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선율
7 years ago

ターシャ・テューダー 静かな水の物語
平均 3.9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하루를 헛되이 보냈다는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우발적으로 예매한 심야영화. 영화 시작부터 스크린에 가득 차는 눈부신 햇살 멋스럽게 칠이 벗겨진 의자와 빛바랜 커튼 테이블보 기름때가 탄 식기들 그리고 행복을 말하며 비둘기를 품에 안은 할머니는 세트장과 배우가 아닌 실제의 것들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내가 꾸던 꿈보다 더 꿈같은 현실이었다. 계절맞춰 만발한 꽃들 잔잔한 호수 흙에 들어가는 삽이 내는 소리 뒤뚱거리는 메기의 엉덩이 눈을 맞춰오는 개구리에 벅차오르다 영화관을 나오니 시월 첫날의 찬바람과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롯데 타워이다. 영화와 너무나 대비되는 나의 현실이다. 천국을 아주 잠시 엿보고 온 거다. 그래도 조금 돌고 돌아 결국은 그와 같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만 잠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