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영

펀 홈 : 가족 희비극
平均 3.9
2020年12月18日に見ました。
개인을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면서도 그 속에서 독창적으로 도드라지게 하는 것은 문학 두루가 갖는 목표일텐데, 특히 자기진술에 있어서 화자는 길을 잃기 십상인 것 같다. 반면 <펀 홈>이 갖는 방향감각(+그 이상의 섬세함)의 비결이라면 실제와 허구의 온도차 아니려나, 이런 생각을 구글링으로 찾은 작가의 사진을 보며 했다. 만화 속 인물들, 특히 화자는 냉담하고 시큰둥한 눈을 하고 있는데 실제 작가는 정반대라고 해도 될 만큼 눈빛이 생기있고 총명해보였다. . 오디세이아와 율리시스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수업에서 둘 사이의 계보 속 공통점에 갇힌 비평을 하는 것에 싫증을 느낀 주인공. 그래서 <펀 홈>에서는 자신과 아버지를 잇는 맥락 속에서 미묘한 차이점을 걸러내는데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였다. 이카로스와 다이달로스의 이미지로부터 수영장에서 뛰어내리는 딸과 밑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이미지로 반전되기까지. 요컨대 활강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추락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로 다시쓰기까지 자신과 아버지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추적한다. 이 과정에 등장하는 수많은 비교대조군들(프루스트, 피츠제럴드, 오스카와일드 등)... 역사는 주어져있지만 이 추리극에서는 그 역시 하나의 가능성 정도로 여겨진다는 점이 산뜻하기도 했고... . 그 유명한 ‘벡델 테스트’의 앨리슨 벡델. 비평가나 이론가인 줄 알았는데 만화가였다. 학교 전자도서관 신착자료를 둘러보다가 발견해서 일단 예약을 걸어둔 건 한두달 전. 내년 1월에나 빌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들기 아쉽고 초조한 밤에 들어가보니 이미 내 차례가 되어 책이 서재에 들어와있었다. 타이밍 좋은 우연 덕분에 (사실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마지막장까지 덮고서야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