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

유홍준 · Poem
134p
Where to buy
content
Rate
4.0
Average Rating
(2)
Comment
More

시인동네 시인선 127권.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유홍준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이후 9년 만에 출간한 시집. "해체시와 민중시 사이에 새로운 길 하나를 내고 있다"는 호평으로 주목 받았던 첫 시집부터 "직접"의 시인을 자처하며 삶 자체로서의 시학을 선보였던 세 번째 시집까지, 유홍준 시인이 그려낸 삶의 불모성과 비극성은 우리의 감각에 강렬한 통증을 심어주었다. 네 번째 시집 또한 그 연장선에 있으면서 조금 더 넓은 보폭으로 한 걸음 나아간다.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백정의 마을 섭천에 와 많은 것이 줄고 더 또렷해진 건 눈빛이라고 밝힌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모든 시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은 본질이 아닌 것을 하나하나 소거해 마침내 "그 사람이 맞추어놓은 유골"이, "무덤 위에 올라가 사람의 마을을 내려다보는 무덤"이, 매서운 눈빛이 되었고, 시집은 그 유골이, 무덤이, 눈빛이 감각한 세계에 다름 아니다. 이 근원적이고도 엄중한 직관의 방식으로 시인의 시 세계는 다른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설을 쓴 고봉준 평론가는 "갈등과 불화의 장면들은 이번 시집에서 확연히 줄었다. 대신 그 자리를 일상에 대한 성찰,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대상을 응시하는 시선의 여유가 채우고 있다"고 적시한다. 그의 신작 시집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들은 그의 시 전편을 통해 "시적 대상 앞에서 그 낯선 세계의 입구를 찾고" 있는 시인의 형형한 눈빛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시인의 말 제1부 지평선 13 차력사 14 잉어 16 대나무 꼭대기에 앉은 새 17 유골 18 천령 20 살구 21 혈거 22 눈빛 24 토막 난 나는, 돌아다닌다 26 샐비어 28 백미러 29 코끼리 타고 부곡하와이 30 석등 32 천도 34 제2부 손 37 참새 38 조무래기 박새 떼 39 으아리 40 물밥 42 옥천사 흰 눈, 43 내 옛집 지붕은 화관을 쓰고 44 이마 위의 주름을 들여다봄 46 모란 48 산청?당나귀 49 피가 나면 피가 멎을 때까지 50 무덤 52 싸리나무 설법 53 하얀 면장갑 54 벌레의 눈 56 산청?세한도 57 판서(板書 ) 58 제3부 할미꽃 61 전라도미용실 62 주전자처럼 생긴 새 63 우명(牛鳴) 64? 누치 68 미력 69? 테이프는 힘이 세다 70 신발 태우는 노인 72 용접공의 눈 73? 다족류 74? 십자드라이버에 관한 보고서 76 그라목손 78? 고령 79? 치킨 조립공 80 신발을 물고 달리는 개 82 창틀 밑 하얀 운동화 84 외팔이 86 제4부 전원 89 죽밥 90 꼬마전구꽃 필 무렵 92? 哭의 리듬 94 운동화의 혓바닥 96 저녁의 연속극 97? 인월(引月) 98 신발 베고 자는 사람 100 고촌 102? 중국집 밥그릇 104 정직하다는 것은 105 궁유 106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꽃 108 산청의 봄 110 사흘 동안 111? 반달 112 해설 죽음의문장으로쓴삶의비망록 113 고봉준(문학평론가)

Description

시인동네 시인선 127권.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유홍준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이후 9년 만에 신작 시집 『너의 이름을 모르는 건 축복』으로 돌아왔다. “해체시와 민중시 사이에 새로운 길 하나를 내고 있다”는 호평으로 주목 받았던 첫 시집부터 “직접”의 시인을 자처하며 삶 자체로서의 시학을 선보였던 세 번째 시집까지, 유홍준 시인이 그려낸 삶의 불모성과 비극성은 우리의 감각에 강렬한 통증을 심어주었다. 네 번째 시집 또한 그 연장선에 있으면서 조금 더 넓은 보폭으로 한 걸음 나아간다.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백정의 마을 섭천에 와 많은 것이 줄고 더 또렷해진 건 눈빛이라고 밝힌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모든 시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은 본질이 아닌 것을 하나하나 소거해 마침내 “그 사람이 맞추어놓은 유골”이, “무덤 위에 올라가 사람의 마을을 내려다보는 무덤”이, 매서운 눈빛이 되었고, 시집은 그 유골이, 무덤이, 눈빛이 감각한 세계에 다름 아니다. 이 근원적이고도 엄중한 직관의 방식으로 시인의 시 세계는 다른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설을 쓴 고봉준 평론가는 “갈등과 불화의 장면들은 이번 시집에서 확연히 줄었다. 대신 그 자리를 일상에 대한 성찰,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대상을 응시하는 시선의 여유가 채우고 있다”고 적시한다. 그의 신작 시집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들은 그의 시 전편을 통해 “시적 대상 앞에서 그 낯선 세계의 입구를 찾고” 있는 시인의 형형한 눈빛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