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다
새롭게 새기는 셰익스피어 문학의 정수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창비세계문학 50)이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맞아 유려한 우리말 번역으로 창비세계문학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설준규 한신대 명예교수가 십여년에 걸쳐 다듬고 골라 완성한 이번 번역은 여러 권위 있는 편집본들을 꼼꼼히 대조하고 비평의 역사와 최근의 연구 성과를 두루 참조하여, 셰익스피어의 원문이 지니는 깊이와 아름다움을 적확하면서도 유려하게 새기고 있다. 운문과 산문으로 나뉜 원문의 특성을 매끄럽게 살리고, 셰익스피어의 천재적인 언어 구사와 연출 능력을 보여주는 시적 효과들을 세심하게 살폈다. 또 자유자재로 언어를 부리는 셰익스피어의 마술적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주인공 햄릿을 비롯하여, 인물과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변화하는 언어들을 최대한 그 말맛에 걸맞게 옮기려는 시도가 단연 돋보인다.
성실한 번역에 더해, 300개에 가까운 주석으로 작품 이해를 도왔으며, 판본 등에 관한 배경지식부터 『햄릿』 해석의 주요 문제들과 번역상의 고민까지 고루 짚어주는 작품해설 및 고전적 평자들의 견해 중 흥미로운 내용들을 한데 엮은 부록을 100면 넘는 분량으로 수록하여, 셰익스피어를 처음 접하는 독자는 물론, 깊이 있는 번역본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도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한 시대가 아닌 모든 시대를 위한 작가 셰익스피어
그가 남긴 문학사상 가장 빛나는 희곡 『햄릿』
셰익스피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극작가이자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다. 당대에 이미 “한 시대가 아닌 모든 시대를 위한 작가”라는 조사로 그의 죽음을 기렸고, 이후 400년이 지나도록 살아남아 모든 세대, 모든 장르의 작가와 예술가 들에게 영향을 주며 그야말로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셰익스피어는 가장 현대적인 작가로서, 전세계에서 그 어느 작가보다도 더 활발히 언급되고, 공연되고, 차용되며 오늘의 세계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그는 언어권을 초월해 무수한 창작물에 영감이 되어왔으며, 누구도 그의 문화적 영향을 피해가기란 불가능하다.
셰익스피어는 평생 약 37편의 희곡과 154편의 쏘네트, 2편의 이야기시 등을 남겼는데, 그중 백미를 이루는 것이 ‘4대 비극’이라 불리는 1600년대 초반에 연달아 집필한 4편의 희곡이다. 1600년경에 발표된 『햄릿』은 4대 비극 중 가장 먼저 발표된 것으로, 셰익스피어 생전에도 가장 인기 있는 공연 중 하나였고 지금도 가장 많이 상연되고, 인용되고,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되는 셰익스피어 문학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햄릿』을 한번도 접한 적이 없더라도 햄릿이 누구인지 알며, 한줄 한줄 거의 모든 문장이 인용되는 『햄릿』 속 표현들은 누구에게나 친숙할 정도다. 하지만 역시 『햄릿』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장은 극의 전환점에 놓인 햄릿의 독백을 여는 첫 줄,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일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발명한 가장 유명한 인간 햄릿
유려한 우리말 번역으로 다시 만나는 『햄릿』
“이대로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다.
어느 쪽이 더 장한가, 포학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마음으로 받아내는 것,?
아니면 환난의 바다에 맞서 무기 들고
대적해서 끝장내는 것? 죽는 것?잠드는 것,
그뿐.”(3막 1장, 90~91면)
“만(萬) 사람의 마음을 지녔다”라고 일컬어질 만큼 인간에 대한 다각적이고 깊은 이해를 보여준 셰익스피어는 두고두고 다양한 해석과 비평을 불러일으킨 흥미로운 인물들을 창조해냈다. 셰익스피어의 공헌은 언어적인 천재를 발휘하여 근대 영어에 막대한 유산을 남긴 것이나 탁월한 연출 감각으로 연극 장르에 근간을 마련한 점에도 있겠으나, 그의 작품들이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데에는 “인간을 발명했다”고 표현될 정도로 인간 본성에 대한 유례없는 탐구와 성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희비극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현실의 인간보다 더 현실적인” 다양한 인물들을 창조해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햄릿은 문학사에 등장한 어떤 인물보다도 더 강렬하고 생생하게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해왔다. 시대를 거듭하며 햄릿의 인간됨과 행동을 둘러싸고 이미 너무나도 많은 분분한 해석이 쏟아졌지만, 햄릿은, 그리고 『햄릿』은 언제나 늘 새로운 의문과 여백을 남기며 다음 세대의 독자들을 기다린다.
연극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로 꼽히는 “To be, or not to be”는 이러한 『햄릿』의 매력을 대변해주는 문장이다. 특히 번역본에서 이 독백은 여기에 함축된 포괄적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번역할 것인지에 따라 작품이나 인물에 대한 독해에 미묘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창비세계문학 번역본에서는 “이대로냐 아니냐”로 옮겼는데, 현실을 이대로 받아들일지 맞서 싸울지 삶의 방식을 두고 치열하게 자문하는 햄릿 독백의 문맥을 좀더 명확히 하고, 죽음의 문제까지 포함해서 삶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는 햄릿의 내면이 더 포괄적으로 드러나게 하려는 시도다. 역자 설준규 명예교수는 비단 이 문장을 다시 새기고 있을 뿐 아니라, 그간 축적된 『햄릿』 연구의 성과를 반영하고 셰익스피어의 언어에 대한 탐구와 영어-한국어 번역의 일반 문제들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셰익스피어의 원문이 지니는 깊이와 아름다움이 적확하면서도 유려한 한국어 문장으로 거듭나도록 공들여 우리말 『햄릿』 번역사에 새로운 예를 제시한다. 마술같이 능수능란한 셰익스피어의 언어들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옮기되, 각각의 특성과 의미, 시적 효과를 신중하게 고려하였으며 인물과 상황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어투를 최대한 살린 번역으로 지금 우리말로 다시 읽는 『햄릿』의 의미를 한층 풍성하게 끌어내고 있다.
추천 및 수상 내역
미국 SAT 추천 도서
서울대 권장도서 100
『가디언』 선정 ‘최고의 소설 100’
『뉴스위크』 선정 ‘최고의 명저 100’
노턴 출판사 선정 ‘영어권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문학작품 20’
김성욱
5.0
'To be or Not to be, That's the question.' 일개 문학작품인데 대사 한 마디로 이전시대의 철학 자체를 뒤엎어버린 책. 신이 정해준대로 살고 죽는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에 내가 원하는대로 사는 것과 죽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 신 중심 사고에서 인간 중심 사고로 옮겨지는 것을 가장 적절하게 묘사한 대사가 아닐까. 2017
RAN
4.5
생각은 우리 것이지만, 그 결과는 우리 것이 아니라오.
19thnight
3.5
거트루드나 오필리어의 입장에서 재해석된 햄릿도 보고 싶다.
134340
3.5
인간은 어쩜 이렇게 죽음 없이 아무런 목표를 세울 수 없는가
새리
4.0
얼마나 오랫동안 여성은 당연히 배제되어왔는지를 알고싶다면 햄릿을 읽어라. 고전을 읽어온 인간에 여성은 포함되지 얂는다.
Miri
4.5
근데 햄릿 읽을때마다 느끼는건데 오필리어는 햄릿의 연인임이 확실한가(?????) 내 게이더에 이상이 있는거냐 나만 햄릿이 호레이쇼랑 짝짝꿍하는걸로 보임? 진짜 서로 관심 1도 없어보이는뎈ㅋㅋㅋㅋㅋㅌ 오필리어는 햄릿때매 개빡쳐서 돌아버렸고 화병나서 주근듯... 글구 솔직히 클라우디우스보다 햄릿이 더 나쁜놈임 ㅜㅜ 아그리구 또 민음사판 번역 좀 거시기(...)한게 생식기를 왜 그렇게 표기했지... 어감 존나이상해.. 보쥐 자쥐라니... 아니 신경 안쓰려고 해도 존나 걸린다고... 솔직히 그거때매 존나 신경쓰여서 그페이지만 5분넘게 못넘김... 순간 내가 생각하는게 맞나 몇번 고민하다가 다른뜻이 있나? 하면서 찾아봤는데 민음사판 읽으면서 그부분에서 걸려서 책장 못넘긴 사람 꽤 많던뎈ㅋㅋㅋㅋㅋㅋ의도가 뭔지 모르겠음.. 뭐 희곡이라 시적허용 같은거냐 역자님의 언어구사력을 의심하는건 아니지만 왜 굳이 그렇게 해야했나 증맬루 순수하게 넘 궁금하다... 추측을 해보자면 햄릿이 오필리어를 희롱하는 상황이라 더 극대화시키려고 미친척 한거냐 진짜 이거 아니고서는 안떠오른당. 21세의 순수한 언어적 호기심으로 이르노니 민음사와 역자는 공식입장을 내놓아라....보주ㅣ와 자쥐의 굴레에서 날 좀 꺼내주샘
박유민
4.5
햄릿이 미친 이유는 의심해서가 아닌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대해
4.0
기어이 햄릿을 읽고 말았구나, 목에 가시처럼 남아 있던 고전. 울주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 얄팍한 책은 수백, 수천의 손길이 닿은 듯 하다. 민음사판, 표지 그림, 물위에 떠 있는 오필리아의 모습이 애잔하다. 이 작가의 위대한 점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추었다는 데 있다. 당대에 딱맞는 전형성의 탐구. 쉽지 않은 일이다 22 0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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