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씨에이

Teatime with Mr. Park (英題)
平均 3.3
7.8/아마 마지막 장면에서 쿵짝쿵짝 요지경스러운 음악과 우스꽝스러운 효과음이 흘러나왔다면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순식간에 코미디 장르로 바뀌었을 것 같음. / 부부 사이의 다정하고 흔한 대화에서 점점 의도를 알아채기 어려운 농담이 나오더니, 급기야 그 의미까지 불분명한 이야기를 한 쪽이 별 일 아니라는 듯 되게 일상적인 톤으로 미소를 지으며 뱉어냄. 중간중간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는 영길의 표정을 곁들이면서. 그렇게 서서히 둘 사이의 공기가 무너지다가 절정에 이른 순간 정희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울려퍼지고, 화면 뒷편에 서있던 의문의 사람들이 등장하더니, 이젠 정희가 앞서 영길이 하고있던 그 소름돋는 썩은 동태 눈깔을 하고 있음. / 보아하니 대화의 내용을 꾸역꾸역 해석하기보단 의도적으로 이질감과 위화감, 미스터리와 긴장감 등을 느끼도록 꾸며낸 독특한 연출방식에 더 집중하는 게 좋을 듯한 작품임. 흑백화면과 문어체스러운 어색한 대사, 그리고 후시녹음을 한듯 미세하게 싱크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까지. 이런 식의 고전영화적인 형식을 도입한 연출이 뜻밖에도 영화의 미스터리 스릴러 분위기를 짙게 깔아줬음. / 중간중간 박영길 씨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여줄 때마다 흠칫했고 위화감 또한 느껴졌음. 마치 눈동자를 시커멓게 칠해 놓고 눈 주위의 피부를 고정시켜 놓은 듯 미동도 없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그 눈빛이 소위 썩은 동태 눈깔을 보는 듯 차갑게 느껴졌음. 이양희 배우의 얼굴 자체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이 영화 속 정면샷에서의 얼굴은 유독 오싹하고 두려웠음. 일상적인 대화 도중에 등장하는 이 정면샷들이 안 그래도 그런 류의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위에서 영화의 미스터리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주는 느낌이었음. / [26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20220717/코리안 판타스틱: 단편3/웨이브 온라인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