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J

731 (原題)
平均 1.7
'731'은 잔혹한 생체 실험으로 생화학 무기를 만들려고 했던 일제의 731부대에 대한 영화다. 중국에서 상당히 화제가 됐기도 했던 이 영화는 내용과 연출의 괴리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는 일본군에 붙잡혀 731 부대가 실험을 하고 있는 곳에 갇히게 된 주인공과 동료 죄수들을 보여준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갇혀있는 이곳에서 이들은 마루타가 되어 끔찍하고 잔인한 실험 대상이 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실험들을 영화는 여러 장면들에서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며, 실화라서 더욱 잔인하게 느껴지는 고어한 장면들로 충격을 준다. 내용적으로는 최대한 고증을 따라가려고 한 점은 좋았으며, 731부대의 만행도 보여주지만, 그보다는 그들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에 집중하려고 하는 방향성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연출하는 방법은 분명 아쉬운 점이 많다. 중국의 큰 상업 영화들이 가진 촌스러운 가벼움이나 오글거리는 애국과 신파 연출은 이 영화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는 이것을 이 나라 영화계의 색깔이라고 인정하고 감안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시도하는 과도하게 인위적이고 형식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연출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만한 양날의 검이다. 일부 장면들에선 이곳에서 펼쳐진 일들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를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끔직하여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는 점을 초현실적인 연출을 통해 보여주려고 한 점은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인물들의 감성과 사연을 표현할때는 너무 몰입감이 떨어지고,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려는 이 영화의 방향이 무색하게 이들마저도 인위적으로 포장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일본의 만행도 폭로하지만, 희생자들을 기리는 것을 우선으로 두려는 의도는 좋게 보고 싶지만, 그 의도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안 맞는 연출 스타일을 기용한 것이 패착이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