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박상민

박상민

2 months ago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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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You, Unrelated (英題)

映画 ・ 2025

2025年12月01日に見ました。

<무관한 당신들에게>는 12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전, 11월에 동명의 전시로 먼저 공개되었다. 아무래도 전시와 영화를 비교하게 되는데, <미망인>에서 이종수 감독이 연출한 <이신자>로 넘어가는 편집을 제외하면 전시 형식이 더 적합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전시 때는 입구 바로 앞에 김태양 감독의 <무관한 당신들에게>가 재생 중인 모니터가 놓여있었다. 그 모니터 오른쪽 벽에는 박남옥 감독과 전시 내용에 관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모니터를 지나 공간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른쪽 벽에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이 상영되고 있다. 다른 작품들의 사운드가 개별 헤드폰을 통해 출력되는 것과 달리 <미망인>의 사운드는 스피커를 통해 전시장 전체에 울려퍼진다. <미망인>을 뒤로 하고 맞은 편 벽으로 가면 귀퉁이에 걸린 양면 스크린에 손구용 감독의 <보이지 않는 얼굴(들)>이 상영되고 있다. 무성영화고, 각 면의 스크린에 서로 다른 영상이 영사된다. 관객은 어느 화면을 볼지 선택해야만 한다. 여자가 나오는 화면을 볼 때는 전시장을 등지고 구석을 바라보며 앉아야 하고, 반대로 남자가 나오는 화면을 보려면 구석에 앉아서 전시장(특히 <미망인>이 영사되는 벽면)을 함께 볼 수밖에 없다. 그 바로 옆에는 이미랑 감독의 <미망인: 다시 맺음>이 상영되고, 그 옆에는 이종수 감독의 <이신자>가 상영된다. 이 두 편은 <미망인>의 유실된 결말을 다시 상상한 영화들이다. 한편 극장 상영 버전에서는 김태양 감독의 영화가 먼저 나오고, 뒤를 이어 <미망인> 본편, 이종수 감독의 <이신자>, 손구용 감독의 <보이지 않는 얼굴(들)>, 이미랑 감독의 <미망인: 다시 맺음>이 상영된다. 전시의 경우 따로 동선이나 작품의 상영시간표가 정해져있지 않다. 각 작품이 루프 형태로 반복 재생되며, 관객은 각 작품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작품을 중간부터 볼 수도 있고, 보던 중에 다른 작품을 보러갈 수도 있고, 위치에 따라서는 두 작품을 동시에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각 작품의 소리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한다. 무성 영화인 손구용 감독의 영화를 보는 중에 <미망인>의 소리가 들려오고, 이종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중에 헤드폰을 뚫고 이미랑 감독의 영화 속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미망인>의 유실된 결말을 상상하고, 이를 통해 픽션의 역량을 실험하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라면 관객은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니라 픽션을 재조합하는 또하나의 창작자가 될 기회를 부여받는다. 픽션의 가능성은 이곳에 있다. 하지만 극장 상영본은? 철저하게 구분된 순서에 따라 상영되며 각 작품의 이미지와 사운드가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관객도 주어진 순서의 관람을 강요받는다. 특히나 손구용 감독의 영화는 양면 상영이 듀얼 스크린 상영으로 바뀐다. 한 스크린에 두 화면이 동시에 상영된다. 관객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를 겪지 않는다. 상영 순서도 정해졌고, 모든 선택지는 한 화면에 전부 들어갔다. 수동적인 관객만 남은 자리에 창조적 픽션은 더이상 있을 수 없다. 유실된 결말을 상상하는 '픽션'의 역량에만 초점을 맞췄기에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을 테다. 그러나 오히려 극장과 영화의 한계만 여실히 드러내고 만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극장은, 적어도 동시대 영화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