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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平均 3.6
우선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오독된 책이 분명하다. 소설 롤리타는 아동성애를 미화하고 합리화하는 책이 아니라 아동성애자의 자기합리화와 거짓말을 지적해 아동성애 자체를 부정하는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이다. 1) 고백록의 특징 이 책은 '어느 홀아비의 고백록'이라며 책 자체가 아동성애자가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 쓴 글이라고 명시한다. 어떤 한 단어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고 모든 것이 구라일 확률이 높다는 걸 알아야 한다. 2) 아동없는 아동성애, 로맨스 없는 로맨스 롤리타 소설 어디에도 아동성애자라느니 아동이라느니 하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험버트가 하는 건 비밀스러운 사랑이고 롤리타는 아동이 아니라 그를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유혹한 악마적인 님펫으로 묘사된다. 뿐만 아니라 소설 어디에도 롤리타가 험버트에게 사랑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하는 애정을 표현한 부분은 없다. 이게 바로 기가 막히게 작가가 금손이며 험버트가 간사한 ㅅㄲ라는 걸 드러내는 포인트. 3) 다시 읽는 독자(rereader)에 대한 언급 이 소설의 작가는 좋은 작가는 작품 속으로 독자를 현혹하는 ‘마법사’(enchanter)가 돼야 하며 좋은 독자는 작품의 진면목을 파악하는 ‘다시 읽는 독자’(rereader)가 돼야 한다 말했다. 그러니까 보이는 그대로 '어어 아동성애자가 주인공인데 어어 이거 아동성애 옹호작품 아니야?'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왜 험버트가 서술자이고 어떤 단어들이 강조되고 어떤 단어들은 나오고 있지 않은지, 결국 험버트가 본인이 변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눈물의 똥꼬쇼를 보며 험버트를 비웃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러나 이 책은 오독의 왕이라고 불려 마땅한 오독의 표본이 됐고 이 오독은 영화 '로리타'로 이어진다. 길고 긴 내면서술이 없으니 험버트의 자기합리화를 더욱 잘 드러냈어야하지만 영화는 고작 잘생긴 배우의 얼굴과 유혹적인 아동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에서 멈췄다. 고작해야 '난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요'라는 대사로 로리타가 사랑이 아닌 학대의 피해자였음을 알릴 뿐이다. 이 오독은 자기보다 약하고 보호받아야할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고자 하는 더러운 성인의 욕망을 '로리타 컴플렉스'라고 이름까지 붙여 양지로 올라오게 만들었고 성인 여성이 아동퇴행적인 옷을 입는 '로리타 패션'으로 이어졌으며 영화 레옹에 등장하는 '마틸다'를 선두로 유혹적이고 위험한 성숙한 아동에 대한 미디어의 끝없는 사랑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책 자체로는 대단한 책이지만 이 책은 오독으로 인해 사회가 아동성애의 욕망을 드러내고 합리화하는 것을 용납했다. 인류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이 책은 존재하지 않는 게 좋았을 정도로. 예술은 예술 자체이고 안에 뭘 담든 무엇을 미화하고 자기합리화하든 괜찮다는 종류의 이야기는 ( 밀란 쿤데라 : 소설은 도덕적 판단이 중지된 땅) 미디어로 살아가고 콘텐츠가 막강한 힘을 가진 현대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 그대로 전화 받으려면 카페에 가서 한두시간 기다리고 맘에 드는 영화를 덕질하려면 파리에 가서 살롱에 친구들과 수다떠는 게 전부인 시대에나 어울리는 말이다. 세계대전을 겪으며 미디어로 선전선동의 효과를 보았으며 sns의 시대가 열린 현대 사회는 보다 똑똑하게 컨텐츠를 소비할 방법이 필요하고 보다 현명하게 콘텐츠를 창작하는 방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