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HBJ

HBJ

7 years ag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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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雪姫の赤い靴と7人のこびと

映画 ・ 2019

平均 2.8

'레드슈즈'는 백설공주의 이야기에 신데렐라의 요소가 살짝 들어가고 슈퍼히어로물의 오락성이 가미된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제작진이 주도적으로 만든 영화지만 클로이 모레츠와 샘 클래플린 같은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성우 연기를 한 한미 합작이라는 점 때문에 나는 자막판으로 관람을 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나의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가지고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이 대중들의 머리에 각인시킨 공주에 대한 판타지와 외모지상주의적인 편견들을 비판하는 어드벤쳐 이야기로 귀엽게 각색하는 아이디어는 좋았다. 여기에 시중을 듣고 코믹 사이드킥 정도로 밖에 안 쓰인 일곱 난쟁이들을 '어벤져스'류의 슈퍼히어로 팀으로 설정하며 재미있는 액션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살짝 비틀어서 로맨스적인 요소도 가미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이야기와 달리 대사들은 정말 딴판이었다. 우리말 녹음에서는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자막판의 대사들은 정말 뇌가 썩어들어갈 정도로 끔찍했다. 극중 캐릭터중 한명의 이름에 대한 끊임없는 농담부터 마법 거울의 이상한 드립까지, 정말 안 웃기고 오글거리고 괜히 나만 부끄러워지는 끔찍한 수준의 유머였다. 감독 겸 각본가인 홍성호가 직접 영어 대사들까지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크레딧 상으로는 다른 각본가 이름을 못 찾겠다) 누가 썼든간에 영어 각본가로서는 절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3D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퀄리티 차이가 분명 있다. 이 수준 차이는 특히 배경 묘사와 물리 구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이런 한계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최대한 봐주려고 했다. 이 영화의 액션 장면들을 '인크레더블 2'랑 비교하거나, 배경 애니메이션을 '겨울왕국'이나 '모아나' 같은 할리우드 작품들과 비교하는 건 제작비나 인재 풀 면에서 당연히 무리일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국산 영화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애니메이션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캐릭터들의 표정 애니메이션이 목소리 연기를 완전히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고, 몇몇 장면들은 아예 싱크가 살짝 나간 듯한 느낌도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 상상력을 가장 크게 자극하고 여운을 남기는 것은 세계관이다.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세계관의 매력이 상당히 약하다. 중세 판타지 세계관은 있지만, 아서왕 전설이나 디즈니 공주들에 대한 이야기 같은 잡다한 요소들은 있어도, 깊이는 없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살고, 사회는 어떻게 굴러가며, 어떤 가치관이 중요한지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다. 시각적으로도 개성이 거의 없다. '겨울왕국'을 생각해보면, 중세 판타지라도, 안나와 엘사의 성과 엘사가 만든 얼음궁전 등 장소와 배경에서 확실한 개성과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난쟁이들의 아지트를 제외하면 인상적인 공간이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