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읽는 요리사전, 요리에 관한 모든 것
요리와 요리 용어, 제과와 제빵, 주류, 향신료, 식재료,
음식 문화와 역사 등 370가지 항목, 300개의 레시피 수록
이 책은 요리가 무엇인지 안내하는 길잡이다. 요리 전문가뿐만 아니라 누구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음식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교양서이기도 하다. 작가 뒤마는 미식가로서 폭넓은 경험을 이 책에 옮겨놓았다. 그는 친구를 위해 요리해서 함께 먹고 마시기를 좋아했다. <몬테 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 등 그의 소설에서도 식사와 요리를 중시했다.
뒤마는 요리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으려고 했다. 그는 역사와 어원과 함께 재료부터 설명했다. 여기에 여행의 체험담을 덧붙였다. 실제와 허구를 가리지 않았다. 문학 작품도 인용했다. 그는 많은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요리를 맛보고, 메뉴를 수집했다. 가는 곳마다 그 지역 최고의 요리사를 만나 관습을 알아보고, 특별한 음식을 맛보았다. 이렇게 경험담을 이용하고, 근거를 밝혔다. 이 ‘요리의 모든 이야기’는 요리책 그 이상이다.
대작가 뒤마, 그가 일생을 마무리하면서 쓴 마지막 저서
이 책은 대작가 뒤마의 마지막 저술이다. 원고를 1870년 3월 출판인 알퐁스 르메르에게 건네주고, 그해 12월 5일 사망했다. 출간을 못 본 채였다. 원고에서 전문적인 요리에 관한 검토는 역사상 최초의 유명 셰프인 마리 앙투안 카렘의 수제이며 뒤마의 오랜 친구였던 요리사 비유모가 맡았다. 책은 1873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500권의 책을 썼는데 한 권쯤은 요리에 관한 책으로 마무리 해야지…….”라고 했었다.
식사하는 방식, 냅킨이나 포크의 등장, 카페와 레스토랑의 탄생, 만찬과 유명 셰프의 등장 등 맛의 문화에 관한 역사이야기
고대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비스듬히 옆으로 누워 식사를 했다. 그들은 화려한 침상에서 호사스런 식사를 즐겼다. 괴상한 식도락 취미를 가진 황제들도 있었다. 페르시아 제국의 다리우스 3세는 좋은 음식으로 유명한 도시에서 식사를 하려고 만 오천 여명을 이끌고 행차했다.
고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남녀 각 12명씩, 24명의 회식을 즐겼다. 당시 로마 사람들은 자고새를 유난히 좋아했고, 야생마나 당나귀 고기를 즐겨 먹었다. 로마 부자들은 바다에서 로마까지 노예들이 나르는 싱싱한 생선을 즐겼다. 노예들은 생선이 담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릴레이하듯 달렸다.
중세 시대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에,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 파리는 고대의 고상한 예술 취미를 물려받아 호사스런 도시 문화 속에서 식도락을 부활시켰다. 로마 시대에 사용했던 식탁보의 전통은 13세기 프랑스에서 다시 등장했다. ‘냅킨’은 15세기부터 사용했다. 16세기까지도 프랑스에는 ‘숟가락’과 ‘포크’가 없었다.
향신료를 프랑스에서 널리 사용한 시기는 1492년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까지 건너가고, 1497년 바스코 다 가마가 희망봉 항로를 개척하던 시절이었다. 16세기 초부터는 아침 10시에 식사를 하고 오후 4시에 저녁을 먹고 산책과 야회를 즐겼으며, 17세기에는 정오에 점심식사를 하고 저녁은 7시에 먹었다.
로마 시대의 빵집은 6세기가 되어서야 나타났다. ‘피스토르(pistor)’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직업적으로 빵집을 운영했다. 프랑스에서 제과장들은 두 종류였다. 왕실에서 일하는 제과장은 파리에 거주하며 어디에서든 왕실을 수행했다. 반면에 시골장터를 근거지로 하는 제과장들은 대중을 위해 빵을 만들었다. 왕의 제과장은 제빵 사업 관할권 등 여러 권한을 행사했다.
17세기, 프랑스에 커피가 들어왔다. 최초의 카페는 1686년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열었다. 카페 프로코프다. 그곳은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이자 문인들이 모여 논쟁을 벌이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1765년 불랑제라는 사람이 파리에 처음으로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차렸다. 이것이 오늘날 식당을 지칭하는 ‘레스토랑’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마리 앙투안 카렘 같은 뛰어난 요리사가 등장했다. 마리 앙투안 카렘은 최고의 요리사를 뜻하는 ‘셰프(chef)’라는 말을 처음 들은 인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최초의 요리사였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국가적인 외교 행사 등의 대만찬이 나타났다. 요리사 부세는 외교를 위한 대만찬을 차렸고 이후에는 모두 그것을 모방했다. 프랑스는 화려한 접대문화의 평판을 온 세계에 알렸다. 아울러 맛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서양 요리의 모범이 된 프랑스 요리의 원조에 관해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요리사전
- 요리와 용어, 제과와 제빵, 소스와 향신료, 식재료와 가공식품, 희귀하고 진귀한 요리까지
제빵용 밀가루 반죽인 ‘아베스’부터 감귤류의 겉껍질인 ‘제스트’까지, A부터 Z까지 이어지는 370개의 항목이 뒤마의 유쾌한 필치로 펼쳐진다. 뒤마는 국물이 있는 요리 ‘포타주’에 사용하는 육수 우려내기부터 온갖 구이와 조림과 튀김, 여러 가지 소스 등 수많은 요리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빵과 과자, 채소와 열매, 수산물, 주류와 음료, 디저트까지, 이것들에 관한 역사와 문화와 함께 마치 소설처럼 흥미롭게 소개한다.
18세기 로렌 지방, 폴란드 왕으로 훗날 루이 15세의 장인이 되는 레스친스키 왕이 코메르시 성에서 만찬을 열었는데 마땅한 당과가 없자, 젊은 하녀 마들렌이 할머니에게 배운 과자를 만들어 내놓았다. 왕은 과자의 맛을 보고 하녀를 치하해 그녀의 이름으로 그 과자를 부르게 했다. 오늘날 모두가 즐기는 과자가 된 ‘마들렌’에 얽힌 이야기다.
‘거세한 식용 수탉’ 요리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 로마의 후미진 동네에 인구가 너무 많아 카이우스 파니우스 집정관은 암탉을 길에 풀어놓고 키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 법을 피하려고 로마 사람들이 쓴 편법이 바로 수탉을 거세해 암탉처럼 키운 것이었다!
용어를 정리하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식재료의 손질에서부터 물의 양, 불의 정도 등 조리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각각의 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주의점은 물론, 맛에 관한 평가도 덧붙인다. 유명 요리사들의 조리법에서부터 자신의 독창적인 조리법도 있다. 뒤마 시대의 유명한 조리법에 관한 기록을 조사해 소개하기도 한다. 포도주나 치즈 등은 산지를 설명하고 그 맛의 특성을 전한다. 그리고 프랑스는 물론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중남미의 독특한 식재료를 소개하기도 한다.
다양한 요리와 조리법을 통해 음식문화의 의미를 폭넓게 알려주는 역사와 교양을 품은 요리사전
이 책에는 수많은 동식물 식재료나 포도주 등의 주류, 그리고 소시지, 치즈 등 가공식품을 소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술잔을 들어 축배를 제안하는 ‘건배’나 조리용 ‘냄비’ 같은 문화적인 항목이나 조리 도구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제빵사와 빵집’ 같은 항목도 있고, 거위 간(푸아 그라)이나 멧새(오털런)처럼 현재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식재료나 조리법에 관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정의롭고 용기 있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그의 역사소설, <삼총사>나 <몬테 크리스토 백작>처럼 이 요리사전에서도 뒤마의 풍부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곳곳에서 빛난다.
이 책에서 뒤마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소개한 멧새(오털런) 사냥과 조리법은 1990년대에 와서 수렵 및 판매가 금지되었다. (이런 항목처럼 현재까지의 역사적인 변화나 뒤마 시대에 관한 이해가 더 필요한 것에는 옮긴이의 보완 설명을 통해 현재적인 이해의 폭을 넓혔다.)
뒤마는 제빵사와 빵집 항목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밤새 누군가가 빵을 만든다. 저녁 무렵 빵집의 지하 창문 안에서 힘들게 빵을 만드는 소리가 밖으로 울려 퍼진다. 아침에도 여전히 그들의 두 팔에는 밀가루가 묻어 있다. 밤새 맛있는 빵과 과자를 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