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를 생각한다

임명묵 · Social Science
3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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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휩쓸면서 주목을 받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과들과, 우리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피라미드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상향 의식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책이다. 둘은 결코 분리된 요소가 아니다. 그 자부심과 스트레스는 세계 속의 ‘K’를 우뚝 서게 만들면서도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기이하면서도 모순적인 ‘대한민국’ 그 자체다. 이 땅의 90년대생은 왜 그토록 투쟁적이고 체념적이면서도 예측불가능한 행태를 보이는가? K-방역의 성과와 한계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한국의 민족주의와 다문화의 급격한 흐름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린 그 논의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가? 또 우리 사회의 ‘386’은 도대체 어떤 존재이며, 그들은 왜 그토록 우리를 대립시키고 분열시키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우리의 교육과 입시 시스템은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이 책은 어느 90년대생이 독창적인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를 들썩이게 만드는 세대론과 386에 대한 찬반 논쟁, 교육론과 국가론의 본질을 전면적으로 파헤친 작업이다. 저자의 분석은 각각의 사안을 섣부르게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일에서 나아가 그 세계사적인 기원과 맥락을 면밀하게 따지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는 일은 ‘K’의 다채로운 역동성을 진정 깊숙하게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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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한국이라는 혼란 │ 지구적 변화로서 세계화와 정보화 │ 심화된 정보화: 과잉 연결과 전능한 시스템 │ 급류 속의 한국 │ K를 생각한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지금의 20대가 되었는가 90년대생들의 전장: 온라인과 콘텐츠 │ 세계화의 물결과 이중경제체제의 도래 │ 피라미드의 무게: 계층화 정보화의 격랑: 콘텐츠와 커뮤니티 군중 속에서 깊어지는 우울: SNS 시대 │ 콘텐츠를 향한 몰입, 그리고 팬덤 문화의 등장 │ 온라인 커뮤니티, 혹은 투쟁 공동체 90년대생들의 가치, 혹은 가치의 부재 지위의 사다리, 감각의 천국 │ 90년대생은 개인주의적인가? │ 한탕주의: “인생은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다” │ ‘공정한 세대’? │ 90년대생은 사회적 안정과 성취감을 누릴 수 있을까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 제조업의 승리: 첨단장비에서 마스크까지 │ 총력전 동원 체제의 승리 │ 디지털 멍석말이: 사회적 압력을 통한 행동의 억제 │ 중국과 사스, 그리고 코로나19 │ ‘방역 국가’가 던지는 질문 국가의 위기, 그리고 부활: 1990-2020 무질서의 가혹함: 국가의 빈자리에서 │ 2010년대: 진퇴양난에 처한 국가 │ 부활한 주권, 그리고 동아시아 │ 바이러스는 사라지지만 국가는 남는다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영혼을 향한 속삭임: 민족과 민족주의에 관하여 민족은 실재하는가? │ 부족주의: 내면으로부터의 열정 │ 최적 협력체로서의 민족국가 │ ‘정치적으로 올바른’ 부족주의: 세계도시의 코즈모폴리턴 엘리트들 │ 한국과 한국인의 민족주의 │ 휴전선 너머는 ‘우리’인가?: 분단과 민족의 재구성 아래로부터의 ‘한국적 다문화’ 조치원 역전 김밥천국의 기억 │ 충청남도의 ‘국제도시’들 │ 이중의 세계화를 들여다보기 │ L의 이야기 │ Y의 이야기 │ 한국적 다문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386의 형성 태동기: 1970년대 │ 광주라는 대전환점 │ 오직 안티테제로만 이루어진 이념 신전통주의 혁명론: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 386 다시 소환된 과거, 종교의 부활 │ 순결한 민족과 사악한 앞잡이들: 이중경제체제 속의 혁명가들 │ “농촌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다” │ ‘386주의’는 애초부터 틀렸다 │ 혁명을 꿈꾸던 청년에서 노멘클라투라로 선진국과 식민지 사이에서: 계층 세습과 이중사고 뉴라이트의 도전과 패배 │ 문재인 시대: 전면에 선 386과 그들의 혼미 │ 과거를 돌아보지 않은 이들 │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자: 386의 이중사고와 이중생활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출세라는 욕망, 개혁이라는 허상: 학생의 입장에서 본 입시 한국 교육과 그 ‘표리부동’ │ ‘진보’ 교육이 만들어낸 혼란 │ 입학사정관제로 도래된 무한 세습 시대 │ 매일매일이 곧 경쟁: 학생부와 내신 기반 입시 │ ‘제대로 작동하는’ 능력주의를 위하여 학벌 체제의 기원과 교육의 변화에 관한 제언 프로이센식 교육과 미국의 통합형 대학 │ 세계적 고도화와 대학의 위기 │ 학벌은 왜 생기는가? │ 학벌은 왜 문제인가? │ 마주할 수밖에 없는 대학 개편 감사의 말 참고문헌 및 더 읽을거리

Description

자부심과 스트레스, 욕망과 통제의 나라 대한민국 ‘K 열풍’의 실상은 무엇인가 90년대생, 방역, 민족주의와 386, 그리고 입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가로지르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해부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접두사 ‘K’를 입에 올린다. K-방역, K-팝, K-드라마, K-뷰티, K-메디컬, K-바이오….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일상 속에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자발적으로 치켜세우거나, 어느덧 서구의 ‘선진’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종종 그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대하여 자못 얼떨떨해하는 중이다. 가끔은 펄럭이는 태극기나 ‘국뽕’ 등의 단어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오가는 이 ‘말놀이’(K-라면, K-의지, K-직장인, K-가족, K-유교 등등)는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경험하게 하고, 그 우수성에 감격하는 그들의 반응을 콘텐츠화한 영상들은 공중파와 인터넷을 가리지 않고 오늘도 끊임없이 업로드되는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현상을 불러일으켰는가? 이 열풍의 근원은 무엇이고, 그러한 K의 유행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1994년에 태어난 작가 임명묵은 『K를 생각한다』에서 대한민국의 ‘K’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이면서도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다섯 가지 측면을 해부한다. 그는 ‘90년대생’과 ‘K-방역’, 민족주의와 다문화, ‘386’ 논란과 입시 및 교육 시스템 등 끈끈하게 상호연관된 다섯 개의 챕터를 통해서 우리 안의 자부심과 스트레스, 욕망과 통제가 빚어낸 위계적인 질서, 계층 세습과 서열화의 피라미드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투쟁적 상향심, 겉으로 내세우는 도덕과 실제로 추구하는 세속적 욕망의 충돌, 강력한 국가에 대한 반발감과 역설적인 희구 등을 통찰력 있게 빚어낸다. 저자는 전 지구적인 세계화와 정보화의 급류 속에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K’에 그토록 열광하는지를 분석하며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현실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90년대생은 왜 그토록 투쟁적인 세대가 되었나 그들이 직면한 좌절과 스트레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출발은 90년대생에 대한 분석이다. 몇 년 전부터 이 땅의 90년대생에 대한 호기심 어린 분석이 전 사회적인 의제로 떠올랐고, 2021년 4월의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는 그 의문이 표출된 집약적인 한판이었다. 수많은 지식인과 비평가들은 저마다 왜 90년대생이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지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고 또 지금도 제시하고 있다. 개인주의, 정치적 보수화, 혐오와 증오, 공정에 대한 갈망 등등…. 그렇지만 『K를 생각한다』의 저자에게 이는 모두 파편적이고 불완전한 해석으로 다가온다. 그 자신 90년대에 태어나 이 문제를 몸으로 실감하며 오래도록 천착해온 저자는 말한다. 이들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그들이 내몰린 ‘위계적인 피라미드’의 문제적 상황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그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20대들은 살벌한 경쟁의 피라미드에서 떠밀려 내려가지 않으려는 불안감을 부여잡으며, 그 불안감을 자기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체념하고 ‘감각의 홍수’에 휩쓸린 채 수많은 콘텐츠로써 자신의 욕망을 대리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의 근원에는 세계화로 인해 형성된 이중경제체제와, 정보 시대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이 놓여있다. 1997년의 IMF와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 사회의 ‘이중경제체제’를 급격히 가속시켰다. 이러한 양극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더 희귀해지는 고부가가치 영역 혹은 공공 영역의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이 한층 더 심화될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은 더 이상 노동집약적인 저임금 제조업 일자리를 찾지 않는 게 자연스러워졌으며, 그 두 영역 사이의 격차는 어느덧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커진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부모들은 노골적으로 계층 세습의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에서 90년대생은 일찍부터 사회경제적으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미디어 환경은 이러한 경쟁적인 환경을 더욱 첨예하고 노골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2007년의 아이폰 국내 출시 이래, 스마트폰의 보급은 우리 삶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무엇보다 90년대생은 인격적 완성을 이루기 전인 청소년기부터 이런 강력한 무기에 노출된 최초의 세대였다. 이제 자신의 존재가 실시간으로 외부에 전시되고, 그 전시가 하나의 유행으로 권장되며,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고 인정 경쟁을 해야 하고, 또 인터넷에서 자신의 감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압박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의 상호작용은 90년대생이 서로를 옥죄게 하며 그들의 투쟁성을 극적으로 올려놓는 동시에, 그들을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분출할 수 있는 온라인의 세계로 이끌었다. 임명묵은 90년대생이 환호하는 콘텐츠를 분석하고, 팬덤 문화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동 양태 등을 촘촘하게 되짚으며, 90년대생의 콘텐츠와 그 소비 방식에 그들이 내몰린 심대한 압박, 즉 노력, 경쟁, 승리, 성장, 발전 등등의 압박이 담겨있음을 확인한다. 그 압박이 K-팝과 K-웹툰을 비롯한 K-콘텐츠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신화 너머에선 90년대생의 집단적이고도 고독한 비명이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자기 한 몸을 건사할 최소한의 안정을 바라면서, 때로는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라는 자조와 함께 ‘한탕’을 꿈꾸고, 때로는 국가와 586의 ‘불공정’과 ‘내로남불’에 분노한다. 그들은 이런 ‘한탕’과 ‘분노’를 넘어선 아무런 가치도 믿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경쟁의 압박에 시달린 나머지 그들에겐 자신의 생존과 발전 너머의 가치를 추구할 어떤 여력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임명묵에 따르면, 90년대생은 최초의 ‘탈가치 세대’이며 그들의 탈가치화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90년대생론은 그들의 본질적인 스트레스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왜 국가를 불신하면서도 그에 열광하는가 ‘K-방역’과 민족주의, 다문화의 현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모든 가치로부터 퇴조하고 모든 것을 냉소하는 듯 보이던 90년대생들은 왜 그토록 국가라는 장치에 주목하게 되었는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국가를 지극히 불신하면서도 국가가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인의 모순적 국가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임명묵에 따르면, 유교적 관념의 오랜 지속과 군부독재 시절에 형성된 강력한 국가 권력의 경험을 통해 한국인은 국가에 대한 모순적이고도 양가적인 감정을 품게 됐고, 여기서 자라난 90년대생은 국가를 불신하면서도 이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이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것이 한국의 국가 시스템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되는 세계 속 대한민국의 부상과 한류(韓流)의 높은 위상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 '대한민국의 자랑 K-방역'은 일견 그 말이 옳은 것을 확인하는 듯 보인다. 코로나19로 2020년 한 해 서구의 많은 선진국이 초토화되는 동안 대한민국은 바이러스의 대처에 분명 커다란 성과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은 K-방역의 성과를 ‘민주적 시민의식의 발로이자 자유주의,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다른 여느 국가보다 민주성과 개방성을 갖추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더욱 잘 통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K-방역의 진정한 함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팬데믹을 통해 세계의 수많은 ‘선진’ 국가들에 감춰져 있던 모순과 한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폭로한 대한민국의 진면목은 무엇이었을까? 임명묵은 K-방역의 성과는 민주주의를 이끌었던 세대가 그토록 ‘사악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던 한국의 동원 체제와 병영국가 덕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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