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이현지

이현지

8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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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本 ・ 2010

平均 3.8

입센은 인형의 집을 통해 당시 여성들에게 ‘어떻게 살아야한다’를 보여주기 보다는 여성에게 문제가 되는 사회구조를 깨닫는 시점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그저 철부지에 생각 없어 보이는 말투로 말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각성한 듯 말투와 태도가 바뀌며 집을 나가는 장면은 읽는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이 책이 쓰이고 백여 년이 지난 지금, 사회에서 여성의 이미지는 어떠할까? 예전에 한 실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피실험자들에게 ‘여자아이’같이 뛰어보라고 했을 때 아이들 집단은 그냥 열심히 달린 반면, 어른 집단은 과장되게 뒤뚱거리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뛰었다. 무엇이 이 두 집단의 차이를 가져왔을까?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사람은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사회적 성인 ‘젠더’라는 말을 사용했다. 태어날 때는 그저 생물학적 차이만을 가지던 어린 아이들이 ‘너는 여자니까’, ‘너는 남자니까’라는 말을 듣고 자라면서 사회적인 ‘여성’이 되고, ‘남성’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많이 구분이 완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성역할이 아직도 뚜렷하게 구분되어있다. 맞벌이가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가정일의 주체는 여성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에서의 성차별도 여전히 존재한다. 입사할 때부터 남성에 비해 여성은 외모도 중요한 스펙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로 한 마케팅 업체에서는 여성의 신체조건을 자격요건으로 내건 채용공고를 올리기도 했다. 입사를 하고 나서도 여성들은 ‘유리천장’에 자주 막히고는 한다. 하지만 남녀의 성역할 구분은 남성의 시각으로 볼 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여성들이 본인 스스로를 바라볼 때도 일어난다. 경기가 어려워 취직이 힘든 요즘 ‘취집’(취직과 시집을 합한 신조어)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취직이 잘 안되니 좋은 조건의 남자를 만나 시집이나 가야겠다는 말인데, 남성에 의존적인 태도의 단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력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 3차 산업에 종사 중인 상황에서 남성에게 자꾸 의존하려는 태도는 성역할을 계속해서 뚜렷하게 구분시킬 뿐이다. 남녀의 역할 구분은 너무 오래전부터 당연하게 우리사회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잘 인지되기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를 깨닫게 된다면 생물학적 성만 존재하고, 젠더의 개념은 약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로그스타는 노라 부부의 진정한 화해(문제를 감추기 보단, 모든 진실을 알고 난 후 문제를 함께 풀며 하는 화해)를 위한 기적을 주었다. 하지만 그가 의도한 방향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대신 노라가 자기 스스로를 깨닫게 된 기적이 일어났다. 남녀가 평등하고, 오히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의 불합리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노라와 같이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남성적, 여성적으로 이분화 되어 온 사회의 사고체계는 바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