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화된 몸

전혜은
3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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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몸 이론에서 크게 두 갈래의 다른 방향을 대표하고 있는 학자인 엘리자베스 그로츠와 주디스 버틀러의 몸 이론을 비교 분석한 책. 페미니스트들은 몸과 섹스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항상 함께 출현하고 경험된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섹스화된 몸(sexed body)’이란 개념을 사용해왔다. ‘섹스화된 몸’은 통상 남성의 몸과 여성의 몸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왔다. 몸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은 남·여 이원론에 기반해 있다. 이러한 남·여 이원론은 인간의 몸을 읽어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토대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섹스화된 몸을 남·여의 몸과 등치시키는 것이 다른 종류의 몸들과 가능성들을 배제시키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로츠의 몸 이론이 지금까지 나온 육체적 페미니즘의 가장 주류가 되는 주장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 버틀러의 이론은 그로츠에게서는 질문되지 않고 남겨져 있는 것 혹은 그로츠가 이론의 정립을 위해 배제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그로츠에 대한 버틀러의 보완이라는 형식을 취하는 데서 더 나아가, 그로츠와 버틀러의 비교를 통해 페미니즘의 자기 완결성을 비판하고 그 토대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물들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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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책을 펴내며 | 7 서론·21 1부 이론적 배경·47 더글라스와 크리스테바의 비체 이론 53 | 이리가레의 성차 이론 78 2부 그로츠: 뫼비우스 띠로서 몸 1 몸을 다시 사유하기: 여성 몸의 재형상화·91 여성의 몸: 억압의 공유점이자 저항의 공간 92 | 몸의 이중성 95 | 총체적인 지각변동의 필요성 104 2 몸 논의의 구조·111 페미니즘적인 비판의 정교화 111 | 이론적 초점의 이동 115 | 몸의 재형상화를 위한 세 가지 모델 122 3 섹스화된 몸과 성차·129 성차 130 | 유체의 은유 140 4 짚어가기·156 몸의 이중적 측면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가 157 | 몸 이론과 여성 몸의 재형상화 간의 부조화 159 | 남/여 이원론으로 축소된 성차 162 3부 버틀러: 물질화된 몸과 비체화된 존재들 1 문제틀의 전환: 물질성의 중시에서 물질화 규범의 문제로·171 몸의 문제를 논하는 이유 172 | 존재론적 긍정을 넘어서 175 | 구성 개념을 다시 사유하기 178 2 몸의 물질성과 ‘비체’·184 물질과 의미화 작용 184 | 권력역학의 효과로서 물질성 189 | 경계 설정으로서의 몸: 물질성과 비체 194 3 물질화 규범으로서 섹스·200 성별 이원론체계로서의 젠더 200 | 섹스와 젠더의 관계 206 | 물질화 규범으로서 섹스 211 | ‘여성적 특수성’의 강조에 대한 문제제기 232 4 짚어가기·237 물질의 실존에 관한 문제, 그리고 문제틀의 전환 238 | ‘현실’과 맞닿아있는 정치적 실천 250 | 이원론을 넘어서는 성차 256 | 존재론과 인식론의 뒤섞임 270 토대와 관련된 질문들 275 | 토대적 범주에 의존하지 않는 전복 가능성 283 4부 그로츠와 버틀러의 몸 이론 비교 1 본질주의/구성주의·301 그로츠: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긍정 302 | 버틀러: 구성 개념의 재사유를 통한 존재론/인식론 구분 해체 308 2 섹스/젠더·315 그로츠: 젠더 개념의 폐기 316 | 버틀러: 규범적 권력으로서의 섹스와 젠더 323 3 성차와 섹슈얼리티·330 그로츠: 유동성과 고정성 사이의 갈등 331 | 버틀러: 남/여 이원론에 한정되지 않는 성차들 339 4 ‘여성의 몸’·350 그로츠: ‘여성의 몸’의 자명성 351 | 버틀러: ‘여성의 몸’의 해체 360 결론·367 참고문헌 | 381

Description

“어떤 몸이 당연시되는가”의 정치학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존중받고 관계 맺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의 몸은 어떤 몸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는가? 어떤 몸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으로 취급되는가? 어떤 몸들이 자연스러운 신의 섭리로 받아들여지며 어떤 몸들이 ‘변태’ 혹은 ‘이상異狀’의 표식을 부여받는가? “과연 섹스화된 몸이란 남성의 몸과 여성의 몸 단 두 개로만 이루어진 것일까? ‘적어도’라는 조항 뒤로 사라지는 것들은 무엇인가? 남성과 여성의 몸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인가? 그 자체로 역사적 · 문화적 변화에 열려있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핵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본질로서 남아있는 것인가? 섹스와 젠더, 몸이라는 문제에 대해 사유하려고 하면 할수록 막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이러한 문제들이 그만큼 사유하기 힘든 것들임을 나타낸다기보다는 바로 그 곳에 문화적 가능성들에 그어진 제한 내지 제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섹스화된 몸을 중시해야 한다’는 긍정을 넘어 ‘섹스화된 몸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기 시작할 때 우리가 부딪치게 되는 장벽들은 이 개념이 결코 손쉽게, 혹은 평화롭게 획득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섹스와 남/여 이원론을 등치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리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섹스와 남/여 이원론이 등치되어야 한다는 정언명령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선 왜 섹스가 반드시 남/여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왜 성적 차이는 반드시 남성과 여성의 차이로만 간주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그 연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 따라서 섹스화된 몸을 성차화된 몸으로 이해하는 관점 하에서는, 전자와 후자를 강력하게 묶는 특정한 권력관계에 대해서 질문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섹스화된 몸이 반드시 남성과 여성의 몸만을 가리킬 필연적인 이유가 없다면, 그리고 오히려 그러한 연결이 권력의 문제와 얽혀 있는 것이라면, 섹스화된 몸이라는 개념은 남/여 이원론이라는 강제적 속박과 맞물려있되 반드시 그것과 일치하지는 않는 다른 존재들과 가능성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재의미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섹스화된 몸이 이렇게 확장된 의미로 재사유된다면, 페미니즘에서 중심에 두는 몸, 중심에 두는 주체들의 범위 또한 재사유되어야 할 것이다.” 1. “어떤 몸이 당연시되는가” ― 몸의 정치학 파헤치기 최근 인문사회학계에서의 화두는 ‘예외’와 ‘추방’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계급ㆍ인종ㆍ민족ㆍ종교ㆍ장애ㆍ성별ㆍ섹슈얼리티 등등의 미세하고 복잡하게 얽힌 권력구분선들을 따라, 살아도 될 생명과 살 가치가 없는 생명이 갈리고 ‘인간’의 이름 안에 거주할 수 있는 존재와 그렇지 못한 존재가 갈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철거민’이란 이름으로 내려앉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폭력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는 상황, 정해진 국가경계 안에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한 인간의 실존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되는 상황, 소위 ‘정상적인’ 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도, 자신이 원하는 누군가와 삶을 함께 꾸릴 권리도 박탈당하는 상황……‘삶’, ‘생명’, ‘인간’ 등, 우리가 자명하게 여기는 범주들은 오히려 이러한 예외적 존재들의 생산을 통해서 그 자연화된 위상을 굳건히 구축해나간다. 이 책은 ‘섹스화된 몸’을 중심으로 이러한 배제의 정치학을 비판적으로 파헤친다. ‘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그 ‘몸’을 정의 내리는 과정에 작동하는 권력들의 그물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몸은 자명한 자연적 사실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몸만을 ‘자연스러운 몸’이라는 위상에 올리고 그 외의 몸들은 인간의 몸이 아닌 영역으로 추방시키는 배제의 폭력을 통해 구축되는 것이다. 어떤 몸을 당연시하느냐의 문제는 곧 누구를 인간주체로 인정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몸의 문제는 주체 구성의 문제와 관련될 뿐만 아니라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몸에 대한 질문은 단지 존재론적 질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식론적이면서 정치적인 질문인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몸과 섹스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항상 함께 출현하고 경험된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섹스화된 몸(sexed body)’이란 개념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섹스화된 몸’은 통상 남성의 몸과 여성의 몸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왔다. 사실 몸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은 남/여 이원론에 기반해 있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상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저건 남자야 여자야?”하는 호기심 어린, 혹은 못마땅한 질문을 던진다. 남/여 이원론은 인간의 몸을 읽어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토대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섹스화된 몸을 남/여의 몸과 등치시키는 것이 다른 종류의 몸들과 가능성들을 배제시키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2. 엘리자베스 그로츠와 주디스 버틀러의 페미니즘 몸 이론 비교 분석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이 책은 페미니즘 몸 이론에서 크게 두 갈래의 다른 방향을 대표하고 있는 학자들, 엘리자베스 그로츠와 주디스 버틀러의 몸 이론을 비교 분석한다.이 책은 엘리자베스 그로츠와 주디스 버틀러의 몸 이론을 비교 분석한다. 이 책은 그로츠와 버틀러를 평면적으로 병렬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그로츠와 버틀러의 몸 이론은 몇몇 부분에서 중요한 공유점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평화롭게 공존 가능한 논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로츠의 몸 이론이 지금까지 나온 육체적 페미니즘의 가장 주류가 되는 주장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 버틀러의 이론은 그로츠에게서는 질문되지 않고 남겨져 있는 것 혹은 그로츠가 이론의 정립을 위해 배제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그로츠에 대한 버틀러의 보완이라는 형식을 취하는 데서 더 나아가, 그로츠와 버틀러의 비교를 통해 페미니즘의 자기 완결성을 비판하고 그 토대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들을 끌어낸다. 이러한 탈 안정화는 페미니즘 자체를 붕괴시킬 것인가 아니면 페미니즘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이 책은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하나의 질문 형태이기도 하다. 섹스화된 몸을 남/여 이원론을 넘어선 개념으로 재의미화하는 작업은 보편적인 범주들을 현재의 규범적인 ‘현실’과 여기서 배제된 다른 ‘현실들’ 간의 싸움에 열어놓음으로써 우리가 토대라고 믿고 있던 것들을 뒤흔들고 재배치하는 정치적 실천이다. 이 책은 젠더정치의 영역에서 실천에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이론을 찾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버틀러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버틀러를 꼼꼼히 독해하길 바라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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