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샌드

샌드

3 month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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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aming in Luomu (英題)

映画 ・ 2025

부재한 대상을 직접 마주해 생기는 균열과 불편함으로 그 존재를 다시금 확인하는 <필름시대사랑>에서 보여준 실험적인 방식이, 상실을 마주하는 한 인간의 불안한 삶을 다룬 이야기와 장률이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에서 해온 공간을 인상적으로 담아내는 카메라에 그대로 스며든, 가장 그의 영화다우면서도 또 어떤 면에선 냉랭한 현실을 건조하는 그려내는 초기작에서부터 시작해 현실과 환상과 환각이 뒤섞여 있어 내내 모호하지만 결국 그 속에는 근작에서 볼 수 있던 그 따뜻함이 곳곳에 여실히 담겨있다는 점에 한 거장이 자기의 세계를 조금 더 넓혔다는 점에서 신선한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였습니다. 상실과 상실의 여파를 앓는 자의 모습을 다룬 수많은 영화 중에서도 이 영화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드러내 보일 것인지에 대한 수많은 시도가 인상적입니다. 기억과 대화로 앞서 간 자의 뒤를 따라가기도 하며, 실제와 환각이 혼재된 감각을 직접 제시하는 방식으로 정면으로 마주하기도 하며, 작은 마을을 배회하다 우연히 그 흔적을 마주치기도 하며, 불안 속에 파묻혀 마주하는 것을 회피하기도 하는, 부재한 대상을 마주하는 자의 불안을 기본으로 하는 수많은 감정의 모든 면에 흥미롭게 손을 뻗는 작품입니다. 거의 모든 순간에 카메라를 주인공과 같은 공간에 두고 때로는 유령처럼, 때로는 곁에서, 때로는 먼 발치에서 인물을 바라보게 만드는데, 인정하고 싶거나 무시하고 싶거나, 마주하고 싶거나 회피하고 싶거나, 당도하거나 되돌아가고 싶거나 하는 양쪽 생각이 모두 드는 복잡한 순간의 감정을 인상적으로 담습니다. 없는 것을 보아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퍼스널 쇼퍼>나 그에 더해 대화와 이야기로 미스터리가 더해진다는 점에선 <버닝> 같은 작품이 떠오르기도 한데, 물론 이 작품이 술이라는 키워드로 좀 더 쉽게 풀어지는 지점도 있고 거니는 하루를 다룬 일상물이란 점에 좀 더 가볍긴 합니다만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어서 볼 수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공간을 다루는 장률의 솜씨는 지명을 영화의 타이틀로 삼던 예전부터 대단했습니다만 이 작품은 특히 <경주>, <군산>처럼 가깝고 좁은 골목길에서부터 루오무의 도시적인 풍경과 자연 정경까지 모두를 담아내는 솜씨가 굉장했습니다. 그 자체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세련되게 잘 찍은 것도 있습니다만, 어디서 어떻게 카메라를 위치시킬 것인지는 수많은 대화를 앞에서 찍은 것과 인물을 내려다 찍은 장면에서 그 구력이 확 느껴지고 공간 안에 멈춰 있는 시간과 흘러간 시간을 어떻게 담고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놀라운 성취를 보여줍니다. 삶과 죽음, 사람의 감정, 국가와 정체성 등 다양한 것들이 섞여 있는 공간 전체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자전적인 이야기나 주변을 소재로 삼았거나 혹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요소가 물에 간장을 타듯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자연스레 섞이는 것처럼 어우러지는데, 어설프지만 귀엽고 따뜻한 매력이 영화 전반에 깔려 그를 잘 보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