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유안이아빠

유안이아빠

5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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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本 ・ 2020

平均 3.8

《공정하다는 착각》 1독 완료/2020.12.17./별점 ⭐⭐⭐⭐⭐ ⠀ ✒ 자칫 능력주의 신화에 심취하게 되면 '운'의 엄청난 영향력을 간과하기 쉽다. 열심히 공부한 건 자신의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언정 다른 걱정 없이 공부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태생적으로 취득한 '재능'은 '운'의 영역이다. 부모의 재력이 한 사람이 갖게 되는 능력 및 기회와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인다고 말하는 수많은 통계를 보았을 때, 실력만으로 누구나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능력주의 신화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게 아닐까. 자신의 성공과 성취를 노력 덕분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겸손과는 멀어지게 되고, 우월 의식이 자리 잡게 되면서 공동선에 대한 배려는 없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 ✒ 재능으로 얻은 보상은 온전히 개인의 것이어야 할까. 시장이 없고, 다른 사람들이 없고, 공동체가 없다면 노력과 재능이 있다한들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시장이 그 재능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결국 재능으로 얻은 보상은 시장이 부여한 선물이지 않나.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재능으로 얻은 보상을 공동선에 기여하게끔 하는 시스템은 충분히 정당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는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불평등이 자본주의·능력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오늘날 능력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능력주의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구심이 없었다. 그렇다. 나는 능력주의를 꽤나 신뢰하고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샌델 교수의 통찰을 빌려 비로소 '능력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나 또한 능력주의의 수혜자이자 피해자임을 알게 되었다. ⠀ ✒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은 사회적 기여도에 따라 보상 받는 사회이다. 시장 가치를 사회적 기여도의 지표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청소·택배·배달근로자, 전기기술자, 배관공 등이 전문직이나 컨설턴트, 연예인 등보다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적어서 임금의 차이가 이토록 심한 것일까. 그리고 사회적으로 소외 받고 있는 자들을 도우며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들은 과연 시장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 이처럼 시장 가치는 사회적 기여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는 능력주의 신화가 시장 가치를 사회적 기여도와 동일시하는 데 있다. 과거에는 '출생이나 특권'으로, 현재에는 '시장에 부합하는 능력'으로 사회적·경제적·문화적 혜택을 받고 있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여도'와 '공동선'으로 그 혜택들이 분배되는 세상이 되길 바라본다.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이 '능력주의' 그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논쟁하는 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이 그 시작을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