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샌드

샌드

10 month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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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heaven (原題)

映画 ・ 2025

비디오 대여점의 탄생과 부흥, 쇠락과 소멸의 과정을 대략 한 200여 편 정도로 보이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취합하고 나열하면서 선별한 작품 속에서 비디오 대여점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마치 두꺼운 책을 영상으로 읽는 듯한 작품입니다. 실제 영감을 받은 책이 있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을 따온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영화만 놓고 본다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공들여 온갖 노력으로 만들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개요를 훑은 뒤 그다음엔 본격적으로 앞서 했던 것을 하나하나 자세히 파고 들어가는데, 익히 아는 작품부터 이걸 어떻게 찾았나 싶은 한 컷의 작품까지 정말 비디오 대여점이 나오는 영화는 죄다 모은 거 아닌가 싶을 만큼 별별 영화를 짜깁기해 흥미롭게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레이션으론 연출자의 생각을 담아내는데, 비디오 대여점의 흥망과 매체 소비의 변화를 단순한 시장과 경제 논리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들어가 문화를 만들고 소비하는 사람이 각자와 서로 만드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 뻐근하지 않고 내내 공감을 만드는 유머가 가득합니다. - 저는 이 작품을 <페이브먼트(들)>에 이어서 보는데, 음악 덕질에 이어 이번엔 영화 덕질에 관해 만든 다큐멘터리라 양쪽이 비슷해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두 작품 모두 깊게 들어가진 못해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재가 마냥 반가운 게 아니라 이미 아는 걸 또 읊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한다는 단점 역시 있습니다. 대신 두 작품 모두 뭔가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의 정성이 가득 담긴 가상한 노력의 편집술에 푹 빠져 보기에는 좋습니다. 물론 재밌는 작품이지만 분명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영화의 큰 허들이 되는 건 맞습니다. 그만큼 담고 싶은 작품을 모두 담으려다 보니 하도 많아서 반복과 잉여물도 많아 영화에서 재밌는 파트만 따로 뽑아 한 시간 정도 줄였으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작품이 됐을 텐데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근데 특성상 모든 작품을 쑤셔넣는 게 이 영화를 구상하는 처음이자 끝이겠다는 생각 역시 있어 긴 시간을 오직 장점이라 말할 순 없겠습니다만 왜 길어야 했는지에 대해 납득은 됩니다. - 영화를 보다 보면 대부분 다 기억에서 사라지는데 영화가 중요하게 짚는 작품은 한번 다시 보거나 새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원들>, <비카인드 리와인드>, <와칭 디텍티브>, <워터멜론 우먼>, <나는 전설이다>가 그랬습니다. 특히 <나는 전설이다> 같은 경우엔 분명 중요한 장면인데 시간이 지나 저런 장면이 있었다는 걸 잊었을 정도인데 그걸 다시 되새기며 더 넓게 보도록 하는 지점이 유독 인상적이였습니다. 정말 하나하나 어떻게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나부터 시작해 어떻게 영감을 받아 하나씩 고르게 됐는지 궁금해져서 추가적으로 인터뷰나 GV같은 걸 찾아보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비디오를 대여하는 시대의 종말과 DVD를 구매하는 시대의 개막으로 사라져 버린 문화와 공간을 흥미롭게 부르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