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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잡이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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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촛불, 다른 손에는 정치를 들다
최장집/박찬표/서복경/박상훈
2017 · Korea, Republic of · 288p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본 2016 촛불 시위. 8년 전 광우병 촛불 시위가 반정치적 시민 저항권의 행사로 특징지을 수 있다면, 이번 촛불 시위를 정치적 시민 저항권으로 볼 수 있는 이유에 주목했다. 촛불만 든 것이 아니라 정치를 선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세운 점을 강조하며, 그런 의미를 담아 이를 ‘정치적 시민의 탄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양손잡이’는 다른 의미에서도 사용된다. 그것은 진보적 시민의 민주주의관만이 아니라 보수적 시민의 민주주의관이 공존한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적 시민들의 상당수가 촛불 시위의 참여자이거나 지지자였다. 95%의 촛불 지지는 그런 점에서 ‘시민사회에서의 거대한 동맹’으로 정의할 수 있고, 여권의 상당수까지 찬성한 국회 탄핵 가결은 ‘정치사회에서의 거대 동맹’으로 부를 수 있다. 이는 종북 좌파 내지 보수 꼴통이라는 규정으로 서로를 부정했던 두 길(보수 없는 민주주의와 진보 없는 민주주의의 길)이 아닌, 두 민주주의가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 준 대사건임에 주목한 해석이다. 적대와 증오의 언어를 교환하는 ‘정치 양극화’의 악순환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Description

•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본 2016 촛불 시위 • 촛불 시위에 대한 비정치적/반정치적 해석을 뚫고 정치적 해석의 지평을 열다 촛불 시위와 탄핵과 대선의 국면이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 2월 18일 제16차 촛불 집회에도 8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촛불을 밝혔고, 헌법재판소가 최종 변론 기일을 미룰 것인지, 대통령이 신문을 받을 것인지 논란 중이며, 대선 후보들은 이미 출마를 선언하고 언론의 초점은 벌써 대선 주자들에게 가 있다. 촛불, 탄핵, 대선으로 가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쯤 서 있을까? 두 달여의 짧은 시간 만에 연인원 1천만 명을 불러낸 대규모 촛불 시위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대사건의 성격과 본질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 것인가? 2016 촛불 시위는 향후 한국 민주주의의 전개 과정에 어떤 영향을 남기고 어떤 변화를 강제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제기된 민주주의의 문제는 무엇이고, 이는 어떻게 이해되어야 할까? 해결될 의제와 남겨진 과제는 무엇이며, 앞으로 한국 민주주의는 어떤 여정을 걷게 될까? 1. 진행 중인 정치적 대사건, 그리고 박근혜 이후 체제의 시작 2016 촛불 정국은 진행 중인 정치적 대사건이다. 민주화 이후 최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2016 촛불 시위는 여러 측면에서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 시민이 참여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혁명이나 쿠데타가 아니고도 정부의 통치권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경험은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선출된 최고 권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체제 관리가 가능했다는 점도 놀랍다.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간 개선・해결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여러 이슈들과 과제들이 — 마치 밀린 빚을 한꺼번에 받아 내겠다는 듯이 — 일제히 청구되기에 이르렀던 것도 특별한 일이다.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 농단’을 넘어 존재의 목적을 상실한 정부에 책임성을 묻는 방법을 둘러싼 논란, 광장과 국회, 헌재의 역할을 두고 전개된 민주주의 논쟁, 대통령중심제 등 정부 형태 내지 권력 구조를 바꾸자는 문제 제기, 친박의 정치적 시민권 박탈에서부터 ‘대연정 제안’에 이르기까지 정당 체계 변화 논쟁, 검찰과 재벌 권력을 민주화하고 나아가 ‘신자유주의적 발전 국가’로 이야기되는 기존의 발전 모델을 개혁하자는 여러 주장 등, 향후 이 모든 의제들은 여야 내지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다퉈질 중대 이슈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어떻게 전개되든, 또한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간에, ‘박근혜 이후 체제’는 분명히 시작되었다. 비록 여러 중대 이슈와 의제들이 단기적으로는 실현되지 않을지 몰라도, 그리고 수많은 갈등과 혼란을 동반할지라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변화의 압박 요인’으로는 남았다고 생각한다. 달리 말해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로 끝나거나, 대충 이러다가 마무리될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촛불 시위가 전처럼 큰 규모로 지속되든 아니든, 이 문제는 20대 대선은 물론 차기 정부 5년 내내 갈등 이슈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몇 번의 진통과 전환을 거치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할 것임을 예상하게 해준다. 2. ‘해석적 개입’으로서의 글쓰기 “큰 사건일수록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는 깊고 넓을 수밖에 없으며, 어느 정도 먼지가 가라앉을 시간이 지난 뒤에 정리되어야 할 것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변화의 한가운데 있고, 새로운 변화가 계속 만들어지는 상황 속에 있다. 그렇기에 이미 변화가 시작된 의제들이나, 판단을 내려야만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쟁점들과 관련해 불완전하게나마 의견을 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때 마키아벨리는 시간을 가리켜 ‘모든 진리의 아버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시간의 경과가 가져다주는 ‘늦은 지혜’에 만족하지 말고 맹렬한 기세로 ‘변화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라고 했다. 2016 촛불 시위로 시작된 변화의 시간을 이어가야 할 과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그간의 변화와 앞으로의 상황을 적극적이고 실천적으로 해석하고 재해석해 내는 일은 중요하다.” 3. 왜 ‘양손잡이 민주주의’인가 8년 전 광우병 촛불 시위가 반정치적 시민 저항권의 행사로 특징지을 수 있다면, 이번 촛불 시위를 정치적 시민 저항권으로 볼 수 있는 이유에 주목했다. 촛불만 든 것이 아니라 정치를 선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세운 점을 강조하며, 그런 의미를 담아 이를 ‘정치적 시민의 탄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양손잡이’는 다른 의미에서도 사용된다. 그것은 진보적 시민의 민주주의관만이 아니라 보수적 시민의 민주주의관이 공존한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적 시민들의 상당수가 촛불 시위의 참여자이거나 지지자였다. 95%의 촛불 지지는 그런 점에서 ‘시민사회에서의 거대한 동맹’으로 정의할 수 있고, 여권의 상당수까지 찬성한 국회 탄핵 가결은 ‘정치사회에서의 거대 동맹’으로 부를 수 있다. 이는 종북 좌파 내지 보수 꼴통이라는 규정으로 서로를 부정했던 두 길(보수 없는 민주주의와 진보 없는 민주주의의 길)이 아닌, 두 민주주의가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 준 대사건임에 주목한 해석이다. 적대와 증오의 언어를 교환하는 ‘정치 양극화’의 악순환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4. 박정희 패러다임의 붕괴 이 책은 이번 사태를 대통령의 비선 문제(‘국정 농단 사건’)로 좁게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되었던 국가-사회-경제 운영 모델이 그 적자의 의도하지 않은 행위의 결과로 인해 스스로 정당성을 상실한 대사건으로 해석한다. 즉, 야당에 의해서도 아니고 대안적 발전 모델의 강력한 도전 때문도 아닌 방식으로 구체제의 발전 모델이 붕괴한 특이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국가와 재벌 관계를 비롯해, 여러 차원의 큰 변화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 동안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박정희식 국가 운영 모델은 권위주의 시기뿐만 아니라 민주화 이후에도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 모든 수준에서 헤게모니를 가졌던 국가의 운영 원리이자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였다. 민주화를 통해 정치체제가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 체계의 차원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도 권위주의적 국가 운영 모델의 헤게모니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권위주의 시대로부터의 사회경제적・이념적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적 정당이 헤게모니 정당이 되는 것이 필연적이다. 반면 박정희 패러다임에 대한 대안적 비전과 사회적 기반을 창출할 수 없는 개혁적 야당(들)은 패권적 정당에 대한 항의와 비판에 의지해 선거에서 경쟁자 역할을 했을 뿐이다. 박정희 패러다임을 대체할 만한 정치적 자원을 발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현상은 거의 구조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 헤게모니가 사실상 해체된 것이다. 민주화를 통해서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통해서도 가능하지 않았던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열렸다는 점, 이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5. 온건 다당제에 주목하다 “필자(최장집)는 그동안 여당의 성격을 ‘정권으로부터 파생된 정당’으로 보고 야권은 그에 대한 잔여 범주 내지 그에 가까운 한계를 보였다고 비판하면서, ‘서로에 대한 잘못 때문에 존재하는 적대적 양극화 체계’로 규정해 왔는데, 이번 과정을 지켜보면서 ‘온건 다당제로의 길’을 실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야당이 하나일 때보다 3당인 것이 훨씬 더 낫다는 판단을 했고,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합의를 만들어 가는 다당제의 긍정적인 효과를 여실히 보

About the Author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과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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