안이 주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하성란 작가의 이야기가 더해져 잔잔하되 풍성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밤하늘을 넓게 비출 만한 훌륭한 손전등이다. 인생의 첫 문장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