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너구리5.0유리를 사이에 둔 입맞춤처럼, 닿을 수 없는. 증권 거래소는 그 자체로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공간이다. 주식 시장과 인간관계는 비슷할 게 없어 보이지만, 둘의 성질은 완벽히 일치한다. 주식의 등락처럼, 인간의 감정과 관계도 일시적이며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다. 이렇게 탁월한 배경 설정만으로 영화는 관객에게 핵심을 암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고, 카메라는 그들이 한때 머무른 장소들을 천천히 비추며 끝을 맞는다. 인물들이 부재한, 빈 공간의 이미지들은 그곳에서 함께 나누었던 감정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남긴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보여준다. 공간은 시간의 흔적을 품지만, 차가운 도시 속에 인간의 감정은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영화의 원제인 ‘L'eclisse‘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에 깊이 접근하지 못하고, 잠깐의 사랑만이 그 빛을 내다가 곧 사라진다. 일식의 순간, 태양과 달은 서로 맞닿은듯 겹쳐 보이지만, 실제로 둘은 아득히 멀리 떨어진 존재다.Like103Comment1
Ordet5.0모던 시네마의 기념비적인 걸작. 안토니오니의 최고작이라고 할 만하다. 증권 거래소 시퀀스 전체와 엔딩 부분에서의 몽타쥬 시퀀스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들이다. <태양은 외로워(일식)>을 통해 안토니오니는 멜로드라마를 혁신하고 추상화의 수준까지 나아간다.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된 화법으로 관계의 소멸을 그려낸다. 안토니오니는 <일식>에서 영화 속에 무드를 만들어내고 공간 미학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영화 사상 최고의 감독 이라고 해도 무방할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왕가위의 걸작 <화양연화>는 명백히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왕가위가 <일식>의 엔딩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고 새삼스럽게 다시 이 질문을 하게 된다. 영화란 무엇인가.Like33Comment0
Jay Oh4.0참을 수 없는 고독의 가벼움. 시작과 끝을 어우르는 침묵이 와닿았다. A loneliness as natural as the sun, seldom concealed fully.Like32Comment0
Cinephile4.5그 어떤 감정의 소통도 결국 실존할 수가 없는 정서적 황야에서 남녀의 정사는 그저 잠시 자리를 채우고 사라질 자연의 일부이다. 소유하는 것이 곧 목적인 경쟁 사회에서 남겨질 소통의 미학은 이 영화가 쓸쓸히 담은 허무함을 관객으로서 공유하는 것이다.Like26Comment1
idaein3.5단순히 남녀가 서로 알아가는 과정보다는 외롭고 고독한 감정을 더 자세히 표현한 영화인데 그러다보니 흐름이 참 느슨하고 그만큼 지루하긴하다. 근데 난 또 그런 흐름에 나도 모르게 빠져버린듯하다.Like21Comment0
볶음너구리
5.0
유리를 사이에 둔 입맞춤처럼, 닿을 수 없는. 증권 거래소는 그 자체로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공간이다. 주식 시장과 인간관계는 비슷할 게 없어 보이지만, 둘의 성질은 완벽히 일치한다. 주식의 등락처럼, 인간의 감정과 관계도 일시적이며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다. 이렇게 탁월한 배경 설정만으로 영화는 관객에게 핵심을 암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고, 카메라는 그들이 한때 머무른 장소들을 천천히 비추며 끝을 맞는다. 인물들이 부재한, 빈 공간의 이미지들은 그곳에서 함께 나누었던 감정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남긴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보여준다. 공간은 시간의 흔적을 품지만, 차가운 도시 속에 인간의 감정은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영화의 원제인 ‘L'eclisse‘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에 깊이 접근하지 못하고, 잠깐의 사랑만이 그 빛을 내다가 곧 사라진다. 일식의 순간, 태양과 달은 서로 맞닿은듯 겹쳐 보이지만, 실제로 둘은 아득히 멀리 떨어진 존재다.
STONE
4.5
뜨거운 향락 아래에서 차게 식는 순간들이 생생하다.
Ordet
5.0
모던 시네마의 기념비적인 걸작. 안토니오니의 최고작이라고 할 만하다. 증권 거래소 시퀀스 전체와 엔딩 부분에서의 몽타쥬 시퀀스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들이다. <태양은 외로워(일식)>을 통해 안토니오니는 멜로드라마를 혁신하고 추상화의 수준까지 나아간다.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된 화법으로 관계의 소멸을 그려낸다. 안토니오니는 <일식>에서 영화 속에 무드를 만들어내고 공간 미학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영화 사상 최고의 감독 이라고 해도 무방할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왕가위의 걸작 <화양연화>는 명백히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왕가위가 <일식>의 엔딩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고 새삼스럽게 다시 이 질문을 하게 된다. 영화란 무엇인가.
Jay Oh
4.0
참을 수 없는 고독의 가벼움. 시작과 끝을 어우르는 침묵이 와닿았다. A loneliness as natural as the sun, seldom concealed fully.
휭휭
3.5
결국 그 자리엔 외로움만이
Cinephile
4.5
그 어떤 감정의 소통도 결국 실존할 수가 없는 정서적 황야에서 남녀의 정사는 그저 잠시 자리를 채우고 사라질 자연의 일부이다. 소유하는 것이 곧 목적인 경쟁 사회에서 남겨질 소통의 미학은 이 영화가 쓸쓸히 담은 허무함을 관객으로서 공유하는 것이다.
idaein
3.5
단순히 남녀가 서로 알아가는 과정보다는 외롭고 고독한 감정을 더 자세히 표현한 영화인데 그러다보니 흐름이 참 느슨하고 그만큼 지루하긴하다. 근데 난 또 그런 흐름에 나도 모르게 빠져버린듯하다.
JH
3.5
사랑의 다름을 알게 된 순간, 우리가 헤어져야 할 바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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