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리

鵞鳥湖の夜
平均 3.3
실수로 경찰을 살해한 뒤 경찰과 조직 모두에게 쫓기게 된 바이크 조직원 쩐웅 저우는 휴양지인 '와일드 구스 레이크'로 향하고, 그곳에서 자신을 도우러 왔다는 의문의 여성을 만난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익숙한 중화권 누아르 영화처럼 느껴진다. 영화를 보다보면 80년대의 오우삼부터 왕가위까지, 홍콩 감독들의 영향이 짙게 느껴진다. 동시에 풀숲에서 등장하는 호랑이 등의 동물을 클로즈업한 숏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을, 바이크 조직이 모인 장면에서는 떼거지로 몰린 이들이 급작스레 움직이게 되는 동남아시아의 여러 액션 영화들이 떠올리기도 한다. 중국의 지방 소도시를 찾은 고독한 남성이 의문의 여성을 만난다는 점에서 비간의 <지구 최후의 밤>이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비간이 히치콕이나 타르코프스키등을 영화적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면, 댜오 이난은 홍콩 누아르나 지아 장커, 아핏차퐁 등 아시아 영화의 영향을 조금 더 짙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폭력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댜오 이난은 홍콩을 포함하는 동남아시아 영화들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후반부 쩐웅 저우가 아파트에서 탈출하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의 초반 총격전을 연상시키는 구도가 등장하고, 우산을 사용한 액션이 등장한다. 바이크를 운전하던 사람이 지게차에 부딪혀 머리가 잘리는 등 뜻밖의 고어한 장면은 차라리 미이케 다카시 같은 일본 장르영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물론 과잉된 장면도 등장한다. 네온사인 불빛을 강조하려는 시도는 LED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의 길거리 군무와 이동이라는 과잉된 이미지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과잉에 가까운 이 영화의 이미지는 단순한 스타일의 과시를 넘어 붕 뜬 것과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와일드 구스 레이크'라는 지역을 다시금 떠올려보자. 익숙한 중국의 도시들에서 벗어난, 그렇다고 시골도 아닌 이 공간은 사회적 균열로 인해 독립된 공간으로 분절된 어떤 곳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구 최후의 밤> 후반부 롱테이크에 등장하는 그 공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