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미겔 고미쉬의 영화 하면 미학적으로 탁월하면서도 그 속에 이야기가 숨어 있어 난해하게 풀어지는 영화가 제일 먼저 떠올라서, 이 영화는 물론 두 감독의 합작이지만 미겔 고미쉬가 더 익숙한 이름이다보니 그런 스타일의 영화가 아닐까 생각하며 봤습니다. 막상 영화가 처음 시작하니 기존 미겔 고미쉬의 영화들보단 예전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는 질감과 톤, 그리고 낯선 언어가 주는 느낌이 매번 앞서 있는 미학을 보여줬던 감독의 영화와는 달라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영화가 처음에는 나른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있는 듯 없는 듯 천천히 흘러가서 피곤하니 쉽지 않겠구나 했는데, 배우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얘기를 나누는 장면부터는 마치 마법에 홀린 듯 영화에 빠지게 됐습니다. 영화는 제목에서나 시놉시스에서나 보이듯 시간의 역순으로 구성되는데, 역순행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역순행으로 보여주는 교묘한 구조인 영화다 보니 영화의 구상이나 감상법 등을 인물이 직접 말해주는데 이게 영화가 너무 설명적이라 싱거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영화를 더 쉽고 생각해야 할 부분을 살짝 걷은 채로 온전히 빠질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이전에 나른하고 지루하던 느낌이, 그냥 이 영화는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도 이상하지 않고, 졸려서 눈을 감았다 뜨더라도 주요 장면을 제외하고서는 딱히 감상에 방해가 되지도 않고, 영화도 그저 모기를 잡는 것, 강아지를 씻기는 것, 술마시고 노는 것 등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하며 마치 관객을 영화 속으로 직접 초대하는 듯 그 한 두 달의 분위기에 빠지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장면이였습니다. 영화제에서 본 영화기 때문에 이 영화를 좀 더 높게 생각하는 것도 있는 듯합니다. 사실 그렇게 기대한 영화는 아니였는데,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이 낯선 영화를 보고, 영화를 마주하고,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가 그 공간에 있는 듯한 마법같은 이 느낌은 제겐 묘한 황홀경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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