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D-2개월까지: 결혼을 해야 하는 데드라인과 사랑의 메신저
1998년~D-6개월까지: 양립할 수 없는 가치와 세계사의 위인들
D-약 60일: 보라! 울트라 괴기 시리즈와 모험을 벌여야 할 때
D-약 30일: 미친 짓거리의 뼈대와 사람 뇌로 만든 도시락
D-1일: 더블린에 있는 것과 사장님들이 정하는 것
첫째 날 오전: EU의 블랙리스트와 독일군 포로수용소
첫째 날 오후: 귀신의 집과 쾌락의 총합 이론
첫째 날 밤: 섭식장애가 있는 듯한 커플과 바보 같은 눈물
둘째 날 오전: 이 불공평한 세계와 자기파괴적인 봉사 활동
둘째 날 오후: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과 깊은 밤중에 있는 듯한 기분
둘째 날 밤: 우주를 여행하는 기분과 멍한 화장품 광고용 얼굴
셋째 날 오전: 숨을 쉬는 법과 사도마조히즘의 세계
셋째 날 오후: 조각조각 난 사유지와 성스러운 의무
셋째 날 밤: 바빌론의 타락한 창녀들과 2 더하기 2는 5
넷째 날 오전: 캘리포니아 드리밍과 수확체감의 법칙
넷째 날 오후: 중세풍 모험과 게을러터진 바다사자
넷째 날 밤~다섯째 날: 승합차의 최종 도착지와 유황 지옥에 빠지는 기분
21개월 뒤: 이러저러한 물 순환의 단계와 앰브로즈 비어스의 최후
작가의 말
5년 만에 신혼여행
Jang Kang-myung · Essay
252p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 제주4.3평화문학상, 수림 문학상 수상 작가 장강명의 첫 에세이. 결혼 후 아내 HJ와 뒤늦게 보라카이로 신혼여행을 가는 작가의 이야기로, 3박 5일간의 여행을 담은 에세이다. 그런데 소설가 장강명은 왜 5년 만에야 신혼여행을 떠나야 했을까? <5년 만의 신혼여행>은 작가의 청춘 이야기이며, 연애 이야기이며, 결혼과 결혼 후의 이야기이다. 그가 어떻게 시시한 세상을 견디며 청춘을 보냈는지, 별 희망이 안 보이던 자신에게서 어떻게 희미하게나마 무언가를 건져냈는지, 첫사랑, 첫 섹스, 첫 직장 생활 같은 것들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HJ와 어렵게 연애를 하고, 힘들게 결혼을 하고, 끝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러므로 이 에세이는 연애와 결혼해 대해 소설가 장강명이 이야기하는 것들에 대한 에세이식 보고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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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싫지만, HJ는 좋다”
인생 앞에 굴복하지 않는 젊은 부부의 신혼여행 분투기
앞으로 우리 부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에세이를 써놓은 주제에, 내가 술에 취해 바람을 피우게 될지도 모르고, HJ가 운명적인 사랑을 발견해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마 이 책은 결혼과 사랑과 믿음에 대한 지독한 아이러니의 사례가 되겠지. 나는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지도 모른다. _241쪽
장강명의 첫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짧게 말하면, 소설가 장강명의 뒤늦은 신혼여행 이야기이고, 길게 말하면, 소설가 장강명이 2014년 11월에 HJ와 3박 5일로 보라카이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행 이야기이다. 그리고 제대로 말하면, 한국에서 자라서, 자신이 희망하던 것들 앞에서 좌절하고, 번번이 부모와 부딪치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번갈아 하던,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르게 대학에서 HJ를 만나 사랑의 여러 빛깔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와 하나도 다를 것 없는 한 남자 장강명의 이야기이다.
3박 5일간의 신혼여행을 하며 작가는 자신의 청춘, 연애, 결혼, 그리고 결혼 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놓는다. 별 희망이 안 보이던 자신에게서 어떻게 희미하게나마 무언가를 건져냈는지, 첫사랑, 첫 섹스, 첫 직장 생활 같은 것들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HJ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지, 그리고 끝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그러므로 《5년 만에 신혼여행》은 연애와 결혼, 가족, 인생에 대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에 굴복하지 않은 채 살아온 장강명의 인생 분투기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소설가 장강명은 왜 5년 만에야 신혼여행을 떠나야 했을까?
우리는 어떻게 시시한 세상을 견디며 청춘을 보내야 할까?
시시한 세상이고, 찌질한 청춘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우주의 신비 같은 건 보일 기미가 없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것도,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깊이 관찰하는 것도 모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 같다.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건 나를 포함해 인간 두 명, 화분 몇 개, 동물 한두 마리 정도가 고작”이며 그것 또한 어지간한 마음가짐으로는 지켜내기 어렵다. 무언가 해보려고 할 때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시시콜콜한 일들이 우리의 평온한 일상을 뒤흔들고 지나가버린다. 그것도 거의 매일. 연애는 어렵고, 결혼은 더 어렵다. 결혼식이나 예단, 예물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아이는 상상할 수도 없다. 혼자 사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5년 만에 신혼여행》을 집어 들며 우리는 물을 수밖에 없다. 장강명은 어땠을까? 메이저 신문기자 출신에, 문학상 네 개를 휩쓸며 한국문학의 대표 작가로 떠오른 그의 청춘은 그의 지금은 어떨까?
대학을 9학기째 다니고 있으면서도 꼭 선후배와의 만남 자리는 나가고, 부모의 집을 나와 고시원에 살다가 매트리스랑 모텔용 냉장고만 두고 원룸에서 살고, 공업수학 강의를 들으며 머리의 한계를 느끼고, 언론사 준비 스터디를 쫓아다니며 신문사와 방송사 입사 준비를 하지만 모두 떨어지고야 마는, 결국 어느 건설사에 취직하지만, 거기서도 얼마 못 가 그만두고야 마는 청춘, 어떤가? ‘장강명’이 아니라 ‘장공명’이나 ‘장강수’ 같은 이름을 넣더라도 다를 거 없는 청춘이다. 그리고 그런 청춘은 소설가가 되고 신혼여행을 가서도 계속된다. ‘내가 소설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책은 얼마나 팔릴까?’ 하고 생각하니 말이다.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마흔이 되어서까지 그런 걸 고민한다는 게 이상했다. _21쪽
마흔이 되어서도 그런 걸 고민한다는 게 이상하다는 작가를 보면서 무언가 시시함이 좀 줄어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괜찮은 거 아닐까. 적어도 이 시시한 세상을 견디고 있는 게 나 혼자는 아니니까.
야무지게 재미있는 걱정이 될 정도로 솔직한
《5년 만에 신혼여행》은 장강명의 ‘첫’ 에세이다. 장강명이 에세이라고? 에세이도 재밌을까? ‘첫’이란 늘 기대와 우려가 한데 섞여 찰흙처럼 단단히 뭉쳐지는 법이다. 다행히도 첫 장 ‘2001년~D-2개월: 결혼을 해야 하는 데드라인과 사랑의 메신저’를 펼치자마자 그런 걱정과 우려는 말끔히 씻겨나간다. 눈이 밝은 사람이건 눈이 어두운 사람이건 이 에세이가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냥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야무지게” 재미있다. ‘더블린에 있는 것과 사장님들이 정하는 것’ ‘섭식 장애가 있는 듯한 커플과 바보 같은 눈물’ ‘숨을 쉬는 법과 사도마조히즘의 세계’ ‘승합차의 최종 도착지와 유황 지옥에 빠지는 기분’ 등 열여덟 장의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으니 말을 해서 더 뭐할까. 그럼 재미가 다일까? 물론, 아니다.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화들은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에서 선탠 중인 사람들처럼 책 곳곳에 누워 있다. 어쩌면 치부일지도 혹은 단점이거나 숨기고 싶을지도 모를 그런 일들이 작가의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게 쓰여 있다. 《한국이 싫어서》, 《표백》, 《호모도미난스》 등을 읽으며 작가에게 궁금한 게 생긴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그러면 “아!” 하고 ‘장강명’이란 소설가와 ‘장강명’이란 사람을 동시에 알 수 있다.
우리는 아이를 갖지 않고 둘이서 잘 살기로 했다. 그런 결심을 하고 나는 신촌의 비뇨기과에 가서 정관수술을 받았다. 어영부영하다가 결심이 흔들릴 게 두려웠다. 비뇨기과 의사가 “자녀는 몇 분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둘 있습니다”라고 거짓말했다. _15쪽
우리 집 창고 문에는 ‘효도는 셀프’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HJ가 붙였다). 내 부모님은 나에게 효도를 받고, HJ의 부모님은 HJ에게 효도를 받으면 안 될까?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에 대해 “누가 보지만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말했다. 내 가족관은 기타노 다케시보다 훨씬 건강하다. 나는 내 가족을 아무도 내다 버리고 싶지 않다. 다만 그들을 서로 만나게 하지 않을 뿐이다. 그들이 서로를 대형 폐기물로 여기지 않게 하기 위해. _30~31쪽
그래서 책을 읽으며 우리는 ‘3박 5일간’이 아니라 마치 ‘35년간의’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걸 써도 되나? 하고 걱정이 될 정도로 솔직하고 거침없으니까. 생각해보자. 이런 에세이가 또 있었나?
인생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계속 살아보는 수밖에
내 생각에는 전형적인 한국식 결혼식은 빼빼로데이와 매우 비슷하다. 언젠가부터 점점 호사스러워지고 있고, 장식이 본질을 압도하고 있으며, 이제는 거대 산업이 되어버렸다. 업체들이 호사스러움을 부추기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모두 그게 허세이고 바보 같다는 걸 알면서도 그 상술에 넘어가고야 만다. 왜 이런 미친 짓거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내 생각에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이 미친 짓거리에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미친 짓거리에 협조하지 않는 자들을 “걔 원래 좀 특이하잖아”라며 이단자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 미친 짓거리를 성대하게, 무의미하게 치러낼수록 찬탄을 사고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이다. (48~49쪽)
HJ와 작가는 ‘좋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물론, 둘의 뜻대로는 되진 않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결혼식 대신 전철을 타고 마포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구청을 나와서는 뷔페 대신 순댓국을 먹었다. 예단이고 예물이고 아무것도 없이 장모님이 사준 냉장고 하나를 가지고 20평대 전세아파트에 들어가 동거를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결혼. 한국이 아니었다면 두 사람이 바라던 대로 (생각만큼 좋은 결혼식은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을까? ‘가격 대비 성능비(수익을 생각하지는 않는)’를 따지고, (싸울 때도) 야



재미없는 건 바로 포기
3.5
깊은 사유에서 오는 자기 확신, 장점이자 단점이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아주 약간) 아래로 본다. . 2번째 완독. 여행 얘기와 본인 얘기가 적절히 석여 있다. 본인 얘기쪽이 훨씬 재밌다. 여행지에서 겪는 일들은 에피소드도 없고해서 별 내용이 없다. 에세이니까 장강명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알게 될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책 이게 뭐라고 라는 책이 장강명이란 사람을 더 잘 드러낸다. 2번 읽을 정도는 아니었다. 3.0
이준호
4.0
솔직담백한 신혼여행 이야기
lm
3.5
작가님의 플레이리스트에 있다는 샤이니 곡 무엇입니까
minidabi
5.0
재미있고 시시콜콜한데 작가의 인사이트가 가득하다. 가볍고 부담없이 읽기 좋은데 책을 덮고나면 마냥 타임킬링용으로만 느껴지지않는 정말 잘 쓴 책 ❤
레임
3.5
이 책을 읽고나서야 내가 왜 장강명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나와 가치관이 닮은 사람이었다. 너무 비슷해서 묘한 희열감이 느껴졌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또 한 명을 알게 되어 기분 좋은 밤이다.
여기
4.0
나는 샤이니를 좋아하는 아저씨였던 것이다. 두고두고 웃을것 같은 웃음 포인트다ㅋㅋ 결혼식에관해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 평소 내가 갖고있던 생각과 비슷해서 더 좋았다. 오히려 거기에 더해 형식에서 벗어난다는거에 오히려 얽메일수도 있다는 말이 정말 인상깊게 느껴졌다. 이런글은 블로그에 쓰라는 말을 봤는데, 오히려 난 에세이로 써주셔서 읽게되었고, 공감하게 되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299792458
4.5
알랭 드 보통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닮았다는 이야기나, 남자들이 머릿속으로 그리는 이상형의 외모라는게 흐릿한 2D이미지라는 이야기나, 결혼관, '애완 인간'들을 대하는 태도, 인생관과 자살관(?), 행복에 있어서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에 수확체감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내용.. 사소한 것들과 인생에 대한 통찰, 신혼여행기까지 뒤섞여 있지만 즐겁게 읽었다. 내가 왜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좋아하는지 너무나 잘 보여주는 에세이였다. 성격은 다르지만 가치관이 너무나 비슷하다. 아마 그가 여자였으면 반했을 거다.
EO
4.0
평소에 남의 불행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면 혀를 끌끌 차던 나였다. 타인의 고통으로 쾌감을 얻는다는 것은 너무 얄밉고 못된 마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그렇게 부정하고 싶었던 얄밉고 못된 인간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알았다. 난 사실 장강명이란 작가를 잘 모른다. 우연히 그의 데뷔작 ‘표백’을 읽었을 뿐이고 그게 다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의 유명한 다른 책들 ‘한국이 싫어서’, ‘당선, 합격, 계급’ 을 또 찾아서 읽어 볼 정도로 감명을 받진 않았다. 그가 신문기자 출신이라는 것도, 한겨레에서 상을 받았단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의아했다. 이렇게 엘리트코스만 밟아 온 사람은 아주 고귀하고 특별한 생각만 하며 우아하고 낭만적인 삶을 살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생활과 청춘이 그닥 내 삶과 거리가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아주 사소한 걸로 싸우기도 고민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참 못됐게도.. 위로를 받았다. 이렇게 잘난 사람도 사는 건 똑같구나. 남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삼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과 달라!’ 라며 강하게 부정했지만, 결국 나도 남의 아픔과 번민을 자양분삼아 사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모든 작가는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함으로써 독자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들이 아닐 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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