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식

영릉에서
平均 3.8
<영릉에서>는 내가 한국에서 최고 존엄으로 모시는 박솔뫼 선생님의 신작 소설집으로 올해 좋은 소설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ㅠㅠ 각각의 소설들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감동을 준다.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감탄하고 여기서 저기서 거기서 눈물 난 나는 단편 하나하나 길게 길게 말할 수 있다... 여기-지금의 나 그리고 내 눈앞의 현실에서 → 다른 시간과 장소와 사람을 동시에 꿈꾸며 한곳에 불러다 모으며 무한히 열린 가능성의 세계로. 현재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닌 지나간 이야기에서 다시 시작해 뭔지 모를 무언갈 찾아가는 이야기. 희미해지는 기억이 아닌 다채로워지는 현실. 또 다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러나 메타 버스는 아닌) 여기 소설들에는 인과관계와 갈등과 사건이 없다.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영화의 몽타주(편집) 같은 연결과 전환 어딜지 모르는 곳으로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문장의 흐름 세밀하게 조절되는 해상도 발상과 그걸 글로 풀어나가는 소설로 만들어내는 방식 이 움직임들을 따라 나가다 보면 책을 읽는 실시간의 재미와 기쁨이 무엇인지 새삼 알아채게 된다. (마치 테마파크) 세상을 어떻게 감각하고 무엇들을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떤 삶도 가능한지 머리 뚜껑 열어버리는 것 같고 너무나 아름다워 계속 (관념) 눈물 나고 영원히 읽고 싶은 그리고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소설집. 어디에서든 읽게 되면 알게 될 거야... 박솔뫼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