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Shin Dal-ja · Poem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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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262권. 신달자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신달자 시인에 대해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모든 말들이 모두 시가 된다"고 평한 바 있다. 시의 언어로 일상을 살아내는 시인이, 시에 대한 간절함으로 생을 반추한다. 그 70편의 시를 묶었다. 시인은 감정에 휘둘리던 젊은 날에 대한 후회를 고백한다. 그러나 나이 듦이 감정을 무디게 하지는 않는다. "마음과 나이의 거리가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아픔"이 있을 뿐이다. 이제 시인은 감정을 조금은 다른 온도로 느낀다. 감정에 휘둘려 소리 내어 우는 대신, 하늘을, 강물을, '너'를 바라본다. '나'를 돌아본다. 바라봄이 곧 울음임을 알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 시가 흐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시선의 다른 이름은 간절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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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찬바람 11 기우는 해 12 적막이 나를 품다 13 간절함 14 나는 나의 뒤에 서고 싶다 16 졸여짐 17 시간에 허기지다 18 아득함 19 심란함 20 무심함 21 짜릿함 22 다시 짜릿함 23 싸늘함 24 적막함 25 막막함 26 불안함 27 눈부심 28 심장이여! 너는 노을 29 늙은 밭 30 갸륵함 32 눈엽(嫩葉) 33 외로움 34 불꽃 35 깊은 골 심곡동 36 여행길 37 악천후 38 오늘 39 저녁 6시 40 마음먹는 날 42 숨결 43 김수환 추기경 44 자정 묵주기도 45 배부름 46 상처, 여미다 47 선마을 봄날 48 망치 49 풍경을 열다 50 갈등 52 몸에 좋은 것 53 바람의 생일 54 가시 56 창 너머 집 58 기쁨 60 자서전 61 밤 11시 62 종이컵 63 이 순간 64 비가 내린다고? 66 결 67 새로움이란 ‘움’이 돋는다 68 지금은 수혈 중 70 모랫길을 걸으며 72 겨울 들판을 건너온 바람이 74 손을 잡는다는 것 76 문을 열며 77 여운(餘韻) 78 씨앗 80 매물(賣物) 82 지하철 책 한 권 83 땀방울의 노래 84 오자(誤字)투성이 87 네 88 잿빛 수화 90 커피 여행 92 어둠의 날개 94 셀프 학대 96 후두부종 97 희수지령(喜壽指令) 98 소리의 내면 99 한강이 나에게 이르노니 100 산문 나를 바라보는 힘 111

Description

‘나’를 향하는, 그리하여 ‘너’를 향하지 않을 수 없는 간절함의 시 신달자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간절함』이 민음의 시 262번으로 출간되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신달자 시인에 대해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모든 말들이 모두 시가 된다”고 평한 바 있다. 시의 언어로 일상을 살아내는 시인이, 시에 대한 간절함으로 생을 반추한다. 그 70편의 시를 묶었다. 시인은 감정에 휘둘리던 젊은 날에 대한 후회를 고백한다. 그러나 나이 듦이 감정을 무디게 하지는 않는다. “마음과 나이의 거리가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아픔”이 있을 뿐이다. 이제 시인은 감정을 조금은 다른 온도로 느낀다. 감정에 휘둘려 소리 내어 우는 대신, 하늘을, 강물을, ‘너’를 바라본다. ‘나’를 돌아본다. 바라봄이 곧 울음임을 알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 시가 흐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시선의 다른 이름은 간절함이다. ■ 자연을 감각하는 시인 자연 한 잎을 뜯어 짓이겨 상처에 바르는 날 우주 한 잎으로 통증을 싸매는 밤 천둥소리도 밥 끓는 소리나 마찬가지 후려치는 빗줄기도 싸하게 입안을 맴도는 동치미 한 사발 -「무심함」에서 시인은 자연을 감각한다. 감정은 자연을 거쳐 온다. 봄에서 겨울까지의 피바람만 골라 뽑아 목에 겨누는 칼, 심란함이다. 잎새에 매달려 들어가지도 못하고 뛰어내리지도 못한 채 떨고 있는 물방울, 외로움이다. 시인은 자연 한 잎을 뜯어 짓이겨 상처에 바르고, 우주 한 잎으로 통증을 싸맨다. 바람의 생일날에는 개조개를 넣고 미역국을 끓인다. 장시「한강이 나에게 이르노니」에서, 시인은 한강이 되어 말한다. “어루만져 주세요 이 강! 당신들의 물이에요 아시는지?” 한강이 된 시인은 우는 이들을 품어 안고, 새들이 물어 온 이야기를 들으며, 빗장 없는 몸이 되어 몇억 년을 흐른다. 자연과 함께 시인은 아득하고 심란하고 무심하고 짜릿하다. 막막하고 불안하다가도 눈부시다. 모든 감정은 ‘너’와 함께 나에게 온다. ■ ‘너’ 존재하므로 ‘나’ 바라봄 가능하기에 까무룩한 등 내가 닿지 않는 곳 눈(眼) 하나 달아 주고 싶은 곳 나는 나의 뒤에 서서 나의 허리를 향해 왈칵…… 가던 두 손 멈추고 성스럽게 한번 바라보고 싶다. -「나는 나의 뒤에 서고 싶다」 에서 간절함이 있다. “등뼈에서 피리 소리가” 나고, “열 손가락 열 발가락 끝에 푸른 불꽃이 어른”거리는 간절함이다. 시인이 그토록 간절하게 돌아보는 것은 그 자신이다. 망치 하나로 교정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생, 오자투성이 생이다. 이제 시인은 자신의 등 뒤에 서서 가장 아득한 것, 그의 생을 바라본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선이, 자신에게 “힘내”라고 말해 주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서다. ‘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너’가 있어야만 한다. 이때 ‘너’는 ‘나’ 아닌 모든 것이다. 풀 한 포기, 영화 한 편, 빌딩 하나, 바람 한줄기. 이 모든 것이 너다. 이 모든 ‘너’ 존재하므로 ‘나’ 바라봄이 가능한 것을 시인은 알고 있다. 내가 네게 한 말들이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하여 시인은 시를 읽고, 적막을 끌어안고, 능선을, 강물을, 하늘을 바라본다. 그것은 도무지 쉽게 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서 있는, 그리하여 어쩌다 쉽게 문이 열리는 순간에는 깜짝 놀라 뒷걸음치는 시인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나를 향하는, 그리하여 너를 향하지 않을 수 없는 시선이 이 시집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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