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 이건희

권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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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인 1993년 6월 7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70여분에 걸쳐 강의를 했다. 삼성 신경영의 시작점으로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양(量)이 아닌 질(質) 위주의 경영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유명한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 동영상은 방송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그 후의 이건희 회장 연설 동영상 및 육성자료는 현재 접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크푸르트 선언 후 이건희 회장은 직원들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하며 신경영을 이끌어나갔을까. 《월간조선》 기자로 재직중인 저자는 2020년 10월 25일 이건희 회장 사망 직후 현명관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으로부터 수십개의 이건희 육성녹음 테이프와 연설 테이프를 입수했고, 2020년 12월호부터 세 차례에 걸쳐 내용을 보도했다. 테이프는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추진에 나섰던 1993~1996년 측근 임원들에게 “내 말을 모두 녹음해 직원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하라”고 지시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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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이건희의 목소리로 삼성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다 Part1. 삼성을 바꾸다 1990년대는 과거 변동의 시기와는 달라 심각하다 자기 업(業)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한 공장에 불량품이 여러 대 나오면 죄악이야, 공장 세워! 중고등학교때부터 똑똑한 아이들 골라서 우리 업에 맞춰 키워야 해 100불짜리를 제발 80불에 팔지 마 엔고는 우리의 기회다 금성-대우보다 물량 떨어져도 되니 질 문제 해결해 제발 전문가 활용하고 연공서열 없애고 실력위주 인사 해라. 금융-서비스업은 보수와 권위 탈피하고 정신 차려라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자체를 고쳐 이건희 테이프는 왜 남아있지 않을까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신경영의 시작으로 불리는 이유 Part2. 조직을 바꾸다 변화 없이는 나라가 망한다 20년동안 삼성이 1000배 컸어. 변화의 차원이 달라야 돼 절대 파벌 만들지 마. 하나회 보라고 능력에 따라 급여 갭을 크게 해. 대우를 해줘야 일할 맛이 나지 정보관련팀 만들어서 해외경제연구소, 해외잡지 보고 정보 분석해. 사고 날 수준이면 건설을 아예 하지 말아야지! 삼성그룹 CEO들의 자필 반성문 사람들 다치게 하고 아프게 하는 업종은 문 닫아 삼성에서 불미스러운 일 생기면 회장 비서실이 사과한다는 걸 보여줘 7-4제 하고 남는 시간엔 취미를 하든 골프를 치든 제발 서류 만들지마. 웬만하면 말로 전화로 메모로 해 여사원한테 담배사와라, 예쁘다 하지 마라 출장은 철저히 준비하고 제대로 배우고 전파해라 친절은 인사잘하는게 아니다. 기본을 모르면 연수와 교육은 낭비 인사 책임자가 현장에 자주 가는 회사는 직원들의 불만이 적다 직원들에게는 물리적으로 보이는 걸 해줘라. 이건희가 말하는 반도체 업의 개념 [내가 본 이건희] 신경영의 파트너, 이건희가 처음으로 선택한 비서실장 현명관 Part3. 사람을 바꾸다 고졸 중 실력있는 이는 (직급을) 정직하게 올려주자 인사는 질 9, 양 1 미국 자동차회사 빅3의 한국사람 다 찾아내서 데려와. 능력있으면 현금 100억원이라도 줘 2급인재 10명 10억보다 A급인재 한명 15억이 낫다 전무급 이상은 정신교육 시켜라 전문가는 요구하기 전에 대우해줘서 신바람나게 일하게 해 아랫사람이 일하다 실수하는건 야단치지 마. 단 똑 같은 실수가 계속되면 안돼. 앞으로는 고졸도 여성도 사장이 될 수 있어. 이게 21세기로 가는 기초야. 과거엔 과장 부장 이사 되면 책상에 앉아 도장찍는데 그거 진짜 국력 낭비라고. 기본적으로 기술, 그리고 경영 판매 관리도 다 알아야 21세기에 생존 실수 빨리 공개하는 사람은 칭찬하고 상을 줘라. 작은 사고 덮어주는 인간은 큰 사고 친다. 20대 꽃피는 사람도 있고 40대 반짝하는 사람도 다 필요해. 서비스업은 사람이 중요해. 인력에 돈을 아끼지 마 여성인재 육성에 적극적이었던 이건희 신경영 후 임직원 만족도는 [내가 본 이건희] 32년 삼성 홍보맨, 삼성 홍보의 선구자 이순동 Part4.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다 회사는 임직원 의식주 건강 자녀교육을 회사의 영역으로 갖고 와야 삼성 임원은 애사심은 물론 국가와 사회에 책임감을 가져야 3대가 먹고살기 충분한 내가 왜 맨날 고민을 해? 우리나라 민족 삼성의 미래를 위한거지. 40-50대가 변하느냐 잘하느냐에 따라서 일류국가냐 이류국가냐 판가름난다 정부는 대기업이 땅 사면 나라 망하는 줄 알아 나라가 못살면 국민이 밖에서 인간행세를 못 해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하게 해 줘야 아이들이 잘못되면 미래가 없다 내 생일날 선물 대신 양로원 탁아소에 기부해라 사회 소외계층 돕는데 이익의 10%를 써라 장례문화는 왜 어수선한가. 깨끗하고 엄숙하게 치르는 문화 만들어라. 중소기업 안정에 투자하고 연수원 지어줘라 삼성이 자동차산업을 안 하면 기업인으로서 양심이 없는 것 이건희와 신임 임원들의 Q&A [이건희 인터뷰] 신경영 시작 7년 후의 이건희(2000년) Part5. 미래를 설계하다 철강 반도체 자동차 전자 도로… 이동통신까지. 지금 안하면 후대에서 원망 들어 의료산업은 21세기에 꽃핀다, 소득 올라가면 의료비 오를 수밖에 없어 물사업 연구해라. 1천억 2천억 써서라도. 21세기엔 물이 더 중요해진다 1997~98년 되면 기본경쟁력이 안돼서 우리나라에 진짜 불경기가 온다 미국에 삼성PR해. 성공하면 몇백만배의 성과가 있어. 10~15년 후에는 개인이 전부 전화를 갖고 세계 어디가도 다

Description

이 책이 자신 있게 <더 리얼 이건희>, 즉 진짜 이건희라는 제목을 사용한 이유는 지금까지의 여타 ‘이건희 연구서’들과 달리 이건희의 육성, 즉 직접사료(史料)이자 1차사료를 담았기 때문이다. 30년 전인 1993년 6월 7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70여분에 걸쳐 강의를 했다. 삼성 신경영의 시작점으로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양(量)이 아닌 질(質) 위주의 경영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유명한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 동영상은 방송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그 후의 이건희 회장 연설 동영상 및 육성자료는 현재 접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크푸르트 선언 후 이건희 회장은 직원들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하며 신경영을 이끌어나갔을까. 《월간조선》 기자로 재직중인 저자는 2020년 10월 25일 이건희 회장 사망 직후 현명관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으로부터 수십개의 이건희 육성녹음 테이프와 연설 테이프를 입수했고, 2020년 12월호부터 세 차례에 걸쳐 내용을 보도했다. 테이프는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추진에 나섰던 1993~1996년 측근 임원들에게 “내 말을 모두 녹음해 직원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하라”고 지시해 만들어진 것이다. 육성녹음테이프에 경영철학, 미래예측, 인간적 고뇌 등 담겨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지만 그룹 내 역학관계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1992년까지는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았다. 또 신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1990년대 후반부터는 그룹의 대소사를 직접 챙기기보다는 비서실에 많은 권한을 이양했고, 비서실은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름을 바꾸며 삼성그룹의 실세가 됐다. 따라서 1993~1996년은 이건희 회장이 일생동안 가장 활발히 업무에 임한 시기이면서 미래 비전을 마련하고 추진해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기초를 만들었던 시기다. 삼성 신경영의 기초가 이 시기의 이건희 육성녹음 테이프에 모두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이프에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비전, 인간적인 고뇌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다음과 같은 푸념도 늘어놓는다. “내 재산이 1조원 2조원 늘어나면 뭐 해. 내가 이렇게 밤새 고민하고 고함지르고 하는 게 나나 삼성이 잘 되려고 하는 거야? 대한민국이 잘 돼야 국민이 밖에서 무시를 안 당한다고. 삼성 임원이라면 국가적, 사회적인 책임감도 가져야 돼. 지금 우리가 완전히 안 바뀌면 격변하는 21세기에 절대로 잘 살 수가 없어.” 이건희 회장은 밤낮없이 아이디어가 생각나는대로 비서실장 등 측근을 부르거나 전화를 해 자신의 생각을 길게 이야기하는 성격이었다. 그동안 언론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다변가(多辯家)로, 1시간 이상 혼자 이야기하는 경우도 흔했다. 책은 이건희 회장이 한 수많은 이야기를 5개 주제(▲삼성을 바꾸다 ▲조직을 바꾸다 ▲사람을 바꾸다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다 ▲미래를 설계하다)로 구분해 정리하고 배경과 설명을 덧붙였다. 비서실과 홍보실에서 자료용 또는 교육용으로 제작했던 ▲금융-서비스계열 사장단 특강 ▲신임 임원들과의 Q&A ▲신경영 후 임직원 만족도 조사 관련 보고를 담은 녹음테이프 내용은 녹취록을 그대로 실었다. 이건희 회장이 평상시 어떻게 업무를 수행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자료들이다. 이건희 회장의 관심사는 경영과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문화와 복지, 국가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방대했다. 특히 미래를 예측한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해서 놀랍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1993년의 이야기라는 점이 중요하다. ▲1997~1998년에 우리나라에 진짜 불경기가 온다 ▲지금 제1, 2 이동통신에서 곧 4 ,5이동통신 시대가 온다 ▲10~15년 후에는 카드 하나로 전세계에서 결제도 되고 전화도 되는 세상이 온다 ▲21세기엔 개인이 전부 전화를 갖고 세계 어디에서도 전화가 다 된다 ▲자동차는 기계가 아니라 정보통신(IT)제품이다 등 모두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했다. “1,000억~2,000억원을 들여서라도 물(水)사업을 연구해라. 21세기엔 물이 더 중요해진다”고도 했다. 이런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세계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지금의 삼성은 없었을 것이다. 차별철폐, 사원복지, 사회공헌 등 기업문화를 바꾸다 이건희 회장의 가치는 삼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만든 것뿐만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기업문화와 사회문화를 확실히 바꿔놓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을 실전에서 정립시킨 인물이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은 어릴 때 외국에서 서러웠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나라가 못 살면 국민이 밖에서 인간 행세를 못 한다. 내 회사가 잘 되고 내가 대우받으려면 우리나라가 발전해야 된다”고 말했고, 어떻게 해야 대한민국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강국이 될 지 끊임없이 연구했다. 또 “삼성이 하면 기준이 된다”는 이건희의 말대로 고졸-여성 사원 차별 철폐, 사원 복지, 사회공헌 등 삼성에서 시작된 변화는 점차 다른 대기업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전세계적인 화두인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기업의 非경영 요소)의 국내 기반은 사실상 이건희 회장이 마련했다는 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건희 회장은 “회사는 임직원 의식주, 건강, 자식교육 등을 회사의 영역으로 갖고 와 월급쟁이가 가족 건강, 자식 교육, 은퇴 후 여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고, “아이들이 잘못되면 미래가 없다”며 “삼성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 살 수 있을 정도는 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밖에도 이건희 회장은 각 계열사의 경영은 물론 인사와 부동산, 언론, 홍보, 대관업무까지 일일이 챙겼고 사업분야별로는 선대에서부터 이어온 기존 계열사 사업 외에도 의료, 제약, 보육, 시니어, 문화, 예술, 스포츠, 애견, 패션, 장례 등 손을 뻗지 않은 곳이 없었다. 수많은 분야를 하나하나 지적하며 업무를 지시하는 목소리가 테이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우주산업 등에도 관심을 가져 소련 해체 후 소련 연구소의 고급인력 스카우트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21세기에는 창조성, 개성이 강하게 들어간 업종만 살아남는다”며 “젊은 사람들의 발상과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이 사람들이 진심으로 신바람나게 움직이게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이건희 회장의 육성자료를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과거 삼성 임직원 교육용으로 제작됐던 수많은 ‘이건희 연설 테이프’가 왜 모두 사라지고 그 존재가 숨겨져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또 책은 육성자료 외에도 이건희 회장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월간조선》은 지난 1989년 12월호에서 이건희 회장을 7시간에 걸쳐 인터뷰해 ‘인간 이건희’의 모든 것을 밝힌 바 있다. 인터뷰의 거장 오효진 기자가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영화를 좋아해 비디오테이프 10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개를 특별히 좋아하고 떡과 반신욕을 좋아한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이 책에서는 ‘오효진의 인간탐험’ 인터뷰를 비롯해 그동안 《월간조선》에 실린 이건희 관련 기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최초공개하는 삼성그룹 내부 대외비 문서도 눈길을 끈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이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작성한 서울시 발전계획, 삼성그룹 CEO들이 이건희 회장에게 자필로 써서 제출한 반성문과 시말서 등이다. 문서들은 이건희 회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 그리고 그의 카리스마가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