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준

월플라워
平均 3.9
p.172 내가 어디에서 들었던 이야기였는지 혹은 책에서 읽었던 건지 기억은 잘 나지 않았어. 아마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천국의 이쪽>>일 거라고 말했던 것 같아.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이 많은 신사가 주인공 소년을 차에 태워 데리고 가는 장면이 있었어. 아이비리그의 홈커밍 풋볼 경기를 보러 가던 중이었던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토론을 하게 됐어. 노신사는 확신을 지니고 있었고 소년은 ‘넌더리’를 내고 있었어. 어쨌든 소년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이상주의자였어. 소년은 자신이 속해 있는 ‘부단히 변하는 세대’에 대해 이야기 했지.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 ‘지금은 영웅을 위한 시대가 아니거든요. 아무도 그걸 허용하지 않으니까요.’ 그 책이 1920년대에 출간됐다는 점이 바로 그 책을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이유야. 그 책에 등장하는 대화를 우리들이 빅보이에서 하고 있는 거야. 어쩌면 부모님이나 부모님의 부모님들이 이미 했던 토론을 지금 우리들이 하고 있는 거지. . p.265 아, 그리고 <<마천루>>를 다 읽었어.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어. 책 한 권 읽은 걸 대단한 경험이라고 표현하는 게 이상하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어. 건축가인 주인공이 가장 친한 친구이자 언론계의 거물이 된 신문기자와 보트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어. 그 기자가 친구인 건축가에게 넌 아주 냉정한 사람이라고 말해. 그러자 그 건축가는 이렇게 대답하지. 만약 이 보트가 가라앉는 중이고 구명보트도 하나밖에 없다면 친구인 널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고.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지. “난 너를 위해 죽을 수도 있어. 하지만 너를 위해 살진 않을거야.” . p.333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모시고 자란 두 아들에 관한 이야기야. 아들 중 한명은 전혀 술을 마시지 않고 자라 훌륭한 목수가 되었고 다른 한 명은 자기 아버지만큼이나 지독한 술주정꾼이 되었대. 첫 번째 아들에게 왜 술을 마시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아버지의 술 때문에 일어난 일들을 보고 난 후로 한 번이라도 술을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없었다고 했대. 다른 아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는 자기 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술 마시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고 하더래. 그런 걸 보면 현재의 우리가 되는 데에는 아주 많은 원인들이 있는 것 같아. 우리들은 그런 원인들에 대해 대부분 전혀 알 수가 없을 거야. 하지만 비록 우리들이 어디에서 태어날 것인가를 선택할 능력은 없다 해도, 태어난 곳에서부터 어디로 갈 것인가를 선택할 수는 있어. 우린 어떤 행동을 선택할 수도 있지. 그리고 우리의 행동에 대해 만족하도록 노력할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