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면과 벌꿀

슬로보트 · Essay
2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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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에게 인생관 편지를 전하며 위로를 주었던 책 『고르고르 인생관』의 작가 슬로보트가 초등교사를 그만두고 우당탕탕 엉뚱하기 그지없는 책방지기로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순면과 벌꿀』로 돌아왔다. 돌아오고 싶은 집을 만들어가는 차분했다가, 발랄했다가, 소심했다가, 슬픔도 있는 현재진행형 여정. 그 안에 귀여움 한 스푼까지. 유머러스하면서 따뜻한, 예상치 못한 깊이를 가진 에세이스트로서 정식으로 선보이는 첫 산문집이다. 슬로보트 작가의 『순면과 벌꿀』은 불완전하게 주어진 모든 것을 자신이 진짜 돌아오고 싶은 장소로 가꾸어가는 사람의 모험담이다. 누구에게나 푹신하고 풍요롭게 주어지는 것은 아닌 집, 상처를 주는 가족과 종종 한심하게 느껴지는 나 자신. 가장 아늑해야 할 장소가 도리어 가장 큰 상처를 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장소가 우리에게는 결국 다시 돌아가야 하는 집, 돌보아야 할 장소다. 여기 엉뚱한 방식으로 자신의 영역을 돌보며 스스로 구원을 만드는 서점 주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의 삶을 세상 사람들로부터 말해지는 방식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방식으로 오롯하게 다시 일구었던 지난 10년간의 기록. 부족한 통장 잔고와 사랑 속에서도, 비틀린 마음 없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SNS 속의 지나치게 높은 보통 말고, 조금 지저분하고 촌스럽더라도 마음만은 편안한 진짜 보통을 ‘다 내려놓고’ 털어놓는 이야기에서 나를 새롭게 건축하는 법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가 아니고, 여기가 진짜 보통’이라고 주장하는, 페이지마다 녹아 있는 엉뚱하지만 제법 논리적인 작가의 응원과 함께라면 이 책을 펼친 이들도 어느새 무사히 도착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돌아가고 싶은 진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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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prologue. 어떤 하루라도 저물녘은 오기 마련 하나 집의 언어를 만드는 법 나에게 사랑스러운 집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는 구원 작은 물건 왕국의 백성들 약약 중간 약약, 집안일 음악 설거지통과 이 집의 안녕 맥시멀리스트의 서랍 정리 청소기 명상법 고양이는 실례합니다 어지러운 마음과 만능 보풀 제거기 집에서 만나는 작은 고요 구질구질하게 빛나는 빈티지 식물 파괴범의 다짐 여름의 집 겨울의 집 라디오 천국 천신만고 끝에 애플망고 좋아하는 반찬의 이름을 되뇌는 날 둘 알아차려야 하는 사랑 가족은 언제나 수리 중 섬의 외할머니 아버지를 울린 날 실연 후의 집 분거형 가족 불안정 애착의 사람 너무 늦지 않은 초대 충격적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들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고양이 나의 첫 고양이 소룡이 촌스러운 사람의 친구들 알아차려야 하는 사랑 셋 새로 쓴 마음 누구의 뒤통수도 보이지 않는 집 거기 아니고 여기가 보통 다 쓰면 일어나자 별일 없이 만든다 혼자 여행 삼매경 제주도 타령 진짜 삶을 위한 과목 책이 커서 책방이 되는 일 조그맣게 버는 삶 버킷 리스트 그곳은 반드시 있어 epilogue. 그래도 아직은 환한 저녁

Description

“고양이 모래를 잘 퍼내고 수건을 개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부족한 통장 잔고와 사랑 속에서도 비틀린 마음 없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많은 사람에게 인생관 편지를 전하며 위로를 주었던 책 『고르고르 인생관』의 작가 슬로보트가 초등교사를 그만두고 우당탕탕 엉뚱하기 그지없는 책방지기로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순면과 벌꿀』로 돌아왔다. 돌아오고 싶은 집을 만들어가는 차분했다가, 발랄했다가, 소심했다가, 슬픔도 있는 현재진행형 여정. 그 안에 귀여움 한 스푼까지. 유머러스하면서 따뜻한, 예상치 못한 깊이를 가진 에세이스트로서 정식으로 선보이는 첫 산문집이다. 슬로보트 작가의 『순면과 벌꿀』은 불완전하게 주어진 모든 것을 자신이 진짜 돌아오고 싶은 장소로 가꾸어가는 사람의 모험담이다. 누구에게나 푹신하고 풍요롭게 주어지는 것은 아닌 집, 상처를 주는 가족과 종종 한심하게 느껴지는 나 자신. 가장 아늑해야 할 장소가 도리어 가장 큰 상처를 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장소가 우리에게는 결국 다시 돌아가야 하는 집, 돌보아야 할 장소다. 여기 엉뚱한 방식으로 자신의 영역을 돌보며 스스로 구원을 만드는 서점 주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의 삶을 세상 사람들로부터 말해지는 방식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방식으로 오롯하게 다시 일구었던 지난 10년간의 기록. 부족한 통장 잔고와 사랑 속에서도, 비틀린 마음 없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SNS 속의 지나치게 높은 보통 말고, 조금 지저분하고 촌스럽더라도 마음만은 편안한 진짜 보통을 ‘다 내려놓고’ 털어놓는 이야기에서 나를 새롭게 건축하는 법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가 아니고, 여기가 진짜 보통’이라고 주장하는, 페이지마다 녹아 있는 엉뚱하지만 제법 논리적인 작가의 응원과 함께라면 이 책을 펼친 이들도 어느새 무사히 도착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돌아가고 싶은 진짜 집으로. 힘주지 않고 작게 움직이며 나를 돌보는 일 그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시간 잘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새로 쓸 수 있다 결핍된 환경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행복을 향해 보폭을 크게 움직여 온 슬로보트 작가가 ‘돌아오고 싶은 집’을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순면과 벌꿀>을 출간했다. 작가에게 ‘돌아오고 싶은 집’이란 무엇일까? 그곳은 잘 머무를 수 있는 집이기도 하고,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가족이기도 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언제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나’이기도 하다. 마침내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는 것은 온종일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내느라 지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안인가. 그러나 그곳이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아늑하고 풍요롭게 주어진 것은 아니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은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고, 가족들은 저마다 제 상처를 바라보기에 바쁘고, 나는 세상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혹독하다. 그래서 작가는 물음표를 던진다. 사람들이 말하는 높은 수준의 보통을 갖지 못한 나는 내내 실격된 채로 침울해야 하는 것일까?_<순면과 벌꿀> 254p. 작가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남들이 말하는 ‘보통’이 아니라 작가만의 시선으로 ‘보통’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다. 밋밋하고 심심하지만 큰 고통 없는 무엇이 아니라, 두려워하면서, 때로는 벌벌 떠는 손을 잠재우려 주먹을 꼭 쥐고 원하는 것을 향해 애쓰며 간다. 그러다가 때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내민 손을 잡으며 간신히 나아간다. 세상의 수많은 보통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모두 평등한 간절함과 망설임으로 만들어진다._<순면과 벌꿀> 196p. 한심스럽게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해치우며 집안의 안녕을 빌고, 작은 물건들을 자꾸만 사들이는 것을 반성하는 맥시멀리스트지만 그 속에 담긴 다정함을 음미한다. 오후 4시쯤 불안이 덮쳐오면 집안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멋진 아이디어를 내며 불안으로부터 도망친다. 작가는 그렇게 집안에 잘 머무는 것만으로도 씩씩하게 자신을 돌본다. 서점에서 조그만 돈을 벌고 좋아하는 반찬을 사서, 언덕 하나 넘어가면, 슈퍼 하나 지나가면 나타나는 아늑한 곳. 그곳으로 기쁘게 돌아가고 싶다. 물을 끓이고, 벌꿀을 담은 찻잔에 따르는 동안 나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갓 마른 순면 이불 위에 햇볕 냄새가 나는 고양이와 함께 누워 있으면 먼 곳은 흐려지고, 가까운 곳은 따뜻해진다._<순면과 벌꿀> 8p. 불안한데 불행하기까지 할 수는 없지 분명히 부족한데 이상하게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비법 안정된 직장이었던 초등교사를 그만두고 책방지기로 사는 삶이 때로는 막막하고 불안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직장을 다닐 때도 늘어나는 통장 잔고와 안정감은 비례하지 않았다. 대신 서점에서 조그맣게 번 돈으로 과일을 사 들고 먹고 싶은 반찬의 이름을 되뇌며 돌아가고 싶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택한다. 조금 덜 먹고, 덜 사고, 더 움직이는 삶으로 향하는 것이 하릴없는 도시인의 허무를 다스리는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덜 벌어도 되기 때문이다. 덜 소비할 수만 있다면 하기 싫은 일은 줄이고, 가기 싫은 일터에 안 가도 되고, 조금 허황된 꿈이 있어도 가난의 균형을 멋지게 유지하며 힘을 빼고 느릿느릿 전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_<순면과 벌꿀> 54p.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등 뒤의 사랑을 알아채게 도와주는 책 불안정 애착의 사람임을 의심하던 작가에게 사랑은 인생에서 큰 의미다. 작가가 서점을 방문한 독자에게 나누어 준 다정함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을 것 같다는 동생의 이야기에 작가는 이렇게 편지를 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뒤에서 응원해 준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모두 돌아볼 수는 없지만, 언제나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는 모르는 사이 그동안 우리에게 쌓인 사랑의 무거움을 알아채며 살아가자._<순면과 벌꿀> 183p. 작가는 결핍된 사랑마저도 이내 세상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사랑으로 채우고 만다. 타고나길 주어진 게 많지 않았던 작가는 오히려 결핍이 선명한 행복에 대한 감각을 생생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행복이라 말하는 것에 자신을 끼워 넣지 않고 진심으로 행복한 쪽으로 과감하게 걸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도착한 북극서점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인생에서, 나만의 언어를 만들어 간다. 조금씩, 너무 힘들지 않을 만큼의 힘만 내더라도 묵묵히 걸으면 꽤 멀리까지 갈 수 있다. 나는 이제 보통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심한 날이라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만큼은 이상하게 힘이 넘친다. 어쩌면, 내가 세상을 사랑하는 것만큼은 세상도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_<순면과 벌꿀> 196~197p. 집에 돌아오는 길이 시무룩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순면과 벌꿀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작가와 함께 걷다 보면 나의 작은 안식처에 무사히 도착해 있을 것이다. 표지 그림 김선진 instagram@o_o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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