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ミッドウェイ
平均 3.8
2024年05月17日に見ました。
“내 아버지는 거친 양반이었지. 내가 어떻게 아버지의 신뢰를 얻었는지 아나? 싸움에서 물러난 적이 없기 때문이야. 네 자신감을 걱정해줄 여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파일럿이 모자란 상태야. 이 악물고 버텨.” <미드웨이>는 방대한 스케일의 전쟁을 담아내고 있는 영화가 아니다. 이건 전쟁 속에서 살아남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는 죽음 앞에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가 하면, 목숨을 불사하는 용맹함을 드러내기도, 그 용기를 보고 동경심을 갖고 변화하기도 한다. 자신보다 전쟁을 더 중요시 여기는 듯한 남편을 이해하지 못 하다가도 존중하고, 남편 역시 그것에 미안해하며, 이 전쟁이 끝나면 꼭 갚으리라 다짐한다. 전쟁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인간들이 주도하는 것이다. 전쟁을 하기 바라는 사람은 없지만, 그럼에도 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전쟁'이라는 소재를 섬세한 심리 묘사로 잘 풀어낸 영화다. “신임 사령관이 불쌍해지는군요. 제가 그 사령관입니까?” 전쟁 속에서도 피어나는 서로에 대한 이해, 믿음, 공감, 동정, 그리고 사랑. 전쟁이 일어나면 ‘이기적으로 생존하기 바쁠 것’ 같다가도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인간은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어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하는 부하에게 건네는 위로, 겁을 내는 부하를 향한 동정심은 진심 어린 격려를 유발할 뿐더러, 살아있는 친구와 다시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차오르기도 한다. 인간은 늘 시행착오 끝에 그 해답을 찾곤 한다. 그 시행착오가 이 영화에선 전쟁이다. 힘든 만큼, 함께 힘을 합쳐 이악물고 버틸 수 있게 된다. “생도 1학년을 마치고 로이, 딕키와 함께 미시간에 있는 로이 삼촌 집에 갔지. 금주령이 절정이라 맥주를 사겠다고 캐나다까지 배로 갔어. 돌아오는 길에 해가 뜨면서 바람이 잠잠해졌지. 우린 호수 한복판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국경 경비대가 나타나기만 기다렸어. 난 술을 버리자고 했고, 로이는... 딕키, 로이가 뭐라고 했지?“ “웃기지 마. 다 마셔버리면 돼.” “먼 훗날 언젠가, 마당에 앉아 같이 맥주나 들면서 지어낸 무용담이나 얘기하고 놀겠지 했는데.” 전쟁의 박진감은 <덩케르크>보다 못 미치고 공중전의 긴장감 역시 <탑 건>에 비하면 소꿉장난 수준이다. 그래픽이라든지 스케일이 연약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평범하다. 이미 수도 없이 많은 전쟁영화를 경험했던 관객들은 이런 흐름에 익숙해졌고, 이 작품을 처음 본다면 감탄을 금치 못 했겠지만 이런 전쟁씬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널리 보급되어 있다. 그 흐름을 과감하게 타파하고자 하는 투지가 이 전쟁영화에 담겨있어야 했다. 그나마 볼 만한 건 그래픽에 힘입은 장면연출인데, 그마저도 기술력에 의존하고 있는 느낌이라 아쉬웠다. “당신이 죽도록 일하면 정말 미국이 이겨?” “오늘 육군이 도쿄를 공습했어. 중국에 착륙해야 하지만 연료가 모자라서 바다에 떨어질 거야. 기적적으로 일본 점령지에 착륙한다 해도 고문당하고 처형당할 거야.” “그럼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 “사실상 방법이 없어. 하지만 내 노력이 부족해서 사람을 더 죽이긴 싫어.” 겁을 먹어 출정을 주저하던 군인은 결국 용기를 내어보지만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고, 누구보다 용맹하여 모두를 구했던 군인은 물에 빠져 죽는다. 한 군인의 상관은 자책을 하게 되고, 한 군인은 돌아오지 않는 병사를 그리워하며 실의에 빠진다. 이 세상에 한 명도 죽지 않는 전쟁이란 없다. 피하지 못 하고 맞서야 한다면, 그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게 군인의 의무 같아 씁쓸하기도, 그만큼 군인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삼촌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용접공 일을 하셨습니다. 300m 위에서 밧줄도 없이 철주 위를 걸어다니셨죠.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삼촌은 자기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러다 어느 일요일 교회 갔다 오는데 집에 다 왔을 때 어떤 택시가 덮쳐서 그대로 돌아가셨죠. 어떻게 죽을지는 누구도 모르는 겁니다. 걱정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 영화의 명장면] 1. 베스트 베스트는 적에게 있어 가장 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그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안달난 사람이 아니었다. 군인이란 신분을 이용하여 '이때다 싶어' 공격성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나서 폭약을 실은 것이다. '이겨야 해서'가 아니라, '지면 안 되기에' 그런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가짐에 공감이 되었던 나는 그의 비행기가 격추될까 봐 노심초사하며 이 장면을 보았다. 제발 그가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저 비행장을 놔두면 엔터프라이즈가 당한다. 우리도 돌아갈 곳은 있어야지." 2. 브루노 보통 영화 같으면 기적처럼 나타난 배가 아군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적에게 포로로 잡힌 브루노는 담배를 달라고 부탁하고 맛있게 그 담배 한 개비를 태운다. 아마 그 모습이 자신의 최후라는 걸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자신 혼자 살아남기엔 그의 동료들은 이미 공습을 당하고 세상을 떠나버렸으니까. 어쩌면, 이제는 그들에게 가고 싶었던 걸까. 한 치의 희망도 없이 그는 바다 깊숙한 곳으로 떠내려간다. 브루노는 그 순간까지 '다른 군인들이었어도 마찬가지였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진주만에 내 친구들이 진짜 많았어. 그러니까 개수작 부리지 마.” 전쟁은 사랑하는 모든 걸 앗아가지만 그 사랑이 각인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동안 잊고 살았던 모든 것에 대한 감사, 소중함, 사랑. 그리고 그것들은 지금 우리 주위에도 있다 “정말 안 되겠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보지. 하지만 오는 게 좋을 거야. 평생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 테니까. 사람들이 널 의지할 때 헤쳐나갈 수 있다면 그 어떤 것에도 맞설 수 있어. 우린 여기까지 왔잖아. 너 없이 전장으로 돌아가게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