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최훈
3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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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라 불리는 별종들이 있다. 멀쩡한 책상을 앞에 두고 우리가 보고 있는 책상 따위는 없다고 하지를 않나, 거북이가 아킬레우스보다 빠르다고 하는 이들이다. 이런 철학자 한 사람이 이번에는 식탁 위의 음식들에 대해 시비를 걸고 나섰다. 대관절 우리 식탁이 어떻기에? 이 책은 채식주의, 정확하게 말해서 채식의 윤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 즉 ‘채식’이 왜 윤리적이란 말인가? 현직 철학교수인 저자는 이 질문을 심각한 철학적 난제로 다루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자신의 체험담에서 시작하여 채식의 윤리적 의미를 친절하게 이끌어낸다. 저자의 논지는 쉽다. 인간이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들에게 가하는 엄청난 고통 때문에 육식은 비윤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논지 위에서 잔인한 공장식 축산은 물론이요, 육식이 전 세계 기아인구에게 미치는 악영향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나아가 동물에 대한 차별이 인종차별이나 여성차별과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름이 없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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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철학자의 식탁에는 고민이 많다 1. 나의 식탁 변천사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이야기 / 습관을 따를 것인가, 앎을 따를 것인가 / 고기의 추억 / 위대한 결단 / “물고기만 먹어요” / 반쪽짜리 채식주의자 / 한국 사회에서 채식하기 / 채식주의 커밍아웃 2. 고기를 치워버린 사람들 고기를 먹으면 업이 쌓인다(인도의 종교들) / 더러운 고기는 먹지 않는다(중동의 종교들) / 고기 맛이 싫어서 안 먹어요(취향의 문제) / 몸에 나빠서 안 먹어요(건강의 문제) / 먹는 것에 무슨 윤리가 필요한가요 3. 옳고 그름의 문제 상식이 윤리가 될 때 / 동물이 불쌍해도 먹을 수는 있다? / 성차별주의와 인종차별주의 / 그렇다면 종차별주의는? /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 동물이 정말로 고통을 알까? / 물고기의 경우 / 무엇을 먹으라는 말인가 / 식물은 말이 없다 4. 인간이 외계인을 만났을 때 인간과 동물의 계약 / 동물들도 서로를 잡아먹는데 / 고기 먹는 것이 자연스럽다? / *외계인과의 대화 - 쉬어가는 이야기 5. 고통의 해부학 잡아먹히고 싶은 동물 / 동물이 공포를 느낄 때 / 도살장, 지옥보다 더한 곳 / 고기를 찍어내는 공장들 6. 지옥에 갇힌 동물들 소들의 지옥 / 돼지들의 지옥 / 닭들의 지옥 / 구제역 사태를 생각한다 7. 육식이 인간을 망친다 나의 고기는 당신의 굶주림 / 똥과 트림으로 바꾼 밀림 / 고기, 먹을수록 해롭다 8. 아직도 남은 문제들 고통 없이 기른 고기 / 천수를 누리지 못하는 동물들 / 사람을 일찍 죽이는 것이 나쁜 철학적 이유 / 동물을 일찍 죽이는 것이 나쁜 철학적 이유 / 실험실고기를 만들 수만 있다면 / 진보적 채식주의자 되기 / 채식주의의 명인들 9. 채식, 초보부터 프로까지 윤리적으로 생산된 고기 먹기 / 플렉시테리언 / 개고기 끊기 / 비덩주의 / 새와 물고기만 먹기 / 물고기만 먹기 / 락토-오보 채식주의 / 완전 채식주의 / 프루테리언 10. 채식 Q&A 에필로그 참고문헌

Description

고기를 굽기 전, 우리가 꼭 생각해봐야 할 철학적 질문들 ‘철학자’라 불리는 별종들이 있다. 멀쩡한 책상을 앞에 두고 우리가 보고 있는 책상 따위는 없다고 하지를 않나, 거북이가 아킬레우스보다 빠르다고 하는 이들이다. 이런 철학자 한 사람이 이번에는 식탁 위의 음식들에 대해 시비를 걸고 나섰다. 대관절 우리 식탁이 어떻기에? 철학자는 우리가 하루도 빠짐없이 먹는 음식들에 대해 옳고 그름을 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정의롭고 올바른 밥상이 있고, 부당하고 잘못된 밥상이 있다는 것이다. 내 입맛에 맞거나 거슬리는 음식들, 건강에 좋거나 나쁜 음식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상식과 양심으로 조금만 반성해 보면 음식 뒤에 도사린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젯거리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고기’의 문제들이다. 이 책은 채식주의, 정확하게 말해서 채식의 윤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 즉 ‘채식’이 왜 윤리적이란 말인가? 현직 철학교수인 저자는 이 질문을 심각한 철학적 난제로 다루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자신의 체험담에서 시작하여 채식의 윤리적 의미를 친절하게 이끌어낸다. 저자의 논지는 쉽다. 인간이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들에게 가하는 엄청난 고통 때문에 육식은 비윤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논지 위에서 잔인한 공장식 축산은 물론이요, 육식이 전 세계 기아인구에게 미치는 악영향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나아가 동물에 대한 차별이 인종차별이나 여성차별과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름이 없음을 깨닫게 한다. 개인의 체험에서 보편타당한 철학으로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는 저자 자신의 체험에서 시작하는 책이다. 저자는 철학을 공부한 이래로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불일치에 대해 심각한 자기반성에 부딪힌 나머지 마침내 채식주의를 실천하기로 결심한다. 철학자답게 저자의 채식 결심은 가히 철학적이다.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누구나 자기에게 주어진 본성을 마음껏 누리며 살고 싶은 선호가 있다.”(101쪽 참고) “내가 고통 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남에게도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106쪽 참고) 이런 윤리학의 기본 명제들을 전혀 반박하기 어렵다면 당연히 생활에서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채식 동기였다. 이후 저자의 행동거지는 가관이다. 고기에 대한 미련을 끊지 못해 갖은 핑계를 만들어 고기에 손을 대고, 채식 실천에 거의 성공했다 싶으면 다가오는 주변의 유혹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공감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이런 솔직한 고백을 통해서 채식이란, 그리고 윤리적 반성이란, 한밤중에 잠 못 자는 철학자만이 아니라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씨름할 만한 보편타당한 문제임을 깨닫게 한다. 아울러 한국 사회에서 채식과 같은 윤리적 결단을 지키기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자신을 본보기삼아 보여준다. 우리가 고기를 포기해야 하는 2가지 이유 채식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저자의 눈물겨운 고백담에 이어, 우리는 준비운동 삼아 채식의 여러 가지 동기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읽을 수 있다. 요컨대 전 세계 채식가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종교, 취향, 건강에 따른 채식들은 진정한 채식주의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채식주의는 신념이나 취향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개인적 선택일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윤리적으로 옳기 때문에 고기를 포기하는 것은 진정한 채식주의라 할 만하다. 자신의 올바름을 주장할 수 있는 채식주의, 보편타당성을 갖는 채식주의가 아니라면 그것은 그냥 개인의 기호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 생각이다. 여기에는 감성이라는 불안정한 토대를 떠나 이성적 사고와 반성에 의해서만 윤리는 탄탄한 기초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이상 제2장 참고) 저자는 채식주의가 보편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 근거로 2가지를 든다. 첫째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 옳지 않은 것과 똑같이 동물차별(종차별, speciesism)도 옳지 않다는 것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 능력이 모자란다는 이유, 차별은 신이 정해준 것이라거나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정당화되어 왔지만, 그 논리적 근거는 매우 허약한 것임이 이미 드러나 있다. 만일 그런 차별이 옳다면 갓난아이나 중증 정신장애자와 같은 ‘가장자리 인간’에게도 차별이 정당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동물을 먹듯이 그들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동물을 인간과 같이 대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흑인도 피곤하면 버스에 앉을 수 있듯이 동물도 그들이 가진 본성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자는 얘기이다.(97~104쪽) 채식주의가 보편타당한 윤리일 수 있는 두 번째 근거는 ‘고통’에 있다. 모름지기 윤리학은 만인의 행복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모색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에서는 행복의 총량이 확보되기만 한다면 행복과 불행의 양극화나 약자의 손해는 방치할 수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따라서 거꾸로 약자가 당하는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침해의 최소화 원칙’)이 윤리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128쪽 참고) 고기를 먹지 않는 것, 동물의 고통을 줄이자는 것은 바로 이런 토대를 가진 주장이다. 고통은 누구의 고통이건 다 같은 것이고, 나의 고통만큼 남의 고통을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윤리적이다. 채식주의가 반려동물 애호와 꼭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 여기에서 생긴다.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서 여전히 고기를 찾는 태도는, 동물의 고통을 줄이겠다는 윤리적 태도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91~96쪽 참고) ‘윤리’란 사실 자체에 머무르지 않는 태도 우리가 채식을 실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윤리적 능력의 차이를 들 수 있다. 고기애호가들은 동물들끼리 흔히 그러하듯이 인간도 동물을 먹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운다. 저자는 윤리란 사실 판단(to be)을 받아들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당위(have to)를 설정하는 데 있음을 명심하라고 말한다. 동물이 서로를 해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인간에게는 얼마든지 대안이 있고 윤리적 판단력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동물에 대한 인간의 우월성을 인정하면서도 채식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여기서 채식이 건강에 나쁘다든지 하는 이유는 한 번도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못한 가설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제4장 참고) 4장에서 저자는 이제까지의 설명을 재미있는 비유 한 가지를 통해 요약해서 풀어낸다. 인간보다 힘과 지능이 월등하게 뛰어난 외계인, 가령 에일리언들이 나타나서 인간이 동물을 잡아먹듯이 인간을 잡아먹는다면? 황당한 가정이지만 철학자들이 일쑤 제시하는 사고 실험이다. 인간이 동물의 고기를 먹기 위해 드는 근거들, 즉 지능과 능력의 차이, 종적인 구별, 입맛과 식감, 지구의 지배자 등등 모든 논거는 똑같이 에일리언들이 사람을 먹는 근거로 들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이런 비유를 통해 철학자의 눈높이에서 채식주의 논지를 훨씬 즐겁게 이해할 수 있다.(146~157쪽) 우리의 육식이 공장식 축산, 지구적 기아를 부른다 채식주의의 윤리적 토대는 종차별의 부당함과 고통의 문제에서 모두 설명되었지만, 오늘날 빠트릴 수 없는 문제들이 또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공장식 축산으로 인해 동물들이 더욱 고통을 겪고 있고, 이런 사육방식이 세계 최빈국의 기아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물의 고통이나 동물에 대한 차별이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 직접적인 윤리적 이유라면, 공장식 축산과 인간의 굶주림 문제는 간접적인 윤리적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리가 잘린 채 A4 반 장 크기에서 일생을 보내는 닭들, 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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