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백화점 상품 박물지

최지혜 ·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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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대 경성의 백화점에 관한 책 『경성 백화점 상품 박물지』는 백화점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백화점에 관한 책이 아니다. 얼핏 앞뒤가 맞지 않는 이 설명은 틀린 말이 아니다. 백화점의 역사와 그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전면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면 백화점이 주인공이 아니지만, 각 층을 채우는 매우 구체적인 상품을 전면으로 내세워 백화점을 바라보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백화점 그 자체의 이야기다. 말하자면 바깥에서 바라보는 백화점,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백화점의 역할과 의미에 주목한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이 책은 철저히 백화점 안에서 당시 일반 대중들과 맞닿아 있던 매우 구체적인 상품들을 통해 백화점을 바라본다. 이런 시도를 통해 독자들이 만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백 년 전 그 시절 사람들이 만난 구체적인 물건들에 관한 박물지이며, 그다음은 낯설고 신기한 문물의 도래기이며, 그다음은 생생하게 드러나는 소비와 유행의 생성과 그 전파 과정이며 마침내는 매우 이전에 볼 수 없던 서양 문명을 일상 속으로 받아들인 시대의 구체적 풍경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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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1933년 9월, 대구 청년 사업가 이근무의 경성 백화점 순례 ”경성의 백화점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부풀어오른다” | 경성의 백화점 한바퀴, 미쓰코시에서 히라타를 거쳐 미나카이 건너 조지야까지 | 우리 자본으로 만든 경성 유일, 화신 백화점 | 노트에 적어본 경성의 백화점 층별 판매 품목 구성 비교 | 백화점은 경성에만? 전국 크고 작은 도시들마다 생겨난 백화점들 | 개성에도, 평양에도, 함흥에도, 원산에도, 청진에도, 괴산에도, 전국 13개 도에 들어선 백화점 1층 식품부·생활 잡화부 완전히 새로운 식품 _ 고급 식품 조선인, 조선에 온 서양인에게도 유용했던 통조림 | “문화생활에 필수불가결”, 아지노모토 | 조선 간장이냐 왜간장이냐 | 양식 요리에 꼭 필요한 필수품, 소스 | “소화가 잘 되어 아기를 토실토실하게 하는” 분유 다디단 맛의 등장 _ 과자 수입 과자의 뜻밖의 홍보 포인트 | 문화적 자양 과자, 캐러멜 | “초코레-트는 모-단적 과자! 첨단을 것는 과자니까요” | 연애의 시대, 달콤한 매개체 | 껌, “감미가 업서지드래도 될 수 잇는 대로 오래 씹으십시오” 모던뽀이들에게 인기 만점 _ 맥주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 급증 | 맥주는 보건 음료 | 일본에서 만든 것도 조선에서 만든 것도 다 국산품? 일찌감치 조선에 들어온 서양 술 _ 포도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자양강장제 | 프랑스에서 시작한 약용주 유행 민중의 녀름 친우親友 _ 청량음료 시민이 매일 마시는 음료, 사이다와 라무네 | “상당히 귀중한 미각의 대상물”, 칼피스 | “보지 않고 들이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 매약전, 누구누구가 돈 모앗나? _ 약품 한의사 대신 약국에서, 민중의 복음 매약의 등장 | 소화부터 해독까지 종합보건약, 인단 | 밀려드는 일본 매약들, 경쟁 펼치는 국내 약품상 | 전국을 돌아다닌 약장수, 매약상 | 소화제로는 부채표 활명수, 배탈 설사에는 정로환 | 요즘으로 치면 목캔디, 만천하 기침 환자의 복음 용각산 | 안약계의 쌍벽, 대학안약과 로토안약 | 종기에는 조고약 | “영원한 행복을 위하야 부인병을 고치라”, 중장탕 | 남성들을 위한 보혈강장증진제 | “수 년 난치의 뇌병을 완치한다”, 건뇌환 | 벌레 잡는 살충제, 구충제, 방충제 알이 굴근 것은 위생상 조치 안습니다 _ 치약과 칫솔 치마가 치약으로, 치쇄가 칫솔로 | 가루에서 크림으로, 사자표 라이온 치약 | “매일 사용하고 잇는 칫솔의 털이 어떤 종류인지 아십니까?_” | 시대 따라 변하는 칫솔과 치약 될 수만 있으면 사철 모기장을 치고 살고 싶다 _ 모기장 “모기장을 발명한 사람은 동상을 세워줄 만하다” | 색깔도 다채로운 모기장, 신혼 혼수품으로도 | 모기장과 함께 쓰던 모기향도 인기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_ 이발기 상투 자른 뒤 짧은 머리를 위한 필수품, 바리깡 | 그때나 지금이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비슷한 이발소 풍경 가격이 저렴하고 향기가 잇고 맛이 좃소 _ 연초 개항 이후 쏟아져 들어온 외국 궐련 | 값이 비싸서 좀처럼 입에 대기 어려운 영국의 칼표, 싸구려 담배의 대명사 일본의 마코 | 고급품의 수요에 맞춰 만들어낸 은하 조선적인 것을 손에 쥐고 식민지 조선을 기억하다 _ 조선물산 일제강점기 적극 장려된 관광 산업 | 여행객을 부르는 기념품 가게 | 일본인 취향에 맞춘 조선 특산품 2층 화장

Description

백 년 전, 백화점의 ‘하드웨어’, 근육이 아닌, ‘소프트웨어’, 살과 피에 관한 이야기! 1층부터 5층까지 끝없이 들고나는 온갖 물품들을 통해 만나는 백화점, 그리고 이 땅에 당도한 낯선 문명의 구체적 일상사 1920~30년대 경성의 백화점에 관한 책『경성 백화점 상품 박물지』는 백화점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백화점에 관한 책이 아니다. 얼핏 앞뒤가 맞지 않는 이 설명은 틀린 말이 아니다. 백화점의 역사와 그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전면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면 백화점이 주인공이 아니지만, 각 층을 채우는 매우 구체적인 상품을 전면으로 내세워 백화점을 바라보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백화점 그 자체의 이야기다. 말하자면 바깥에서 바라보는 백화점,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백화점의 역할과 의미에 주목한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이 책은 철저히 백화점 안에서 당시 일반 대중들과 맞닿아 있던 매우 구체적인 상품들을 통해 백화점을 바라본다. 이런 시도를 통해 독자들이 만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백 년 전 그 시절 사람들이 만난 구체적인 물건들에 관한 박물지이며, 그다음은 낯설고 신기한 문물의 도래기이며, 그다음은 생생하게 드러나는 소비와 유행의 생성과 그 전파 과정이며 마침내는 매우 이전에 볼 수 없던 서양 문명을 일상 속으로 받아들인 시대의 구체적 풍경화다. 백 년 전 백화점 창업을 꿈꾼 실제 한 청년 사업가의 경성 백화점 순례기로 시작하는 프롤로그, 당시 백화점들의 팸플릿을 통해 구축한 판매 상품 목록, 그 시대의 온갖 흔적을 뒤져 찾아낸 그 시대 백화점을 채운 물건들 새로운 문명의 바로미터, 시대의 유행을 선도한 최고의 유행 상품들! 책의 시작은 백 년 전 한 청년 사업가의 눈으로 시작한다. 1930년대 잡지 『삼천리』에 실린 대구 청년 사업가 이근무의 백화점 순례기에 몸을 실은 저자는 그의 눈을 빌어 경성의 5대 백화점인 미쓰코시, 히라타, 조지야, 미나카이, 화신 등을 돌아봄으로써 책의 포문을 연다. 이런 시도를 통해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오늘날 서울 명동의 옛 거리 한복판으로 소환하고, 그 거리 한복판에 선 독자들은 눈앞에 성큼 등장한 백 년 전 백화점의 정문을 밀고 들어가 ‘1층 식품부와 생활잡화부’를 거쳐 ‘2층 화장품부와 양품잡화부’, ‘3층 양복부’, ‘4층 귀금속부와 완구부, 주방용품부, 문방구부’, 그리고 ‘5층 가구부, 전기 기구부, 사진부, 악기부’를 채운 온갖 물산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펼쳐지는 백화점의 층별 품목 구성은 오늘날과 매우 흡사하여 익숙하기도 하고 바로 그 점에서 놀랍기도 하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백화점의 연원이 바로 이 시대로부터라는 당연하지만 새로운 사실을 확인케 한다. 나아가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유행의 첨단이자 바로미터라는 점에서는 오늘날과 비슷하여 우선 흥미로우며, 유행이 곧 시대를 말해주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러한 품목들의 열거를 통해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당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어 그 흥미는 배가된다. 책의 안내에 따라 올라가는 층별마다 당시 각광을 받거나 시대를 풍미한 품목들이 빼곡하다. 이 책이 단지 품목의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는 장점은 빛을 발한다. 다양한 품목들은 때로 장안의 화제를 이끌기도 했으며, 지나친 소비 풍조로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빈부와 세대의 차를 극명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품목마다 펼쳐지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은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서술된다. 이 이야기들은 때로는 그 물건을 발명하고 만든 사람이기도 하고, 산업으로 발전, 확장한 이면이기도 하며, 이 물건들이 일으킨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다. 이름하여 백화점을 채운 온갖 것들의 이야기, 무려 130여 개의 물건들, 무려 700여 장의 이미지 서양과 동양, 경성과 도쿄, 신문과 잡지, 광고와 그림, 포스터를 넘나든 자료의 집성이자 향연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백화점의 상품 목록은 어림잡아 무려 130여 개다. 책의 차례에 드러나지 않는 또다른 세부 품목을 헤아리면 끝도 없다. 상품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상품은 물론 그 상품의 연원과 이름의 유래, 서양과 동양, 도쿄와 경성의 유입 과정, 서로 같고도 다른 소비의 패턴 등까지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를 위해 동원한 이미지는 약 700여 장이다. 당대의 신문과 잡지의 기사와 상품 광고의 이미지가 총출동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 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러한 물건들의 연원이 대체로 서양에서 온 것, 일본을 경유하여 온 것이라는 점에 착안, 이 땅에 도착하기 전 그 땅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까지를 샅샅이 뒤져 찾아 보탰다. 이로써 이 책은 우리의 백 년 전 시대 풍경을 담은 책인 동시에 그 시대 그 물건들의 연원까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고, 하나의 물건이 어떻게 대륙을 오고가며 유입되고 전파되며 확장하고 나아가 변형에 이르는지까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이 책이 가닿는 곳은 다름아닌 시대의 생생한 재현이다. 그 누구라서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백 년 전 시대 재현에 관한 국내 거의 유일무이한 전문가, 최지혜 그 시대에 관한 전문성과 안목을 바탕 삼아 2년여에 걸쳐 풀어낸 집요함과 끈기의 성취! 이 땅의 백 년 전 풍경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저자 최지혜의 전문 분야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나라 근대 재현의 현장에는 줄곧 그의 이름이 있다. 백년 전 경성에 살던 서양인의 옛집 딜쿠샤, 조선시대 궁중건물 중 대표적인 유럽풍 건물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현존하는 조선왕조 및 대한제국 해외 공관 중 유일하게 원형을 간직한 미국 워싱턴 D. C.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등의 실내 재현 및 복원 역시 그의 손길을 거쳤다. 실내 재현은 비슷한 물건으로 채워넣는 일이 아니다. 그 시대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제대로 알아보는 안목과 전문성이 기본적으로 장착되어야 한다.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집요함과 끈기다.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찾아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마침내 눈앞에 가져다놓는 것이야말로 그 일의 핵심이다. 저자 최지혜에게 이런 일은 일상이며 연구와 업무의 근간이다. 책에 실린 품목은 130여 개라고 했으나 후보군에 오른 품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책에 실린 이미지는 700여 장이나 이를 고르기까지 후보에 올랐던 이미지는 수천 장이다. 이러한 방대한 자료의 섭렵을 바탕으로 정제하여 엄선한 것들만 책에 수록했으나, 이 책의 페이지 수는 무려 656쪽이다. 이 책의 기획으로부터 집필의 완성까지 약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미술사학자이자 장식미술전문가, 동시에 앤티크와 근대 건축 실내 재현의 전문가인 저자는 그동안 쌓은 전문성과 집요함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나라밖의 온갖 자료를 찾아 건져낸 결과물을 직조하여 놀라운 완성물로 독자들 앞에 상재했다. 이로써 독자들이 마주하는 것은 깊이도, 넓이도, 종류도 가늠할 수 없는 찬란한 구슬들이 정갈하고 화려하고 아름답게 꿰어진 실로 보배 같은 한 권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