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 비현실적인 세팅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냉소하는 란티모스의 실험실- . . . (스포일러) 전작에서도 그러했듯이 요르고스란티모스는 영화전체를 일종의 우화로 세팅한뒤 일부 설정에 대한 설명을 아예 배제한다. ‘더랍스터’의 호텔에서 커플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왜 동물이 되는지를 설명해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고려했을 시에 어떻게 마틴이 사지를 마비시키고 눈에서 피를 나게 하는지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비판하는 것은 그다지 정당한 비판이 아닐 것 이다. 애초에 란티모스의 관심사는 친절한 설명이 아니라 ‘부조리’ 그 자체 일 테니까. . 주인공 스티븐은 곡성의 종구와 같은 딜레마에 처해있다. 자신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한 일이 닥쳤고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는데 어떻게든 선택을 내려야하는 딜레마 말이다. . 곡성이 가족들 중 종구의 딜레마를 선택해서 집요하게 파고드는 영화라면 킬링디어는 가족구성원 모두의 딜레마를 흥미롭게 다뤄낸다. 스티븐을 제외한 가족들도 자신이 아닌 가족구성원 중 누군가가 죽어야 자신이 산다는 딜레마 위에 놓여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에게 내뱉는 대사들은 그야말로 부조리함 그 자체다. 먼저 스티븐은 수술의 실패가 외과인 자신의 잘못이아니라 마취과인 친구의 잘못이라고 변명하는데, 마취과인 친구에게 탓을 돌리는 것은 결국 스티븐은 자식들의 사지를 마비시킨 마틴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다. 반대로 친구가 스티븐에게 탓을 돌리는 것은 마틴이 스티븐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것 과 관련이 있을 것 이다. (선호하는 시계의 유형, 마취와 마비라는 경직이라는 테마의 공유, 스티븐과 친구의 대화중 넘어오는 마틴의 보이스오버 사운드 등등 실제로 마틴과 스티븐의 친구를 동일인으로 보도록 하게 만드는 연출, 혹은 설정들이 영화내에 숱하게 깔려 있다. ) 아내 애나의 경우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남편에게 성적으로 어필하거나 자식은 또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며 제거대상에서 자신을 제외하자는 뉘앙스를 은연중에 흘린다. 하지만 부인 또한 누군가와의 재혼을 통해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애나의 말에는 상당한 어폐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침대기둥이 프레임을 반으로 갈라 스티븐과 애나를 화면에서 철저히 분리시키는 숏이 인상적이다.)킴과 밥 또한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밥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이전에 고집하던 긴 머리를 갑자기 자르며 스티븐에게 잘 보이려 애를 쓰며 목숨을 구걸한다. 킴은 밥에게 너는 죽을 거지만 모두가 너를 사랑해, 니가 죽으면 mp3는 내가 가져도 돼? 라는 잔인한 말을 내뱉고 스티븐 앞에서는 자신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죽을 준비가 됐다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다. 영화의 레퍼런스가 된 신화에서 에피게네이아는 진심으로 자신이 희생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와 유사한 말을 했다고 하는데 킴의 경우는 그저 스티븐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했던 말이었을 것이다. 이는 신화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되 감독이 재해석한 장면이라고 여겨진다. . 후반부에 영화의 부조리가 극대화 되는 씬 두 개가 포진되어 있는데 얼핏 보기에 스티븐과 애나가 밤중에 사라진 킴을 찾으러 가는 씬은 킴을 위해서, 킴이 잘못될까봐 구하러 가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따지자면 스티븐은 자신이 죽일 수 있는 경우의 수 하나를 잃을 수 없어서, 애나는 킴이 없으면 자신이 죽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킴을 찾으러 간 것이다. 인물들의 겉과 속이 다른 이 장면은 그자체로 란티모스 특유의 블랙코미디적 인 장면이기도 하다. 또 다른 씬 은 바로 스티븐이 복면을 쓰고 돌면서 총을 쏘는 장면이다. 스티븐은 죽일 누군가를 선택하지 않기로 한 것 이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선택이었다. 결국 인간은 본인의 의지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필연적으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한 존재임을 말하는 장면일 것 이다. 아마도 가족을 위해서 가족을 죽여야 한다는 설정은 이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부조리함 그자체가 아니었을까? . 여기서 드는 의문은 마틴은 과연 누구냐는 것이다. 마틴은 신이었을까 악마였을까 아니면 단지 이러한 우화적 설정을 완성시키기 위한 하나의 존재였을까? 관객에 따라서는 마틴을 신이라고 해석 할 수 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일종의 악 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내내 나오는 완전 부감숏 도 아닌 이상한 머리 위 높이의 앵글이나 발뒤꿈치에서 올려다보는 듯한 로우앵글이 내게는 마치 악마의 시점으로 느껴진다. 또한 병원이 순간 한 연극무대 위 세팅처럼 보이게 하다 줌인을 통해 들어오는 숏들도 마치 마틴이 만들어 놓은 미니어처 속에서 인물들이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마틴의 존재가 무엇이 든 중요한건 마틴이 '선'이 아니라는 것 이다. 악이 복수를 행하고 그로 인해 생긴 딜레마로 인해 가족 내에서 또 다른 악행과 부조리함이 발생한다는 점이 이 영화를 보다 더 다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 일 테다. . 결국 킬링디어는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인간의 딜레마를 다룬다는 점과 우연처럼 찾아온 악에 대해 무기력한 인간의 존재에 관한 영화라는 점에서 곡성, 노인을위한나라는없다 등의 영화와 맥이 닿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화의 방식을 채용하여 이러한 주제의식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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