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분 생활자

김혜지 · Essay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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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의 일인 라이프. '혼자'라는 것은 꼭 '집에서 나 혼자 산다'는 의미 외에도 혼자 무엇을 해내고 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고 사람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는 혼자의 영역을 의미하기도 한다. 90년대생인 저자는 지방에서 혼자 올라와 서울에 산 지 딱 10년째다. 어떨 때는 친구와도 살았고 어떨 때는 잘 모르는 사람과도 살았고 대부분은 혼자 살았다. 2평짜리 고시원에서도 살았고 4평짜리 다세대주택 원룸에서도 살았고 5평짜리 다가구주택 옥탑방에서도 살았다. 저자는 취준생, 망해버린 창업, 불안정한 고용 형태, 반복되는 1년짜리 월세살이, 얼마 되지도 않은 월급, 열악한 곳에서 혼자 사는 여성 등 N포 세대가 겪을 수밖에 없는 거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그렇게 혼자 산다는 감각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겪은 여러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별별 집에서 살다 보니 별별 일을 다 겪었는데, 얇은 벽 사이로 이웃 어른의 방귀 소리까지 들릴 때는 분노가 치밀었다가 집 전체를 오롯이 자신의 취향의 공간으로 꾸밀 때는 행복한 집순이가 되기도 했다. <일인분 생활자>에는 90년대생 저자의 일인 라이프와 그 라이프를 통해 느낀 개인적인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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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작가의 말 · 005 1장 - 혼자 살지만, 혼자 사는 것 같지 않은 지옥고는 멀리 있지 않았다 ? 013 4평짜리 집을 구하는 데 영혼까지 털렸다 ? 021 이케아 세대의 가구 들이기 ? 030 왜 섬에 살아? ? 038 내 집을 위한 기술들 ? 046 옆집 사람의 출근 시간은 내 모닝콜 ? 053 원룸에서 투룸으로 ? 060 2장 - 요즘 것들의 일인 라이프 욜로의 라이프는 없다 ? 069 N잡러를 꿈꾸는 당신에게 ? 077 이런 결혼이라면 ? 085 결혼하지 않아도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있을까? ? 092 홀로움에 대하여 ? 099 엄마가 아는 나는 이제 없다 ? 106 할머니, 엄마, 딸의 몫이었다 ? 113 나도 나이가 든다면 ? 120 3장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인분 취미는 요가 ? 129 막장도 혐오도 없는 친구를 만났다 ? 137 구몬 성인 중국어를 시작했다 ? 145 가을 백패킹의 매력 ? 153 배달 음식의 플라스틱에 죄책감이 든다면 ? 160 나의 귀찮고 쓸쓸한 냉장고 ? 168 반려식물을 들이기 전에 ? 177 4장 -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게 좋다 여자라서 못할 것 같나요? ? 187 혼자서 하는 여행 ? 194 나를 지켜보는 공포 ? 202 당신의 오지랖은 친밀함의 증거일까? ? 210 소개팅남은 징징대기 시작했다 ? 217 자위하세요? ? 223 생리컵을 고를 수 있는 권리 ? 230

Description

90년대생의 일인 라이프 “혼자서 잘 먹고 잘 사는 중입니다” ‘혼자’라는 것은 꼭 ‘집에서 나 혼자 산다’는 의미 외에도 혼자 무엇을 해내고 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고 사람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는 혼자의 영역을 의미하기도 한다. 90년대생인 저자는 지방에서 혼자 올라와 서울에 산 지 딱 10년째다. 어떨 때는 친구와도 살았고 어떨 때는 잘 모르는 사람과도 살았고 대부분은 혼자 살았다. 2평짜리 고시원에서도 살았고 4평짜리 다세대주택 원룸에서도 살았고 5평짜리 다가구주택 옥탑방에서도 살았다. 저자는 취준생, 망해버린 창업, 불안정한 고용 형태, 반복되는 1년짜리 월세살이, 얼마 되지도 않은 월급, 열악한 곳에서 혼자 사는 여성 등 N포 세대가 겪을 수밖에 없는 거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그렇게 혼자 산다는 감각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겪은 여러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별별 집에서 살다 보니 별별 일을 다 겪었는데, 얇은 벽 사이로 이웃 어른의 방귀 소리까지 들릴 때는 분노가 치밀었다가 집 전체를 오롯이 자신의 취향의 공간으로 꾸밀 때는 행복한 집순이가 되기도 했다. 『일인분 생활자』에는 90년대생 저자의 일인 라이프와 그 라이프를 통해 느낀 개인적인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인분 생활자의 라이프는 한마디로 외롭고 쓸쓸한 홀로움의 연속이었다. 직방과 다방과 피터팬 같은 철새들 사이에서 유명한 부동산 직거래 앱과 사이트를 틈틈이 접속하고, 4평짜리 집을 구하는 데 영혼까지 다 털리고, 집 안 수리 ‘만렙’이 되기 위해 기술을 터득하고, 방음이 되지 않아 옆집 사람의 출근 시간이 자신의 모닝콜이 되고, 생계를 위해 N잡러가 되고, 가성비 최고의 DIY 가구를 조립하고, 부동산 실장의 넉살 좋음을 가장한 무례함과 모호한 희롱에 입을 닫고……. 그러나 저자는 돈도 많이 못 벌면서 꾸준히 해외여행을 다니고 몸에 타투를 하고, 비혼은 아니지만 결혼할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한 직장에서 평생 같은 일을 하며 사는 걸 상상하기 어렵고, 타인에게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 대신 “애인 있어요?”라고 묻는다. 적금을 꼬박꼬박 드는데 엄마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준비라고 알지만, 사실은 그 돈으로 언젠가 갈지도 모를 세계 여행을 꿈꾸고 있다. 옆집 남자의 방귀 소리는 듣기 싫어!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집이야말로 가장 혼자다울 수 있는 공간이다. 작지만 자신의 취향이 묻어날 아기자기한 방, 아무도 간섭할 수 없고 애인을 불러 데이트도 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혼자 사는 2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지옥고라는 신조어처럼, 반지하?옥탑방?고시원은 말 그대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아니다. 애초에 사람이 머물고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는,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없는 집이다. 지옥고는 20대의 주거 현실을 기가 막히게 보여준다. 법에서 정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살거나 고시원, 비닐하우스, 반지하 등 집 같지도 않은 집에 혼자 사는 청년이 서울에는 셋 중 하나꼴이란다. 사람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잠만 자는 공간도, 먹기만 하는 공간도 아니다. 집은 자고 먹고 쉬고 충전하고 노래도 듣고 섹스도 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옥고에서는 옆방 남자의 신음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어야 하고, 해도 들지 않아 밤인지 아침인지 구분되지 않는 시간을 맞이해야 한다. 어쩌면 홀로 지옥고에 사는 20대에게는 집이 채워줄 수 있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사치일 테다. 내 돈 내고 사는데도! 컨테이너 박스를 임의로 두 방으로 나눈 옥탑방에서 살던 저자는 이웃 어른이 자기 방에서 방귀를 뀔 때마다 그 소리를 들어야 했다. 너무 황당하지 않은가. 어떻게 다른 소리도 아니고 방귀 소리가? 방귀 뀌는 소리 외에도 이웃 어른이 친구와 전화하는 소리며 가끔 방으로 올라오는 손주들 소리며 그 많은 옆집의 소음을 듣고 있자니, 저자가 엄마한테 이웃 어른을 욕하던 전화며 애인과 ‘꽁냥’댔던 소리며 모든 게 아득해졌다. 분명 혼자 사는 게 맞는데, 혼자 사는 것 같지 않은 홀로살이였다. 요즘 것들의 일인 라이프 욜로족이란 미래 따윈 괘념치 않는, 대책 없고 철없는, 소비에만 빠진 20대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알려졌다. 그렇다면 20대들의 인생은 얼마나 욜로다워졌을까? 이들은 월급의 일정 금액을 저축하고, 월세와 통신비를 꼬박꼬박 내느라 남는 돈이 그다지 없는 평범한 사회 초년생들이다. 사고 싶은 비싼 물건이 있다면 조금씩 돈을 몇 개월간 모아 구매한다. 가끔 눈치 보며 휴가를 며칠 내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한참은 일상이 궁핍해지기도 한다. 누구는 1년마다 돌아오는 페스티벌에 가기도 한다. 남미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말고, 자라섬에서 하는 그런 페스티벌을. “저희 ○○○와 □□□는 각자의 커리어를 존중하고 응원하며, 서로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신부와 신랑이 함께 성혼 서약서의 구절을 읽자마자 양쪽 테이블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지금까지의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동등한 만남이 아닌 집안 대 집안으로 보는 사회적 관습과 하나됨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지워짐’이었다. 20대들은 여성이 남성의 집으로 편입되지 않는, 다시 말해 여성 역시 주체적일 수 있는 결혼식, 또한 사랑하는 개인과 개인이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결혼식을 꿈꾸기 시작한다. 엄마가 말하고 있는 딸은 지금의 딸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의 딸이다. 고등학생 이후 성격과 가치관이 크게 바뀌었지만, 엄마에게 딸은 고등학생 때쯤의 딸로 머물러 있다. 스무 살 때는 이런 사람이었다가 스물한 살 때는 저런 사람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스물다섯 살 때와도 아주 다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과 신념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지를 공유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각 잡고 하는 이야기보다 일상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한때 자신을 제일 잘 알았고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과 맞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 된 건 슬픈 일이다. 나의 귀찮고 쓸쓸한 푸드 넷플릭스는 맞춤형 드라마를 장르별로 소재별로 여럿 제공할 수 있어 아주 매력적이다. 큰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해준다. 넷플릭스가 추천해준 대부분의 콘텐츠는 소름 돋도록 아주 재미있어 할 콘텐츠들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고정된 성 역할, 이성애 중심적인 스토리, 성소수자 희화화, 각종 성별 고정관념 등 불편한 지점들이 그나마 한국의 콘텐츠에 비해 덜하다. 또 콘텐츠의 질과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넷플릭스 4인팟은 한 달에 3,000원 정도다). 아무래도 가성비를 많이 따지는 20대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콘텐츠 제공은 매우 매력적이다. 해가 조금씩 지면서 하늘이 붉은빛에서 푸른빛으로 변해간다. 약간 서늘하면서 고소한 가을 냄새가 난다. 조그마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텐트 위에 걸어둔 가스 랜턴 심지가 타닥타닥 예쁜 빛을 내며 타들어가고 있다. 간단히 만든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먹으면서 혼자 생각에 빠지거나 혹은 동행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도시보다 빨리 떨어진 해와 와인에 약간 졸리다. 취기도 살짝 돈다. 아까 낮에 맥주를 마시고 햇볕을 받으며 낮잠도 잤지만, 조금 쌀쌀한 텐트 안 침낭 속으로 쏙 들어가 책을 몇 페이지 읽다 까무룩 잠든다. 가을 백패킹은 새로운 영감을 주는 이벤트가 되어 소중한 시간이 된다. 쿡방 열풍은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넘쳐난다. 3분 내외의 짧은 영상에 눈이 즐겁다. 쉬운 집밥 요리 레시피를 담은 영상도 차고 넘친다. 주변의 온갖 영상이 필사적으로 재료를 씻고 자르고 데치고 냄비 뚜껑을 닫고 있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일인분짜리 음식을 요리하는 일이다. 아무리 식재료 양을 어림잡아 적게 사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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