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일기
서문 _ 장폴 사르트르
작품 해설 _ 박형섭
작가 연보
도둑 일기
장 주네 · Novel
428p

도둑 출신 작가 장 주네의 자전적 소설 <도둑 일기>. 이 작품은 장 주네가 절도죄로 수감된 교도소를 탈옥한 후 떠돌이 생활 동안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것이다. 장 주네는 <도둑 일기>를 통해 더럽고 추악한 '사회악'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배반과 절도와 동성애'를 고귀한 덕목으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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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상에서 가장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을 고결하고 신성한 존재로 부활시킨
악의 성자, 장 주네의 위험하고 충격적인 방랑의 기록
부랑자, 거지, 좀도둑, 동성애자. 출신부터 남다른 작가 장 주네가 쓴 자전적 소설 『도둑 일기』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4번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장 주네가 절도죄로 수감되었던 교도소를 탈옥한 이후 유럽 일대를 떠돌며 ‘밑바닥 생활’을 전전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방랑의 기록이다. 『도둑 일기』를 통해 주네는 더럽고 위험한, 즉 사회의 치부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낱낱이 폭로하는 동시에 ‘배반과 절도와 동성애’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덕목으로 승화시켰다. 『도둑 일기』에서 성스럽게 재창조된 악의 논리는 사회의 가치관에 대항한 또 다른 신성성을 만들어 내면서, 당시 프랑스 문단은 물론 로마교황청에서까지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가장 비천한 것들을 가장 신성한 자리에 올려놓음으로써, 진정한 자유인이자 진정한 혁명가, 장폴 사르트르가 칭했듯 “악의 성자”에 다름 아닌 작가로 평가받았다.
“모든 진실, 오로지 진실만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신성한 진실이다.”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가정부인 어머니에게 버림받는 장 주네. 그는 이렇게 날 때부터 ‘버림받은 자’로서 인생을 시작한다. 절도, 무임승차 등으로 어린 나이에도 교도소를 들락거린 그는 스스로 기꺼이 악의 세계를 선택하고 그 속에서 고행을 자처한다. 자신을 버린 부모, 자신을 배신한 사회에 대한 반항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지만, 그의 고행은 ‘버림받은 자’라는 운명과 함께 갖고 태어난 유일한 능력, 바로 자신의 글쓰기 재주를 이용해 악의 세계에 숨어 있는 진정한 ‘성스러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도둑 일기』는 장 주네가 그 여정에서 겪은 다양한 체험들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부랑자와 좀도둑 생활에서 시작하는 그의 일기는 유럽 일대를 떠돌수록 점차 대담하고 위험한 이야기로 차 나간다. 그는 강도짓을 일삼고 남창 생활을 즐길 뿐 아니라 이따금 살인 의지, 살인 현장에 대한 묘사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사회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온갖 더럽고 위험한 것들,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다른 사람들이 차마 상상하기도,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워하는 것들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들은 모두 “성스러움”에 이르는 단계들로 표현된다. 이러한 그의 솔직하고 가감 없는 고백들은 한 사회, 한 시대의 치부를 밝힌 “신성한 진실”로 평가받았다.
비굴함, 비열함, 비겁함으로 점철된 아름다운 존재들
-가장 어두운 토양에서 피어난 ‘악의 꽃’
『도둑 일기』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감옥에 갇혀 있든 혹은 길에서 구걸하든, 모두 호화롭고 아름답게 묘사된다. 그들은 비굴하고 비열하다. 게다가 비겁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의 세계에서는 거짓말, 강도질, 매력적인 남성과의 잠자리가 자연스러운 일들이다. 하지만 주네는 이 세계를 ‘배반과 절도와 동성애’라는,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세 가지 덕목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그려 낼 뿐 아니라, 그 덕목들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아름다운 존재로 묘사한다. 주네의 이러한 가치관은 결국, 『도둑 일기』라는 작품으로 인해, 어둠 속에 가려져 있는 ‘미’를 발견하고 악의 토양에서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기적을 일으킨다. 마치 가톨릭교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축성을 받듯이, 그들은 ‘비굴함과 비열함과 비겁함’으로 점철된 삶을 통해 성스럽게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배반과 절도와 동성애가 이 책의 근본 주제이다. (중략) 배반과 절도. 거기에 동성애를 더한다면, 그야말로 황홀하고 나무랄 데 없는 조직이었다. (본문 중에서)
상처받기 쉽거나 타락하기 쉽거나
-‘취급 주의’ 작가 장 주네
『도둑 일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장 주네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매력적인 ‘여자’로 통했고, 처음 경험하는 악의 세계에도 서슴지 않고 빠져 들었다. 그는 섬세한 감수성, 시인 특유의 비범한 상상력의 소유자였다. 악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모든 논리가 주네의 펜 끝에서 성스럽게 재탄생되었기 때문에, 프랑수아 모리아크는 그의 작품을 ‘오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며 로마교황청에서는 ‘금서’로 지정하는 등, 그는 ‘주의를 요하는’ 작가로 논란되었다.
하지만 주네는, 비록 범죄자 출신이었는데도, 시인, 소설가, 그리고 부조리극 작가로 놀라운 신분 상승을 이룬다. 주네가 살았던 시기에는 실존주의 문학이 한창이었다. 프랑스 문단에서 그의 등장은 실존주의 문학의 산증인에 다름없었다. 그의 첫 소설에 깊이 감동받은 장 콕도를 비롯하여, 장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예술가들은, 종신형에 처한 주네를 위해 대통령에게 탄원을 할 정도로 그를 보호하기도 했다. 당대 프랑스 지성들과 우정을 나누며, 주네는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사월🌱
2.5
추함을 선택하는 자유 의지.
five of coins
0.5
- 비록 세상이 나의 파멸을 원한다 해도, 그 세상은 나의 성공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 재능은 침묵하고 있었던 것에 노래를 주는 데 있다. - "네가 이렇게 힘없이 내게 기대어 있으면, 나는 너를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나도 마찬가지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게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뭐? 너도?" "그럼, 나 역시 널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걸." "그래? 내가 그렇게 약하게 보여?" 그는 다정히 속삭이듯 말했다. "응...... 널 보호하고 싶어." - 나는 이 세계와 대립하고 있다. 이 세계는 나를 구속하고 재단하면서 상처를 주고 날카로운 각을 내세운다. 그것은 내가 오려 낸 형태보다 더 날카롭고 더 잔혹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아름답고 더 찬란한 존재가 된다.
floits
3.0
아련한 죽음앞에서, 쓰레기 같은 녀석, 보석과도 같이 빛나는 놈들이 한 데 섞여, 누가 누군지 모를 불확실에 감사를. 그곳의 평등을 찬양하라. 불행아, 슬픔아, 이제 나는 떠나련다.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youmokmyn
5.0
모든 것을 몰수당한 채, 배반이란 최초이자 최후의 행위만이 허락된 그는 값싼 사랑을 흥정하며 바위같은 상처를 이끼로 장식했다. 그는 결국엔 바위가 되고자 한다. 그 연약한 구조물, 바다와 바람처럼. 모든걸 내어준대도 언제까지나 바다이며 바람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당신은 언제 바위가 될 것인가 묻는 그는 그날에 당신 머리 위 낮은 천국을 올려 둘 것이다. | 성스러움과 속됨은 연인처럼 등을 맞대고 있다. 그들은 서로를 밀고 당기며 서있는다. 그 둘은 자신의 등을 모르고 상대의 등 또한 알지 못한다. 그저 닿아 있는 동안 느껴지는 온도와 맥박만을 알며 그저 짐작할 뿐이다. 결코 그 실체를 알 수도, 알려하지도 않는 은밀한 공조. 안타까운 사실은 속됨은 언제나 서쪽에 놓이며 성스러움만이 밝게 빛난다는 상식일 테다. 하지만 주네는 그것의 위치를 바꾼다. 성과 속이 맞댄 등허리 어딘가에서 갑자기 툭 떨어져 나온, 오래전 퇴화된 기관처럼 낯선 인간. 너무 많은 것을 빼앗긴 채로 나온 그에겐 집의 기억이 없다. 방랑은 장식이 아닌 그의 논리였고, 따라서 그에겐 이 세계를 지속시켜야 할 어떤 의무가 없었다. 오래된 웅덩이는 맑게 보이지만 한번 휘젓기만 해도 금새 탁해지듯이 그곳, 주네가 사랑했던 풍경들엔 유희와 임기응변 그리고 사랑만이 조용히 침잠해 있었다. 그에게 도둑질이란 통해 타인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점유하고 소모하며 자신의 일부로 전환하는 특별하고 놀라운(혹은 필연적인)대사활동이었다. 하지만 주네는 집의 기억이 없었기에 무언갈 소유할 수 없고, 소유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역시 자신을 그들에게 활짝 열어 먼지가(되도록이면)화분이 되어 흩뿌려지고자 노력했던 그의 일기를 통해 우린 그저 밤하늘 별빛처럼 그것을 상상해볼 따름이다. 이 아름답고도 뒤틀린 문장들. 어떤 내적 필연성을 가진 듯 휘어지고 굽은 저 거리의 동상들 위로 적층된 시간의 때는 그들에게 기묘한 빛을 부여한다.
하루키
3.5
참 난감한 책! 그렇지만 매우 새로웠다🤔
db
4.5
훌륭한 축구 선수도 아니며 발도 구두도 아름답지 않았지만 축구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고, 이어서 그 공을 발로 걷어찬 일, 그리고 나는 발에서 공으로 이동해 가는 이념이 되기 위해 존재하기를 멈췄다. 감방 속에서 알 수 없는 몇몇 도둑놈들이 나를 '장' 이라고 불렀다. 맨발로 샌들을 끌고 결코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오스트리아 국경의 하얀 눈밭을 밤마다 횡단했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이 고통스러운 순간이 내 생애의 아름다움에 반드시 편입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 순간은 물론 그 밖의 다른 순간들도 결코 헛되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괴로움을 이용해서 나는 정신의 하늘에 내 모습을 투사할 것이다. 168 따뜻한 솜이 들어 있는 옷을 입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얼굴을 두 무릎 사이에 파묻고 쪼그리고 앉아 비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 힘겨워하는 인간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를 혐오스럽게 멀리 피하는 저 부자들에 대해 한 번도 증오심이나 질투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우리의 조심스러운 생활이 감정을 억누르고 복종과 비굴의 수칙을 따르도록 충고했다. 마치 부자가 부의 법칙을 따르듯 말이다. 뤼시앵은 부자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 심적 고통을 느꼈다. 그는 처음으로 자기와 다를 바 없는 인간들이 자신의 습관, 비정상적 태도, 이색적인 거동을 관책 하러 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과 함께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숨이 가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는 이 방문객들의 장갑 낀 손에서 사진기의 잔혹한 렌즈가 무정하게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236
카야라반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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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체
임영지
5.0
서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졌다는 것은 재능이다. 장 주네는 ’밑바닥‘이라 불리는 인생을 살면서도 타고난 그 재능을 놓지 않았다. 똑같은 진흙탕을 누군가는 더럽다 생각할테고, 누군가는 연꽃을 위한 터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장 주네는 후자의 사람이다. 소외된 것들을 바라보는 그의 따스한 눈은 그가 아름답다고 칭하는 그 모든 것들 보다 아름답다. 그의 따스한 눈길을 닮고 싶고, 숭배하고, 찬양하고 싶다. 작가란 보편적이든, 특수하든, 단순하든, 복잡하든, 어떠한 속성이나 특질과 타협하지 않고 무언가를 자신의 시각으로 온전히 제련하고 연마하여 표현하는 사람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들에겐 불쾌한 것이 장 주네의 눈에는 역동하는 아름다움으로 보이듯이. 장 주네의 <도둑 일기>를 읽고 찬미하고 싶어져 메모를 남겨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놓고 있었던 습작을 다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글쓰기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글쓰기다. 단 한번이라도 나 자신에 매몰되어 오롯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 <도둑 일기> 중 우라노스 별에서는 대기가 너무 무거워 고사리가 땅바닥에 붙어서 자랄 것이다. 짐승들 역시 가스의 무게에 짓눌려 몸을 끌고 다닐 것이다. 나 역시 언제나 배로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천한 짐승들의 무리에 합류하고 싶다. 윤회라는 것이 내게 새로운 거처를 허용한다면 나는 그 저주받은 별을 선택할 것이다. 나는 그 무시무시한 파충류들 가운데 살면서 나뭇잎들이 검게 변하는 암흑과 질퍽하고 차가운 늪 속에서 영원히 비참한 죽음을 추구할 것이다. 나는 수면을 취할 수 없을 것이다. 그와 반대로 언제나 더욱 명철한 상태에서, 웃고 있는 악어들의 음탕한 우애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한 아름다움은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그 아름다움을 마음속에 기록해 두는 동시에, 그 아름다움이 나의 비참함을 설명하기 위해 내 주변에 그렇게 분명한 모습으로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선은 언제나 강자의 위선에 불과하다는 것. 파시즘과 같은 거대한 악이 지배 권력이 되어 어느 시절 어느 장소에서 최고의 미덕으로 통했다는 것을 충격적이다. 다수, 집단, 전체의 악이 선으로 통한다! 주네의 현실 인식은 반도덕적, 반유럽적, 반문화적 정신과 맞닿아 있다. 주네는 악 그 자체를 통해 기존의 타율적인 도덕과 위선을 부정한다. 주네는 악 그 자체이다.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욕설과 비방을 즐긴다. 사회악으로 규정된 것들을 의도적으로 행함으로써 자신을 버린 사회에 반항하는 것이다. 즉 자신을 배반한 세계의 질서에 냉소와 조롱으로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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