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천수경

천수경

3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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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of Love(原題)

映画 ・ 2022

平均 3.8

한 사람이 겪는 생을 함수 f(x)라고 치면, x축이 연속된 시간일지언정 f(x)는 미분 가능하지도 연속이지도 않은 지점들이 생기고 만다. 갑자기 툭, 어떤 사건 전후로 순간 변화율이나 함숫값이 뜬금없이 점프한 것이다. 사회의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낸 상실일 수도,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의, 떠나간 연인의 영향일 수도 있다. 다름 아닌 본인의 선택이 낳은 결과일 수도. 그런 불가해한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혹여 그 시간이 너무 괴롭다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화산을 연구하는 두 사람의 단순한 이야기인데, 힘이 되어줄 것 같다. 나에겐 그랬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마음은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과 비슷하다. 우리는 각자 엄청난 함수일 것이다. 우리 생의 사건들인 f(x)의 치역의 흐름을 g(x)의 정의역으로 둔 합성함수 g(f(x))가 있을 때, 모든 순간이 연속일 뿐만 아니라 미분 가능하고, 모든 x에서 원래의 함숫값인 f(x)보다 더 큰 값이 나오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함수 g(x)는 당신이라는 사람이다. 당신이 어떤 일들을 겪으면 그 일들이 당신의 몸을 통과해서 더 큰 값을 갖게 된다. 모든 순간이 전후로 끊기지 않는 맥락이라는 걸 갖게 된다. 그럴려면 g(x)는 당신이 겪을 기쁨과 슬픔을 누군가 미리 알고 설계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생김새일텐데, 그건 신도 누구도 아닌 당신 스스로 지어나간 거라서 더 엄청난 거라고. 당신은 당신의 생보다 더 크고, 말도 안 되는 순간들을 말이 되게 만드는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마음을 몽땅 바친 어떤 시간의 결과는 ‘인생의 의미’ 따위의 표현에 다 담을 수 없다. 그러니까 ‘의미 있는‘ 값을 얻지 못해서 살아가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조금 기다려줬으면 한다. 당신 덕분에 존재하는 g(f(x))를 이계도함수까지 미분했을 때 나오는 그림을 못 보고 있을 뿐이다.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른 은하 정도로는 가야 보이는, 한없이 복잡한 풍경이라서다. 당신과 당신 생이 합성된 함수‘’(x)는 최근에 x축에 닿았지만 경계를 넘지 못해서 변곡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온통 유의미한 순간의 향연이었을 것이다. 훗날 돌아보면 당신이 그때 혼자 밟은 궤적 그 자체가 다른 이에겐 뜻깊은 사료로 쓰일 것이다. 당신을 옭아맨 그 고통까지도. 가만히 아주 조용히 화산 연구에 몰두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한 몸 불사른 그 집중의 시간이 수백 수천 명을 살리게 될지도 모른다. 큰 돈을 벌고 넓은 집에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함숫값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그건 당신이 살아있고 열렬히 마음을 줬기 때문에 가능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