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당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른다
平均 3.3
러시아 프로파간다. 도덕적 가치기준이 결여된 시각으로 본다면 연쇄살인마와 피해자는 동등하다. 그러한 시각에 물든 판사들에 의해 재판 결과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분노하고, 좌파들이야말로 가장 앞장 서서 그러한 분노에 불을 지핀다. 하지만 이 좌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러한 판사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엄숙하게 선언한다. 도덕적 가치 기준을 폐지하고 살인자와 피해자를 동등하게 세워 심판하는 것이 곧 균형잡힌 시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선언문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실패와 잘못을 감추고 싶어한다. 러시아가 도덕적으로 낙제점이라면 우크라이나도 낙제점을 받아야 한다. 그것을 위해 커트라인을 말도 못하게 올리는 게 이들의 전술이다. "너도 100점은 아니잖아?" 그리곤 70점도, 80점도, 심지어 99점도 0점과 동등하게 낙제생 딱지를 붙이고, 이들의 대결을 한심한 낙제생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하면, 도덕적이지만 이 문제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관심을 잃고 도덕적 지원을 안 하게 될 것이고, 결국 본래대로라면 방대한 도덕적 진영의 원조를 받을 수 있었던 진영은 더 이상의 원조를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이제 싸움은 단순히 "누가 더 센 힘을 가졌느냐"에 의해 결판이 나게 된다. 저들이 원하는 그림은 이렇게 완성된다. 나토가 러시아의 '영역'으로 동진하여 그들을 자극해서 이 전쟁이 터졌다는 식의 선전선동은 좌파들의 악질적인 레파토리다. 이것이 나치의 "레벤스라움" 논리의 좌파 버전에 불과함을 알고 나면 저들이 얼마나 가증스런 위선자들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겨우 그런 논리나 열심히 설파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의 평점을 최저점으로 준 이유다. 저자의 소개글만 봐도 대충 어떤 캐릭터들인지 드러난다. [반미, 반제국주의, 여성주의, 환경...] 이런 종류의 키워드들이 우수수 나온다. 그쪽 분들이시다. 평범한 사람들은 비록 어떤 진영에 속하더라도 가급적 공정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옳은 생각이다. 그러나 어떤 '이념'에 물든 사람들에게 '공정함, 균형' 같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이다. 좌파든 우파든 이념주의자들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편집한다. 그게 이념적 승리를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좌파 이념에 중독된 사람들은 설령 개인적으론 러시아가 싫어도 이념의 대승적 관점에서 러시아를 도와야 한다고 믿는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