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추운공원

추운공원

10 months ago

4.0


content

World Premiere (英題)

映画 ・ 2025

이 영화를 보면서 나의 첫 워크샵 시사회 전 날을 떠올렸다. 영화과 2학년, 스물한살의 내가 카페 알바하면서, 엄마한테 찡찡대면서 긁어모은 200만원 들여서 찍은 첫 영화. 시사회 전 날 편집실에서 밤을 새면서 파이널컷과 시사실 화면을 왔다갔다 하느라 뜨거워졌다 식기를 반복했던 나의 외장하드. 컴컴한 편집실에서 들리는 키보드 소리들, 흡연구역에서 1시간에 한 번씩 마주쳤던 눈 밑이 퀭한 동기들. 전날엔 모든 게 아쉬웠다. 앞 구다리 좀 더 딸 걸, 사운드 잡음 들어보고 오케이할 걸. 딜레이 무서워서 애매한 컷들에 오케이를 냈던 나를 원망했다. 밤을 새서인지, 긴장감 때문인지 속이 울렁울렁거렸다. 내 영화만 개구린 것 같고, 스태프로 와준 선배들이 보러온댔는데 지금이라도 안틀면 안되나 생각할 즈음에 날이 밝았다. 몇 초의 블랙화면이 지나고 내 영화의 첫 장면이 나오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영화가 끝나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같았지만 이상하게 가슴 한켠이 벅찼다. 도저히 두 번은 못할 것 같았는데 이래서 선배들이 계속 영화를 찍는 걸까. 영화는 누군가에게 보여줌으로서 완성된다. 지금보면 모든 것이 웃기고 다 처음엔 똑같이 못하는데 뭘 그리 걱정했나 싶지만, 그 땐 그 구린 영화가 나의 최선이고 진심이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다. 결국 200만원짜리 영화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수준으로 나의 외장하드에 영원히 잠들어 있을 예정이지만, 나는 4학년이 되어서 다린이처럼 영화말고 다른 길을 가기로 선택했지만. 일학년 때 동경한 봉준호나 데이빗 핀처가 되지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영화는 별 게 아닐 수 없다. 보통 자기 객관화 안 된 채 영화 세상에 갇혀있는 영화에 대한 영화들을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참 귀여웠다. 누구에게나 별 게 아닐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