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상.

ライフ
平均 3.3
최고의 등산 드라마. 점점 산으로 간다. 올해의 용두사미 드라마 상이 있다면 명예 대상이다. 이 드라마가 산으로 간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 너무 많은 사건, 그리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다. 준비는 열심히 한 것 같다. 취재가 철저 했는지 실제 병원에서 있음직한 사건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사소할 수 있는 비현실적 설정이 오히려 눈에 띄는 부작용을 낳았다. 예를 들어서 펠로우인 예진우가 그렇게 병원을 쑤시고 다니는 설정이 다른 드라마라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는 그 것조차 거슬리게 된다. 총괄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법에도 맞지 않은 구조조정이라 할지, 의료법에도 맞지 않게 비의료인이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는 설정 등 현실적인 척하는 드라마라서 더 걸린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잘 엮는다면 매력이 되지만 실패했다. 오세화 원장은 특히 그 것을 잘 보여준다. 원칙주의자이며 엘리트주의자이지만 그 설정만 있었을 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주경문 과장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설정을 벗어나는 그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예진우도 마찬가지다. 선우의 갈등을 보여주기 위한 기능적 도구 이상을 못보여준다. 이노을은 어떠한가 평면적이며 기능적 소구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특히나 너무도 전형적이다. 구승효도 의뭉스러움을 가지고 시작하는 캐릭터이지만 그 의뭉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조승우라는 배우의 힘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고 구승효를 만들어냈다. 물론 그 덕에 이동욱의 연기력은 탈탈 털린다. 떡밥을 던지지만 잘 회수하지 못했다. 시작과 함께 이보훈 원장이 죽는다. 대단히 의심가는 상황을 만들지만 마지막에서도 역시나 의뭉스럽게 끝맺음을 낸다. 떡밥만 던졌을 뿐 답이 없다. 그렇다고 그 떡밥이 이어질 기미도 없다. 그렇다고 맥거핀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중요하다. 중간에 일어난 오세화 원장의 실종도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이 갑자기 없어지더니 어느 날 다시 나타난 후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하고픈 이야기는 많았다. 그리고 수많은 인물이 많은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너무도 쉬운 길을 택한다. 대사로 의사의 도덕, 기업의 책무, 의료인의 책무 등을 연설한다.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전개했으나 수습하는 법이 막연하니 그저 대화로 퉁친다는 느낌이다. 보여주기보다 말하기라는 쉬운 길을 택한다. 그렇다고 열린 결말의 느낌도 아니다. 판을 벌리고 열린 결말이라면 다음에는 하는 기대가 있겠지만. 어정쩡한 수습만 있었다. 멜로도 마찬가지다. 구승효와 이노을, 최서현과 예진우의 로맨스 모두 단순한 곁가지다. 병원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맥이 풀리며 그다지 어울리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멜로가 이들에게 위기를 주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급격한 심정의 변화를 만들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주요 이야기에서 중요한 척하지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수연 작가의 전작인 <비밀의 숲>과 당연히 비교할 수밖에 없다. <비밀의 숲>이 황시목 원톱을 중심으로 확실하게 이야기를 잡았다면, <라이프>는 너무도 많은 인물이 축을 잡는다. <비밀의 숲>이 철저히 미스터리였다면, <라이프>는 정치, 메디컬, 멜로 등 너무도 수많은 사건이 나온다. 하나의 사건만 다루었다면 너무 많은 사건을 다룬 것도 문제다. 시작은 거창했으나 끝 마무리는 허망한 그런 드라마의 전형이다. 결국 남는 것은 조승우라는 배우 뿐인 드라마. [2018. 09. 12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