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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여름이
平均 3.5
2023年10月05日に見ました。
읽을 땐 좋았는데... 단편(보다는 조각글에 가깝긴 함)인 것을 감안해도 각자의 색이 너무 옅고, 모두가 지나치게 비슷한 채도와 명도를 가진 채 독립성 없이 한 덩어리로 얼기설기 엉겨붙은 느낌이라 크게 인상깊은 것이 없다. 그래도 개중 좋았다고 기억나는 것을 꼽자면 <나와 같은 빛을 보니?> 와 표제작 <너무도 많은 여름이>. 너무 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돌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다 읽는 것은 비추천. 머리가 아프다. 본디 낭독 목적으로 쓰인 단편들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읽는 것보다 듣는 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그 마음을 모두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발밑에 광부들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광부들을 존재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저는 여전히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거기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의 마음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 "멀리 있는 것은 작아. 가까운 것은 크고. 이게 원근법의 원리지. 이게 뭘 뜻하는지 아는 사람?" 그녀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대학교 수업에서 원근법이라니, 다들 시큰둥한 반응이었는데 지훈이 손을 들었다. "보는 사람의 눈의 위치와 관련이 있는 거 아닐까요?" "그래, 우리의 위치가 모든 걸 결정해. 우리가 감각하는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크거나 절대적으로 작은 것이 없어. 멀고 가까운 것만 있는 거야. 그러니 어떤 대상의 크기는 우리가 어디에 있느나에 달려 있어. 그 위치가 우리의 의지를 뜻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우리 위치에 따라 얼마든지 작게 만들어버릴 수 있어. 그러다가 아주 멀어지면 어떻게 되지?" "소실점으로 사라집니다." 지훈이 대답했다. 우리가 바라보는 물리적 세계에는 그런 소실점들이 한두 개가 아니지. 지금도 수많은 것들이 그 소실점으로 사라지고 있어. 이게 우리가 사는 물리적 세계의 참모습이야. 그럼 그 사라지는 것들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뭘까?" - 난 당신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서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나는 당신을 생각한다. 이제 당신도 빛을 향해 서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같은 방항을 향하고 있습니다. 나와 같은 빛을 보니?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카오리는 빛 쪽으로, 태양 쪽으로 향하려고 한다. 할머니도 빛을 향해 태양을 향한다. 다음 우리는 지금 연결한다. - 불운과 불행의 차이는 무엇일까? 불운은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다. 먼 훗날이 아니라 지금, 다른 사람이 아니라 미야노가 병에 걸리게 된건 불운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운명이나 팔자 같은 자기 바깥의 이야기에서 찾으면 불행이 된다. 그래서 불운은 점, 불행은 선이라고 이소노는 말한다. 불운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라 인생의 어느 지점에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불행으로도, 재밌는 에피소드로도, 대수롭지 않은 일로도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