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라는 가능성

윌 버킹엄 · Social Science/Essay/Humanities
352p
Where to buy
content
Rating Graph
Avg3.8(7)
0.5
4
5
Rate
3.8
Average Rating
(7)
고립과 두려움을 넘어 연대와 신뢰감을 되살릴 수 없을까? 다름 앞에서 삶을 열어젖힐 때의 즐거움과 가능성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타인이라는 가능성》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문학과 철학, 인류학과 역사학을 가로지른 지적 탐사의 기록이다. 고대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에 그려진 낯선 만남들을 살펴보고, 몽골 유목민의 이방인 맞이 예법이 복잡해진 이유를 해석하며, 풍성한 만찬과 선물에 담긴 인류학적 의미를 포착하고, 다문화 도시에서 인종과 국적이 다른 이들과 이웃하게 될 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을 기록한다. 박학한 철학자이자 능숙한 여행자인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오늘날 잊어버린 환대의 의미를 생생히 체감하게 될 것이다. 삶을 지키기 위해 불확실성과 거리를 두는 것은 합리적 행위이며,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곤궁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이 책은 우리를 서로 분리하는 장벽 중 일부를 무너뜨려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섬세하고 우아하게 펼쳐 보인다.

엘지이닷컴 단독 이벤트

스탠바이미 세트 구매 혜택

LG전자 · AD

Rating Graph
Avg3.8(7)
0.5
4
5

엘지이닷컴 단독 이벤트

스탠바이미 세트 구매 혜택

LG전자 · AD

Author/Translator

Comment

1

Table of Contents

여는 말 1부 낯선 세상을 맞이하다 01 우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키케로의 집 | 집의 발명과 공동체의 탄생 | 나만의 요새 | 안전의 역설적 조건 02 문간의 낯선 사람 이방인, 귀빈 혹은 불청객 | 경계심의 딜레마 | ‘무슬림 가족과 식사해요!’ 03 문턱 넘기의 의례 의심을 가라앉히는 기술 | 모호함을 포용하는 힘 | 선물의 의미 04 손님의 의무, 주인의 권리 환대의 이중성 | 혹독한 예법 | 명예와 치욕의 경계 05 만찬의 법칙 검소한 만찬은 없다 | 철학자와 수도자의 식사 수칙 | 칸트가 디너파티를 여는 방법 06 작별은 왜 늘 어려운가 떠날 수 있는 자유 | 작별의 기술 | 손님에서 영원한 친구로 07 이승과 저승의 경계 유령과 함께하는 삶 | 이방인으로서 유령 | 죽은 자의 의미 2부 미지의 세상에 들어서다 08 새로운 삶을 찾아서 목표 없는 방랑, 페레그리나티오 | 이동의 기회와 위협 | ‘외부인을 통제하라’ | 이동의 민주화 09 국경 넘기 발명된 국경 | 통과 불가 여권 | 불확실한 문턱의 삶 10 대도시에서 우정이 싹트는 방식 도시의 오래된 외부인 | 군중 속의 기쁨 | 우정이 자라는 도시 11 이방인과 이웃하기 ‘이웃을 사랑하라’? | 어떤 세계시민주의 | 다문화 도시의 빛과 어둠 12 환대로 연결되는 세상 선택하지 않은 외로움 | 환대의 공동체 에필로그 : 문을 열어놓기 작가 후기 : 불가리아에서 인용 출처 미주

Description

‘단절된 세상에서 우리는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고립의 시대, 여행하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환대의 힘 네안데르탈인의 화덕에서 철학자의 식탁을 지나 몽골의 대초원과 유럽의 국경선 그리고 다문화 도시까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낯선 만남의 시공간을 탐사하다 ‘낯선 사람’이 곧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그럼에도 낯선 이를 마주하면 몸을 움츠린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타인을 환영하기보다 의심하고, 안전을 위해 단절을 마다하지 않는다. 낯선 사람과 마주하는 능력, 새로운 관계를 맺고 공동의 미래를 열어젖히는 힘을 서서히 잃고 있다. 고립과 두려움을 넘어 연대와 신뢰감을 되살릴 수 없을까? 다름 앞에서 삶을 열어젖힐 때의 즐거움과 가능성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타인이라는 가능성》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문학과 철학, 인류학과 역사학을 가로지른 지적 탐사의 기록이다. 박학한 철학자이자 능숙한 여행자인 저자 윌 버킹엄은 이 책에서 타인을 맞이하고 받아들일 때의 위험과 가능성을 전방위로 탐구한다. 고대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에 그려진 낯선 만남들을 살펴보고, 몽골 유목민의 이방인 맞이 예법이 복잡해진 이유를 해석하며, 풍성한 만찬과 선물에 담긴 인류학적 의미를 포착하고, 다문화 도시에서 인종과 국적이 다른 이들과 이웃하게 될 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을 기록한다. 폭넓은 인문 소양과 수년간의 여행 경험이 교차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오늘날 잊어버린 환대의 의미를 생생히 체감하게 된다. 삶을 지키기 위해 불확실성과 거리를 두는 것은 합리적 행위이며,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곤궁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이 책은 우리를 서로 분리하는 장벽 중 일부를 무너뜨려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섬세하고 우아하게 펼쳐 보인다. 타인을 경계하라는 경고음만이 울려 퍼지는 시대 나머지 절반의 진실을 찾아 나서다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은 비이성적 감정일까. 저자는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눈앞의 낯선 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단번에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는 우리의 이해력 너머, 통제력 너머에 있다. 우리의 불안은 그러므로 합당하다. 저자가 책에서 밝히듯, 오히려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를 의미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오디세이아》나 《길가메시 서사시》의 주요 테마 중 하나였을 정도로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 삶에 깊숙이 뿌리내려 이어져왔다. 그러나 우리가 낯선 이에게 늘 문을 걸어 잠그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들의 화덕 터에는 공동체 외부의 낯선 사람들과 만찬을 즐기며 새로운 관계를 맺은 흔적이 남아 있다. 낯선 사람은 경계심과 불안 못지않게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뜻밖의 가능성과 상상 못한 미래를 열어주리라는 기대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낯선 사람과 연결되려는 이 욕망, 즉 필로제니아(philoxenia)의 역사는 제노포비아만큼이나 유구하다. 낯선 사람을 향한 우리의 이중적 태도는 환대(hospitality)의 어원인 hosti-pet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인 hosti는 ‘이방인’이라는 뜻이며, 두 번째 부분인 pet은 ‘가능성’ 또는 ‘힘’이라는 뜻이다. 낯선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불확실성을 안긴다. 천사일까, 악마일까? 가능성일까, 위협일까? 이 질문들에는 힘이 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상황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19쪽) 이 책 《타인이라는 가능성》은 낯섦이 불러일으키는 합당한 불안을 살피는 한편, 미지의 타자를 환대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온 우리의 다종다양한 실천들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낯선 이가 가져다주는 가능성에 더욱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방법, 지금의 고립을 넘어 다시금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문턱 넘기 의례와 식사의 규칙, 선물의 의미와 작별의 기술까지 환대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풍경을 탐사하다 낯선 사람을 맞이하는 방법과 관련해 나라마다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 몽골에서 주인과 손님의 관계를 규정하는 ‘요스(yos)’라는 구전 격언도 그중 하나다. 이에 따르면 손님은 집주인의 게르(몽골의 텐트)에 들어갈 때 오른발부터 디뎌야 하며, 문턱은 밟으면 안 된다. 외투의 소매는 손목까지 내리고 모자는 쓰고 있어야 한다. 고기를 대접받았을 때는 첫입에 적은 양을 입에 넣은 뒤 양이 많고 넉넉한 것처럼 과장하며 씹는 것이 관례다. 저자는 일견 허례허식 같은 이 의례화된 몸짓과 행동이 주인과 손님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준거로 기능한다고 말한다. 정해진 예법을 행하고 그 이행을 지켜보는 동안, 낯선 만남에서 비롯하는 불확실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요컨대 여기서 예법은 모호한 상황을 최소화해 경계심과 불안을 가라앉히는 방편인 셈이다. 물론 모든 낯선 만남이 늘 별 탈 없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환대는 갈등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폭력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저자가 여행 중 머문 적 있는 불가리아의 한 마을에서는 주인의 대접을 사양하는 손님을 곤봉으로 때려 쫓아내는 관습이 전해 내려온다. 주인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 《부서진 사월》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알바니아 북부의 예법 ‘카눈(Kanun)’에 따르면, 지위나 명예가 손상되면 반드시 피로 복수해야 한다. 이들 예법은 낯선 만남에 친절과 적대감, 환영과 폭력이 동시에 잠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삶의 문턱에서 낯선 사람을 만날 때는 위험도 보상도 크다.… 그곳의 관습에 대한 지식과 교환할 선물이 있다면 상황은 아마 좋게 흘러갈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신호를 잘못 해석하면, 농담에 실패하면, 숙고 없이 허접한 선물을 하면 상황은 언제나 틀어질 수 있다.”(95~96쪽) 하지만 저자는 낯선 만남에 도사린 위험보다 그로부터 얻게 되는 보상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이방인과의 만남이 늘 친한 관계로 이어지거나 결집력을 강화하지는 않을지라도, 환대의 경험이 쌓일수록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 수 있다. 낯선 이에 대한 불안감이 좀 더 열리고 관대한 마음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관계에 즐거움과 신뢰를 더해 공동의 미래를 여는 데 이바지하는 선물의 힘, 낯선 사람과 어울릴 때의 지침이 되어준 《논어》 속 예법들, 성 베네딕토와 이마누엘 칸트가 생각한 적절한 만찬의 규칙, 오늘날 남아 있는 작별과 배웅의 관습을 차례차례 탐구해나간다. 낯선 만남이 가져올 가능성은 극대화하고 불확실성은 최소화하려는 실천들을 두루 조망함으로써, 저자는 우리가 서로 연결되는 창의적인 방식을 재발명할 수 있는 단초를 하나둘 펼쳐 보인다. 고독과 불신이 번성하는 도시, 적대만이 팽배한 세계 지금 우리가 환대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까닭 저자는 무수한 사람들이 현재 앓고 있는 외로움의 고통을 해소하는 것이 책의 집필 동기 중 하나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의 외로움과 고독은 점점 심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 전염병의 확산으로 상황은 더욱더 악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외로움과 고독이 고립을 더욱 강화한다는 점에 있다. “외로움, 즉 주변부에 위치할 때의 느낌은 위협에 대한 반응을 강화한다. 우리는 외로울 때 타인을 가장 불신하는 경향을 보이며, 타인을 불신할 때 가장 큰 외로움에 휩싸인다. 관계를 맺을 가능성은 낮아지고, 위험을 회피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297~298쪽)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해결의 실마리는 연결을 향한 용기 있는 첫걸음은 내딛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두려움을 넘어 신뢰의 톱니바퀴를 다시 돌리는 데 참조가 될 사례들을 탐사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점점 심화하는 사회적 배제, 전 세계적

Collections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