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천수경

천수경

5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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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の日のように抱きしめて

映画 ・ 2014

平均 4.1

넬리의 친구 레네는 영어 노래를 틀어놓고 말한다. "독일어로 된 노래는 못 듣겠더라." 본인은 독일어를 하는 사람과 독일어로 대화를 하면서 독일어로 된 노래를 못 듣겠다니. 그 결연한 배척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죽도록 싫은데 그 나라의 노래를 들으면, 노래라는 건 아름다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순식간에 내 적개심을 허물어버릴 지도 모르니까. 라고 생각해버리면 독일어로 된 예술 따위는 가까이 가기가 무서웠을 것 같다. 단 1초라도 그 나라의 산물로부터 내 마음이 움직인다면 무언가를 크게 배반하는 일일테니. 넬리가 본인이 넬리라고 말하지 못한 건 어쩌면 더이상 넬리라고 느끼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래, 어떻게 수용소 후의 내가 수용소 전의 나와 같은 사람이겠어. 더이상 넬리는 없어. 나는 그 사람을 연기할 뿐이야-의 체념이 아니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서사에선 넬리가 연극을 하고 말고보다 결국 그 연극에서 감히 소품 취급했던 역사의 한 조각이 더 중요해진다. 네가 돈 때문에 넘어선 안 되는 선이 무엇이었는지, 먹고 살기 힘들어서 흐려진 판단력이 간과한 게 무엇이었는지 한 방 먹이는 데에 더 방점이 찍힌다. 넬리는 친구에게 진심을 털어놓기 전에 "불 켜지 마,"라고 한다. 현재의 새로운 얼굴을 보이기 싫어서였을까, 새 얼굴에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을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었을까. 그 두개가 다 합쳐진 것이 넬리였다. 둘 다를 상대의 시야에서 가려야 어느 것 하나로만 보이지 않을 걸 알아서 어둠 속에서 말하고 싶었으리라. 펫졸드 작품을 네편째 보니 이 감독이 사랑에 관해 갖는 견해 하나를 알 것도 같다. 사랑은 아름답고 개쩌는 추억 한 장면을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저 함께 일상을 헤쳐나가는 과정 그 자체에 스며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부부의 사랑에 관해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건 어느 날 특별한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라, 그저 함께 산책을 자주 했다는 점, 종종 함께 노래를 불렀다는 점, 조니가 넬리에게 구두를 선물해줬고, 넬리가 닮고 싶어서 화장까지 흉내낸 배우가 누구였는지 알고 있었다는 점 정도다. 넬리는 남편과 새로이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그의 입을 통해 듣는 과거의 평범했던 일상과 사랑에 빠진다. 둘의 사랑이 과거에서 더 나아갈 수 없는 건, 더이상 '함께 일상을 헤쳐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살 이유를 찾는 게 우선인 넬리와, 살기 위한 돈을 찾기 바쁜 조니의 길은 갈린 지 오래다. 어쩌면 한 명이 수용소에서 하루 더 보내기 시작한 그 날부터 갈렸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