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최갑수
3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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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등을 펴낸 여행작가이자 시인 최갑수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제목에서 읽을 수 있듯 작가는 오랜 시간 여행하며 마음 깊이 사유하고 간직해두었던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작가 스스로 삶과 사랑과 여행의 정점을 찍은 순간들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여행작가라는 직업이 무색하게도 한동안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는 작가는, 일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여행이 절실함을 느꼈다. 어느 저녁 술잔을 달그락거리며,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까닭 모르게 울컥할 때마다 여행을 떠올렸고, 떠나지 못할 때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읽고 들어온 글귀에서 유독 반복해 들은 음악과 밑줄이 진한 문장들을 들춰보니 대부분 삶과 사랑과 여행에 관한 문장이었다. 그중에서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문장들을 뽑아내어 시인의 시선과 글을 더해 풍성한 에세이로 녹여냈다. 작가는 삶과 여행이 다르지 않다는 것, 이해하는 일과 사랑하는 일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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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생과 사랑과 여행에 관한 문장들 Ⅰ 어떤 날, 나는 여행은 솔, 기분 좋은 솔 어디론가 가고 있을 때만이 위로이니까 책을 읽으려고 기차를 탔다 가슴속에서 새 한 마리가 떠나가던 밤 세상이 나를 찾든지 말든지 나름 프로답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거라구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는 것 오늘은 맨발로 나에게서 멀어진 것들과 마주하는 시간 왜 이 일을 선택했을까 쓰고자 하는 마음이, 찍고자 하는 충동이 외로움은 조미료, 목적은 간결한 맛 나를 살게 하는 허무의 감각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지 인생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곳 Ⅱ 깊은 밤, 당신은 내 말이 들리나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밤 이후 고백하기 위해 당신 앞에 서야 했던, 그 시절 우리의 사랑은 일치하지 않았다 당신의 이름을 오물거리는 봄의 오후 태즈매니아에서 보낸 보름의 기억 울고 싶을 땐 택시를 탄다 그해 봄은 하루도 찬란하지 않아서 당신에게 가만히 어깨를 빌려주는 남자 가슴속에 불씨가 남아 있을까 그래도 돈은 부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라는 스위치 인생은 축적이다, 하지만 오늘은 제외 가끔은, 멈추어야 할 것 같아요 당신은 좋은 여자야 Ⅲ 그 계절, 우리는 우리는 어쩌면 다시는 못 만날지도 몰라요 아프다 보면, 그러다 보면 시월이 오겠지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을 이해하지 못해요 계절은 어떻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일까 내가 아는 전부의 사랑 우리가 목적지에 닿는 유일한 방법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즐기지 않으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달리다 보면 결국 도착하는 거죠 각자의 사랑을 하고 각자의 여행을 떠나죠 어려운 사랑보다는 차라리 혼자이기를 받아들이자, 그리고 단단해지자 내 인생에 배경음악을 고른다면 뭔가 다른 걸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그러니까, 우리의 틈이었던 2박 3일 Ⅳ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생은 사랑이 아니면 여행이겠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소는 여행이다 우리는, 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 시간은 돌아갈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오늘은 반성하기 좋은 날씨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여행하고 또 여행할 것 여행은 부족했고 사랑은 목말랐다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사랑 비밀이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매일 사라져가고 있으며 그래, 봄날의 눈송이처럼 덧없는 일 그래도 여행은 계속되어야지 숨을 고르고, 지켜본다는 것 음악과 여행은 생의 감촉 모든 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오늘은 사랑하기 좋은 날씨 + 내가 사랑한 여행의 문장들

Description

“언젠가 당신과 함께 여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문장들, 당신과 함께 읽고 싶은 ‘여행의 문장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2007),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2013 개정증보판) 등을 펴낸 여행작가이자 시인 최갑수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라는 제목에서 읽을 수 있듯 작가는 오랜 시간 여행하며 마음 깊이 사유하고 간직해두었던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작가 스스로 삶과 사랑과 여행의 정점을 찍은 순간들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여행작가라는 직업이 무색하게도 한동안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는 작가는, 일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여행이 절실함을 느꼈다. 어느 저녁 술잔을 달그락거리며,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까닭 모르게 울컥할 때마다 여행을 떠올렸고, 떠나지 못할 때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읽고 들어온 글귀에서 유독 반복해 들은 음악과 밑줄이 진한 문장들을 들춰보니 대부분 삶과 사랑과 여행에 관한 문장이었다. 그중에서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문장들을 뽑아내어 시인의 시선과 글을 더해 풍성한 에세이로 녹여냈다. 작가는 삶과 여행이 다르지 않다는 것, 이해하는 일과 사랑하는 일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중이다. 어떤 날 나의 소란과, 깊은 밤 당신의 고요가 일치하지 않듯 우리의 사랑은 일치하지 않았음을 인정해가는 나날들 ‘여행은 위로’라는 이 단순한 명제가 우리의 마음을 이토록 들었다 놓는 까닭은 무엇일까. ‘왜 여행을 떠나는가’를 떠올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시작하거나 혹은 잊기 위해, 생을 끌어안고 때로는 견디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일상은 엉망으로 얽히기 일쑤고, 해결책이라고는 그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며, 쉽게 떠날 수 없다는 사실만을 확인하며 절망하지만 그럼에도 여행을 동경하며 오늘을 버틴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이라고 확신했다.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 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준다고 믿기로 했다.”(- 본문 117쪽 중에서) 최갑수 작가의 글은 삶의 한 단면,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사랑, 헤어짐, 슬픔, 고독에 관한 글들은 결국 삶은 사랑과 여행 아니면 아무것도 아님을 관조한다. 그러나 사랑할 수 없고 여행할 수 없을 때 보잘것없는 일상이라며 절망하기보다 ‘인간의 내면을 깨는 도끼 같은 문장’(카프카)들이 삶의 무언가를 회복해준다고 믿어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이 말이다. “바다 저편에 낙원이 있다는 그의 확신은, 가령 그것이 환상이라고 해도 이 젊은이의 삶에 조그마한 위안이 될 것이다.”(- 후지와라 신야, 『후지와라 신야, 여행의 순간들』 중에서) "자네는 괜찮을 거야. 식사를 하고 나서 이를 닦는 것만 잊지 마. 그러면 자네한테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폴 오스터, 『우연의 음악』 중에서) 그 계절의 우리를 아스라이 떠오르게 하는 글과 사진 여전히 외로운 우릴 감싸줄, 함께 여행하고 싶은 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최갑수 작가는 사진으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 마르케의 어느 식당에서, 필리핀 보홀의 바닷가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리 위에서, 페루의 신비로운 새벽 거리에서, 우리가 만나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듯 그의 사진에는 시간과 공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여행의 사진들은 지구상에 ‘낭만적 인생관’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있음을 안내하지만 그의 글은 함부로 삶을 긍정하지 않는다. 그 속 깊은 담담함이 이내 눈가를 젖어들게 한다. 누구에게나 다정한 글이 아니라 어떤 날 나에게만 다정한 글이며, 당신을 밀고 당기는 글이 아니라 깊은 밤 당신에게 찾아가는 글이며, 뇌리에 선명하게 스치는 글이 아니라 그 계절의 우리를 아스라이 떠오르게 하고 가슴에 스며드는 글이기 때문이다. 삶과 사랑과 여행이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그의 여행 이야기와 사진에서 위로를 얻는다. 그와 함께 길을 가고, 가끔 멈춰서 뒤를 돌아보고, 셔터를 누르듯 이 계절을 시작해보자.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에서 작가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된다. 다음에는 또 어떤 문장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희미한 기대감을 안겨주면서. “인생은 그다지 의미가 없으며,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은 일치하지 않으며, 세상의 모든 구원은 거짓임을 알게 된 어느 날. 문득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희미한 즐거움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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