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에 가끔만 놀러와

고선경 · Essay
252p
Where to buy
content
Rate
Comment
More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 출간 이후 뜨겁게 주목받으며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고선경의 첫 산문집 『내 꿈에 가끔만 놀러와』가 출간되었다. 시인이 수년간 블로그에 연재해온 일기와 때때로 기록한 메모에 새로 쓴 원고들을 더해 엮은 이 책에는 이십대 청년으로서 그가 줄곧 그려온 알록달록한 마음의 무늬들이 담겼다. 심상한 듯하다가도 때때로 일상을 압도하는 고뇌, 등단을 준비하며 겪었던 자신과의 치열한 사투, 마침내 세상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시인으로 발돋움한 뒤에도 왜인지 사라지지 않는 내면의 괴로움이 두루 담겼다. 때때로 감당하기 힘들 만큼 거센 우울이 역풍처럼 찾아오지만, 그것에 함락당하지 않고 버텨내려 애쓰는 고선경만의 꼿꼿한 긍정의 자세가 글자의 틈새마다 시리게 빛난다. 모든 감정이 예민하고 생생하게 감각되는 시기. 삶의 가장 찬란한 구간을 통과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시시각각 실감하지는 못한 채로 스스로를 실컷 망쳐본 뒤에야 끝나는 청춘이라는 시절. 그 불완전한 삶의 구간을 고선경은 ‘꿈’이라는 단어로 빚어본다.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를 통해 “향기로운 헛것을 보여주고 싶다”(‘시인의 말’에서)며 황홀한 비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 주력했던 시인은 이번 산문집을 통해 “허무맹랑하고 허점투성이인, 불완전한, 우리 누구나 지닌 그 엉망진창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어지러운 꿈에 빗대어 털어놓는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페니키안 스킴> · AD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페니키안 스킴> · AD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들어가는 글 _005 1부 아침에 일기를 쓰는 건 기분에 좋다 분홍색 우산 장식처럼 _015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상 _016 아이셔 좋아해? _017 게임 오버가 떴을 때는 다시 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_021 젖은 머리카락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_025 내가 당신의 이웃이 아닐지라도 _026 Best Life _034 아침에 일기를 쓰는 건 기분에 좋다 _037 싫은 것을 생각하다가도 약해지는 마음 _040 가벼운 외출 _043 왜 나에게는 언제나 치사량인가 _045 도쿄 여행기 1 _049 도쿄 여행기 2 _056 속초 일기 _062 실은 열쇠 따위 필요하지도 않다 _066 2부 시는 써야겠고, 슬프네 하루살이가 알전구 주위를 맴돌고 _077 계절과 기분이라는 착각들 _078 좋아하는 걸 좋아하기를 멈추고 싶지 않았다 _082 등단 직전까지 쓴 일기들 _088 불이 꺼지기를 기다리며 더운 비를 맞고 서 있던 날들 _095 최선의 차선 _097 취중 진담이라는 농담 _100 긴긴 여름 _102 운명적 여름 _106 우리의 낭만이 같지는 않지만 _109 열세 살의 여름방학 _115 손거울을 꺼내 들여다보듯이 _119 나가이 오야스미 _120 날씨가 좋으면 슬픈 생각을 하게 되어 있다 _124 긴 여름 _125 3부 심장을 꺼내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 가능성 _129 백수일지 _130 나의 행운을 빌었다 그것이 세상에 쓸모가 있으리라 믿으면서 _136 죽지는 않겠지만 항복입니다 _142 희망하게 하는 희망 _145 영원성 _146 각자의 도시, 도시의 각자 _147 소진 앞에서 구차한 사람 _150 마음샌드는 안 먹어봤지만 마음이 샌드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좀 부담스럽다! _154 첫 시집 출간을 앞두고 _159 이상과 현실 _163 중학생의 기분과 귀여운 음식 _166 겨울보다 여름에 가까운 심장 _170 현실은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에요 _175 스티커를 붙이는 센스가 인생의 센스이기도 한 거다 _179 4부 그래, 이것을 첫눈으로 여기기로 한다 친구가 많다는 건 외롭지 않다는 게 아니라 내가 외로운 걸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 _185 가을볕에 물웅덩이 말라갈 무렵 _186 도쿄 산보 _188 네일이나 내일이나 _194 주인공은 망상가 _195 지구 일기 _199 이사 일기 _203 너무너무 보고 싶다 _209 어떤 블루스 _212 오산하에게 1 _213 오산하에게 2 _219 쿠마와 함께한 모든 시간 _225 이쯤에서 쿠마가 궁금할 여러분을 위해 _233 철 지난 커플 티셔츠는 잠옷으로도 입지 말 것 _234 첫눈이 내렸다고 한다 _238 끝나지 않는 여름 _244 나가는 글_249

Description

“너무도 찰나여서 영원에 가까운, 반짝반짝 허무한” 젊음이라는 새큼달큼한 시절에 관한 감각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첫 산문집!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 출간 이후 뜨겁게 주목받으며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고선경의 첫 산문집 『내 꿈에 가끔만 놀러와』가 출간되었다. 시인이 수년간 블로그에 연재해온 일기와 때때로 기록한 메모에 새로 쓴 원고들을 더해 엮은 이 책에는 이십대 청년으로서 그가 줄곧 그려온 알록달록한 마음의 무늬들이 담겼다. 심상한 듯하다가도 때때로 일상을 압도하는 고뇌, 등단을 준비하며 겪었던 자신과의 치열한 사투, 마침내 세상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시인으로 발돋움한 뒤에도 왜인지 사라지지 않는 내면의 괴로움이 두루 담겼다. 때때로 감당하기 힘들 만큼 거센 우울이 역풍처럼 찾아오지만, 그것에 함락당하지 않고 버텨내려 애쓰는 고선경만의 꼿꼿한 긍정의 자세가 글자의 틈새마다 시리게 빛난다. 모든 감정이 예민하고 생생하게 감각되는 시기. 삶의 가장 찬란한 구간을 통과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시시각각 실감하지는 못한 채로 스스로를 실컷 망쳐본 뒤에야 끝나는 청춘이라는 시절. 그 불완전한 삶의 구간을 고선경은 ‘꿈’이라는 단어로 빚어본다.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를 통해 “향기로운 헛것을 보여주고 싶다”(‘시인의 말’에서)며 황홀한 비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 주력했던 시인은 이번 산문집을 통해 “허무맹랑하고 허점투성이인, 불완전한, 우리 누구나 지닌 그 엉망진창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어지러운 꿈에 빗대어 털어놓는다. “뒤섞인 빨래와 읽다 만 책, 펼쳐진 노트북,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쳐진 베개, 수치심과 슬픔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던 이십대 초반의 자취방”처럼 어딘가에 도달하지 못한 채 미완의 느낌으로 남겨지는 것이 청춘의 특성이라면, 고선경은 그것을 샅샅이 뒤져보며 최대치로 감각하려는 자다. 주어진 것이 고통이라면 힘껏 아파하고, 즐거움이라면 어린아이처럼 기뻐할 줄 안다. 그러는 동시에 현실에 착실하게도 매여 있는 사람이다. 경제적인 문제에 골몰하며 생활을 꾸려나가는 와중 남겨둘 것과 떠나보낼 것을 꼼꼼하게 구별해낸다. 일상의 틈에서 작은 즐거움들을 건져내는 데 선수이며, 사랑과 우정을 지키느라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이 “요란하고 고요한 엉망진창” 속에서 부지런히 시까지 써내며 삶이 건조하고 척박한 것으로 방치되지 않도록 꾸준히 가꾼다. 이토록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점에서, 고선경이 그려내는 젊음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느끼는 현실 감각 그 자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