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주 시전집

이연주 · Poem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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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매음녀' 연작으로 문단과 세간에 화제를 불러 모았던 시인 이연주가 세상을 등진지도 20여년이 흘렀다. <이연주 시전집>은 미발표작 대거 발굴.수록한 이연주 시세계의 결정본이다. 시인의 남동생인 이용주가 책의 모든 디자인 작업을 책임졌고, 동인지에만 발표되었던 25편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이번 시전집을 통해 동인지에만 발표되었던(사실상 미발표작에 가까운) 시 24편과 시극 1편이 단행본의 형태로는 처음 수록된다. 24편의 시를 통해 이연주 시인의 초기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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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 15 겨울 석양 16 길 18 집행자는 편지를 읽을 시간이 없다 19 사람의 고향 20 장마의 시 21 시외전화 22 지리한 대화 24 집단무의식에 관한 한 보고서 25 가나마이신에게 26 가족사진 27 추억 없는 4.19 29 유토피아는 없다 31 위험한 진단 33 눈뜬 장님 35 어떤 길에 대한 추측 37 유한 부인의 걱정 38 비극적 삼각관계 39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40 어떤 행려병자 41 매음녀 1 42 매음녀 3 43 매음녀 4 45 매음녀 5 46 매음녀 6 47 매음녀 7 48 고물상에서의 한때 49 쓸데없는 추억거리 중 50 방화범 51 바다로 가는 유언 52 좌판에 누워 53 네거리에서 54 그렇게, 그저 그렇게 55 누구의 탓도 아닌, 房 56 낙엽이 되기까지 58 헛구역질 59 유배지의 겨울 60 풀어진 길 62 발 작 63 열차는 어디로 가고 64 악몽의 낮과 밤 65 문 밖에서 문 밖으로 66 커피를 마시는 쓰디쓴 시간 67 얕은 무의식의 꿈 68 무꾸리 노래 69 여섯 알의 아티반과 가위눌림의 날들 70 윤 씨 71 모가 난 밤의 공기 속에서 72 잡 초 73 모음의 부드러운 지령 앞에서 74 허공에 매달린 시대 75 난쟁이를 웃다 76 아버지, 11월 77 죽음을 소재로 한 두 가지의 개성 1 78 무엇이 잘못? 80 죽음을 소재로 한 두 가지의 개성 2 81 차용된 인생 82 송신탑이 흠씬 젖어버렸을까 83 신생아실 노트 84 외로운 한 증상 86 끌과 망치가 필요한 때 87 마지막 페이지 88 삼촌 편지 89 담배 한 개비처럼 90 라라라, 알 수 없어요 91 고압지대에서 흐리고 한때 비 92 연애에 있어서 93 혼자 가는 뿔 94 불행한 노트 95 다림질하는 여자 96 아름다운 음모 97 폐물놀이 98 이십세기 최고의 행위 100 인큐베이터에서의 휴일 101 현대사적 추억거리 102 욕망의 우환 103 파동의 꼭지점에 와서 105 잠꼬대 107 구덩이 속 아이들의 희미한 느낌 109 네거티브 111 밥통 같은 꿈 113 빵과 나 115 긴다리거미의 주검 117 초록등거미와 거미줄의 마이너스적 관계 119 백치여인의 노래 120 세모여자 121 우리는 끊임없이 주절거림을 완성한다 122 비인칭의 엔트로피 123 출산 에피소드 124 길, 그 십년 후 비 오는 날 125 삼류들의 건배 126 길, 그 십년 후 비 오는 날 다음날 속죄양, 유다 129 익명의 사랑 130 겨울나무가 내 속에서 132 적과의 이별 133 사랑은 햇빛을 엑기스로 뽑아 135 우리라는 합성어로의 환생 137 탄생의 머릿돌에 관한 회상 139 따뜻한 공간이동 140 속죄양, 유다, 그리고 외계인 142 봉숭아 꽃물 들일 때 주검 저 너머에서는 143 성자의 권리 序 144 성자의 권리.1 146 성자의 권리.2 147 성자의 권리.3 149 성자의 권리.4 151 성자의 권리.5 152 성자의 권리.6 154 성자의 권리.7 155 성자의 권리.8 156 성자의 권리.9 158 성자의 권리.10 160 서역 161 제3의 살에게 162 재의 굿놀이 163 함박눈을 훔치다 165 두 개의 나사못을 위하여 167 흡혈귀 168 매맞는 자들의 고도 169 독재자 171 흰 백합꽃 173 우렁달팽이의 꿈 174 몰락에의 사랑 175 만일 누군가가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면 176 최후 사랑법 177 얼음석 178 할머니의 바다 179 무정부주의적 미립자의 고뇌 181 봄날은 간다 182 간증하는 여자 183 점.선.면 185 밤꾀꼬리에게의 고마움 187 사랑의 용병 188 수박을 밑그림으로 189 안개 통과 190 벌레를 불쌍히 여김 191 무덤에서의 기침 194 충격요법을 실험중인 진료실 200 성 마리아의 분만기 204 돌아가는 길 205 즐거운 일기 206 행로와의 이별 207 終 身 동인지 발표작 211 불의 서시 212 물의 사도 213 밀알 214 이 ~ 아 ~ 오 225 남은, 그리고 217 쓰레기 처리장 218 정신 219 동행 일기 220 겨울 강 221 등대 222 詩說 36 223 다시 봄 224 해바라기 225 산을 내려온 배암 1 226 산을 내려온 배암 3 227 산을 내려온 배암 4 228 산을 내려온 배암 5 229 산을 내려온 배암 7 230 산을 내려온 배암 8 231 산을 내려온 배암 9 232 산을 내려온 배암 10 234 산을

Description

시인, 전깃불이 감춘 어둠을 만나다 미발표작 대거 발굴.수록한, 이연주 시세계의 결정본, 『이연주 시전집』 한번의 잠자리 끝에 이렇게 살 바엔, 너는 왜 사느냐고 물었던 사내도 있었다. 이렇게 살 바엔 왜 살아야 하는지 그녀도 모른다. 이연주, 「매음녀 1」, 부분. 제발 잊지 말아, 저 전깃불이 얼마나 큰 어둠을 감추고 있는지…… 이연주, 「신생아실 노트」, 부분. 이연주가 자신의 여성적 정체성을 분명하게 자각했던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가 치열성과 정직함으로 인하여 저절로 여성적 정체성의 추구라는 문을 향해 걸어갔던 모습을 확인한다. 좀더 버텼더라면, 그녀는 힘찬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그녀의 죽은 몸-잘린 혀 위에서 출발한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아주 잘 말하게 될 것이다. -김정란(시인) 환한 전깃불이 감추고 있는 커다란 어둠. 그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 만져지고 보여지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던 시인은 그 어둠에 대해 더 잘 말하기 위하여 가려진 어둠 그 자체가 된 것처럼 보였다. 시 「매음녀」 연작으로 문단과 세간에 화제를 불러 모았던 시인 이연주가 세상을 등진지도 20여년이 흘렀다. 그 오랜 시간동안 시인은 말이 없고 시인을 둘러싼 소문만이 무성하였다. 스캔들과 가쉽거리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인 이연주의 이름은 너덜너덜해져갔다. 시간이 흘렀고 세상은 변했다. 몸부림치는 구절들보다 속삭이는 구절들로, 무거운 것들보다는 가벼운 것들로. 말장난이나 치며 비루한 삶을 견뎌나가자고 우리가 합의했던가? 이 나라에서 개인을 억압하는 국가의 폭력과 가장 쉬운 혐오/멸시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실존적 조건이 부재한 적은 없다. 시인이 생의 끔찍한 측면에 지나치게 집착 혹은 의존하고 있지 않았는지 반문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시인은 바라보았거나 감내한 현실을 “고작 그 정도”로 밖에 시화(詩化)하지 못했음을 답답해했는지 모른다. 그 답답함에 대한 증거들은 남겨진 시편들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내부가 헐어버린 사원으로 가자”고 썼던 시인은 속편한 희망을 말하거나 요원한 구원을 기다리지 않았다. ‘시인’, ‘그녀들’이 되다 이연주는 단순히 ‘그녀들’을 동정하거나, ‘그녀들’의 비참을 보고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그녀는 정말로 ‘그녀들’이 된다.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 그녀는 ‘그녀들의 육체들’이 된다. 얻어맞고 착취당하고 파먹히고 그리고 피를 빨린 뒤에 도시의 하수구에 내던져지는 혼이 없는 살주머니. 그 육체들은 욕망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일 뿐이다. 이연주는 그 육체들에 완전히 동화되어 있었다. 그녀의 시적 자아는 스스로 매음녀가 되어 생의 바닥을 지렁이처럼 기어간다. 김정란, <이연주를 기억하며> 중에서. 그녀들을 동정하거나 보고하는 것이 아닌 ‘그녀들’, 나아가 ‘그녀들의 육체들’이 되기. 어쩌면 망각 되어가는 시 쓰기의 한 방법으로서의 ‘타자 되기’라는 방식을 통해 그 모든 의미에서의 총체적 폭력을 ‘불온하게’ 재현하고자 했던 시인. 그가 바로 ‘이연주’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구절을 통해 우리는 기어코 ‘그녀들의 육체들’이 된 시인을 명징하게 만날 수 있다. 몇 번의 마른기침 뒤 뱉어내는 된가래에 추억들이 엉겨 붙는다. 지독한 삶의 냄새로부터 쉬고 싶다.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함박눈 내린다. 이연주, 「매음녀 4」, 부분. 유언, 혹은 예언으로 남은 시 쓰기의 현장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옷장 뒤 어디 옴팡한 구석에서 나는 것 같은, 거리의 골목골목에서 무엇이 물컥물컥 썩고 있는 것 같은 냄새 때문에,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기분이 나빠 견딜 수가 없구나. 이연주, 「외로운 한 증상」, 부분. 국가/자본에 의해 자행되는 성역 없는 폭력과 억압이 세련된 형태로 은폐되거나 고도화 되어 간다. 그에 발맞춰, 혹은 그보다 빠르게 우리의 감각들은 조금씩 더 무뎌져 간다. 우리가 예민한 감수성을 소유하지 못했다면 억압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거나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안의 신경질적 감각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살아가다 문득 우리를 둘러싼 ‘질서’의 세계가 끔찍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 느낌의 근원을 추적하는 일. 시인 이연주가 남긴 시편들에는 그 추적하기의 치열함이 다다를 수 있는 살풍경들이 담겨있다. 그녀의 입을 통해 “낙엽이 되기까지”의 과정으로 진술되는 우리, 현대인의 삶을 보라. 모두가 습관처럼 어깨를 들먹이고 등불에서 빛을 훔쳐낸 자들은 고해소로 간다. 몇 십 알의 알약과 두어 병의 쥐약과 목걸대로 이용할 넥타이와, 유산으로 남기는 각자의 몫을 들고 바람은 액자의 틀을 벗긴다. 무수한 나뭇잎들이 떨어질 것이다. 엄숙한 햇살 한 점 밑에 나를 빠져나온 내가 뒹굴고 있다. 이연주, 「낙엽이 되기까지」 부분. 이런 프레임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던 시인의 일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녀가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던 것은 거의 필연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는 세상에 남을 자신의 말, 혹은 말의 부스러기들(유언)을 시 쓰기라는 전략을 통해 끊임없이 고쳐 쓰고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모든 폐기물들이 나와 함께 하수구를 흘러 내려간다 수런거리는 날들을, 내가 나를 덮고 온갖 찌꺼기들에 뒤섞여 유언 하나를 남긴다 땅 위에서는 아득히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사람들의 아우성 벽을 쳐대는 희미한 혼령의 소리도 들려왔다 잃는다는 것을 모른다, 나는 이미 바다의 틈 사이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죽은 쥐들과 살육당한 동물들의 뼈다귀와 독한 냄새를 피우는 배설물들과 나는 강을 건널 것이며 물고기들은 바다로 흘러 들어온 지상의 폐기물들의 살을 먹는 것이다 이연주, 「바다로 가는 유언」, 부분. 빗물받이 홈통 속을 흘러 내려간다 날은 몹시 어둡고 「넌 끝장난 거야」 번개를 동반한 우뢰가 불안한 내일을 알린다 까딱하면 머리통이 깨질 수도 어깻죽 하나가 달아날 수도 있다 거꾸로 내리꽂히듯 나는 쿠당 쾅쾅 주르륵 죽, 몸을 가눌 수가 없구나 어쩐담, 혈액은 이미 늙었고 쓰다 만 기록물들 차갑게 식은 내 살을 떠나고 있다 이연주, 「길, 그 십년 후 비 오는 날」, 부분 죽은 시인을 만나는 일 유언, 혹은 예언처럼 남아 있는 이연주의 작품들이 잊혀져가는 현실을 살며 최측의농간은 절실하게 생각하고 부지런히 행동하였다. 이연주를 두고 이렇게 잊혀지고 말 시인이 아니다 라는 말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나 누구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번 시전집의 발간을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가장 지난하고 힘겨웠던 부분은 유족 ‘이용주’ 님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등기가 말소된 주소지를 찾아다니며 뜬소문에 불과한 이런 저런 말과 서류의 부스러기들을 부여잡고 허탕치길 수차례. 풀밭 동인 김진희 님의 제보를 통하여 극적으로 유족 ‘이용주’ 님과 연이 닿았을 때의 그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순간! 놀랍게도 이용주 님은 북디자이너로써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분이었다. 어려움 끝의 첫 만남에서 이용주 님은 시인과 관련한 이런 저런 추억들을 들려주셨고 시전집의 출간에 흔쾌히 동의해주시면서 직접 책의 디자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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