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I. 해적질의 옹호와 현양
1. 정품이라는 신화
2. 해적들의 도시
3. 아카이브의 도둑들
4. 성배의 기사들
5. 일상적인 즐거움
II. 인터뷰
1. 영화 열정:씨네스트의 전설,umma55를 만나다
2. 기인들 (1):P에 대한 인터뷰
3. 기인들 (2):슈뢰딩거볼스의이상한 경우
[에필로그]
[해제] 저작권의 밤과 안개 - 강덕구
영화도둑일기
한민수
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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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산업의 권역 밖에서 작가 본인이 은밀히 행하는 영화도둑질 이야기부터, 자발적으로 수백 개의 자막을 만드는 자막 제작자, 영화도둑계의 전설적인 인물과의 인터뷰까지, 동시대 영화광들의 삶이 들어 있다. 동시대 '시네필'(영화애호가를 일컫는 프랑스어 명칭)들이 영화와 맺는 관계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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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콘텐츠에 관련된 제일의 금기어로는 무엇이 있을까? 콘텐츠 산업에서 불법 공유와 토렌트는 제일의 금기어일 터다. 인터넷 세계에서 한때의 토렌트는 문화를 향유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스트리밍 사이트의 등장과 법적인 제재로 토렌트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타인의 저작권을 도둑질하는 불법 행위라는 이유에서였다. 한민수의 『영화도둑일기』는 약탈과 해적질, 도둑질로 규정되는 토렌트 사용의 의미를 반전한다. 비전문 영화 애호가를 자처하는 한민수는 영화제와 시네마테크의 특별 프로그램이 아니면 평생 보지 못할 영화들을 발굴하고 유포한다. 영화 제도의 간택을 받지 못하면 관객에게 선볼 기회를 얻지 못하는 영화들이 비로소 더 많은 관객을 만나는 것이다. 한민수에 따르면 해적질은 영화를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영화도둑일기』에는 콘텐츠 산업의 권역 밖에서 작가 본인이 은밀히 행하는 영화도둑질 이야기부터, 자발적으로 수백 개의 자막을 만드는 자막 제작자, 영화도둑계의 전설적인 인물과의 인터뷰까지, 동시대 영화광들의 삶이 들어 있다. 한민수는 동시대 '시네필'(영화애호가를 일컫는 프랑스어 명칭)들이 영화와 맺는 관계를 조명한다. 동시에 『영화도둑일기』는 '콘텐츠 산업'으로 편입되지 않으면 배제당하는 영화들이 생존하는 방법을 다룬다. 영화를 도둑질하고 공유함으로써 형성되는 새로운 공동체는 콘텐츠 산업에서 환영받을 수 없다. 또, 상품성이 없는 예술 작품은 상영될 권리도 박탈당한 채로 추방당한다. 이 책은 동시대 문화예술계에서 추방당한 자들이 조우하는 풍경을 눈앞에서 보듯 생생히 그려낸다.



CineVet
5.0
[영화도둑일기]는 ‘해적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해 적법한 절차 바깥의 방법으로 영화를 보는 방식이죠. 하지만 여기에서 다루는 것은 최신 상업영화들을 배포하는 ㄴㄴㅌㅂ 같은 곳이나 여러 웹하드, 혹은 대형 배급사를 끼고 유통되는 소위 아트버스터(ex. 칸 영화제 작품들)의 유출을 중점으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토렌트부터 시작해 텔레그램, 비공개 트래커 사이트 등을 통해 시네마테크나 공공 아카이브 등에 잠들어 있는, 혹은 현대미술 전시나 영화제 등을 통해서만 공개된 정전/실험영화 따위의 유출, 유포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특히 여기엔 제작사/배급사의 게이트키핑에서 영화를 ‘해방시키는’ 행위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죠. 김대중 정부 때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이뤄지기 전까지,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들을 접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봉준호나 박찬욱 세대 즈음의 ‘시네필’들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접했을 여러 일본의 대중문화 위에서 탄생했을 것입니다. 또 지방의 시네필들은 어떻습니까? 소위 말하는 ‘오프라인 인프라’의 구축 정도 때문에 수도권-지방은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 자본의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때 문화적 민주주의를 이륙할 수 있는 또다른 수단이 해적질이기도 하죠. [영화도둑일기]는 우리가 합법적으로 누리는 소위 ‘양지’마저 이런 해적질에서 자유롭지 못함도 언급합니다. 책의 본문에도 언급이 돼 있습니다만, 영화비평가들 또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시네필들의 해적 플랫폼을 통해 영화를 입수하기도 합니다. 이 불법적 입수는 자연스럽게 ‘기획전’이나 ‘비평’ 등의 형태로 양지에 그 작품들이 소개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특히 온라인 상영이 확산됐던 코로나 전후로 이런 해적의 시대가 부흥을 맞이하면서, 양지/음지의 불가분성은 더 커지기도 했죠. [영화도둑일기]는 이런 해적질을 그렇다고 마냥 옹호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적들의 목표가 항상 인류 문화-영화사를 위한 어떤 숭고함이 아니라, 이미지에 천착하는 디지털 호더(horder)적인 성격이 있음을 꼬집고, 이런 수집(혹은 약탈)의 행위가 항상 시청으로 이어지지 않고 그저 추출 가능에 대한 안도감에 그치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어떤 이상적 환경(ex. 영화관 상영, 넓게는 합법의 영역이기도 하겠죠)에 천착하며 관람을 미루는 것은 칼뱅주의적 자기처벌”이라는 마이클 시신스키의 발언을 가져오기도 하고, 해적질을 제하면서 영화사를 논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미싱 링크를 수반하게 됨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도둑일기]는 ‘불법’이란 납작한 언어로 해적질을 재단하기보단, 영화사-영화비평의 아카이빙 혹은 정전 수립의 과정에 있어서 이런 해적질이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또 병리적 상태에 가까워 보이는 이런 해적질을 향한 시네필들의 기저에 무엇이 원동력으로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는 저서로 봐야 합니다. 해적질의 영역은 ‘불법’이란 재단으로 인해 그 존재가 분명하고,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음에도 항상 음성적으로 언급돼 왔습니다. 하지만 [영화도둑일기]의 작업은 그런 해적질의 영역을 구체화하고, 일련의 중심 인물 몇 명을 인터뷰하면서 굉장한 재미를 선사하고, 재미를 넘어선 큰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결국 [영화도둑일기]는 우리가 문화를 향유하는 것의 의미를 되짚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영화의 경우 그 제작 규모 때문에 자본이 많이 투입되고, 그로 인해 작품의 권리/이익에 있어 창작자나 현장의 노동자보다 기업이 더 큰 영향력과 권한을 갖는 현실 속에서 이런 ‘해적질’이 갖는 사회주의적-민주주의적 의미를 고민해 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영화도둑일기]의 논지나 해적질의 세계에 대한 시각이 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이 세계를 (특히 제도권 비평가나 소위 업계인이 아닌 일반 애호가의 시선에서) 이렇게 드러낸 (혹은 들어낸) 작업이 있었는지 돌이켜 본다면, 이만큼 귀중한 저서도 드물 것 같습니다.
상맹
5.0
한 없이 초라해지는 내 영화에 대한 사랑. 진짜 사랑한다면 법이던 뭐던 식인을 해서라도까지 소유하고 싶을 것이다. 토렌트를 안 쓰면 씨네필이 아니지. 오히려 해적질로 영화에 대한 정의와 문화민주주의에 대한 혁명까지 꿈꾸는 것 같다. 세상엔 더 많은 영화와 씨네필들과 커뮤니티와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더 영화를 사랑해야겠구나. 한민수님의 비평과 시선과 글과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구리구리 메주
4.5
이 책을 보고 많이 반성했다. 내가 아는 자료가 있어도 괜한 소유욕 때문에 남에게 알려주기 싫어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완벽한 소유는 가지고 있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데에 있음을 배운 것 같다. 모든 해적단들에게 감사를 !
ssb
나는 영화관을 파괴했다, 그게 지나가는 행인을 죽이는 것보다 쉬웠기 때문이다. -기 드보르, <사드를 위한 울부짖음>
범수
5.0
이분적 법규와 도덕만으로는 감히 제단할 수 없는 열정, 보존, 집착, 헌신에 대하여
신애필
4.5
누군가는 이 책에서 표현하는 해적질을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적질 덕분에 더 폭넓은 영화 세계를 구축 중인 나로서는 이를 전적으로 옹호할 수밖에 없다. 작년 말에 <세이사쿠의 아내>를 보고 마스무라 야스조의 작품을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처음으로 한 일은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그의 작품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큰 소득은 없었다. 곧바로 인터넷 아카이브와 웹하드들을 순회했고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몇 작품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다음으로 영자원 도서관을 살펴보았다. 대표작 이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찾을 수 있었지만 한글자막은커녕 영자막조차 없었다. 언어의 장벽에 부딪혀 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이 책에서 언급되는 몇몇 사이트에서 그의 작품 다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다수는 영자막이 있는 작품이었고 씨네스트에서 한글자막도 드물게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찾은 자료들을 토대로 노션에 나만의 아카이브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은 올해 나에게 일어난 일 중 최고의 사건이었다. 이것을 선물해 준 이들은 영자원도 시네마테크도 아닌 전 세계의 이름 모를 해적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마스무라 야스조가 남긴 유산을 기억하고 또 그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관객이 늘어난 셈이다. 그래서 나는 그 모든 비판의 소지에도 불구하고 해적질을 옹호한다. 언젠가는 나도 해적단의 일원이 될 것이다. 이것은 해적단에 대한 감사 표현이나 어떠한 사명감이 담긴 선언이 아니고, 그저 생애 주기 동안 겪는 같은 자연스러운 수순 같은 것이다. 영화를 사랑한다면 내 기억이 다른 누군가에게 공유되어 그 영화가 더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기를 마땅히 바랄 테니까.
혜옥
4.0
디게 재밌다.. umma55가 레알루다가 엄마일 줄이야
예시로
어느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한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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