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un2

すずめの戸締まり
平均 3.4
솔직히 말해 날씨의 아이에서 발전한 게 없다. (날씨의 아이조차 잘 만든 작품이 아니지만) 뻔하게 공리주의적이기도 하다.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가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에 대한 질문이 날씨의 아이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올 줄은 몰랐다. . 과거로 돌아가 일본은 그 어떤 나라보다 자연재해를 많이 당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신을 향한 숭배가 필요했던 나라였고 이에 따라 비롯된 감정이 '체념'(모노노 아와레)이었다. 체념은 우리나라의 '한'처럼 일본인들의 특징적인 무언가로 남았다. . 일본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주구장창 보여주는 벚꽃과 죽음에 대한 예찬,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 닌자 문화, 등 이들의 죽음에는 숭고함이라는 후천적인 감정이 뒤따르고, 일본 곳곳에 놓인 신사는 일본이 그 어떤 나라보다 죽음과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것(재난)에 대해 오래 생각한 나라임을 보여준다. (재해는 개인의 견해와 바램과 상관없이 찾아왔기에 후천적으로 '죽음'을 예찬해야 비극의 명분을 간신히 정당화시킬 수 있었다.) . 이 영화의 유일한 의의가 있다면 타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자연재해를 우리가 이겨보고 싶었다' 정도 밖에 없겠다. . 이 영화는 모험의 시작부터 삐그덕거린다. 단순히 초면인 남주와의 첫사랑이 모험의 시발점이 된다. 본래 이런 모험의 서사들은 긴급한 환경을 만들든, 주인공에게 소중한 것을 뺏든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게끔 박차를 가해줘야 하는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가장 강렬하게 시작해야 할 시발점마저 '우연'에 기댄다. 폐허를 찾아가게 된 이유를 '남자에게 첫눈에 반했기 때문에'로 명분을 만든 걸 목격한 뒤부터 난 급격히 피곤해졌다. 관객들은 어떠한 인과 없이 '주인공이니까', '모험을 시작해야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주인공의 과장된 행동과, 대사, 과잉된 감정들을 받아내야 했다. . 스토리 또한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보단 일종의 게임 스토리처럼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잠깐 쉬었다 다시 보스가 등장, 또 클리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조금 강해진 보스가 다시 등장. 이런 과정을 무려 4,5번을 반복한다. 그래서 상영 시간이 120분임에도 불구하고 체감은 약 4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상투적이면서 대충 넘어가는 이 반복성이 어마어마한 피로감을 양성해낸다. 이렇게 만들거라면 굳이 영화가 아닌 TVA시리즈로 나왔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영화로 출시된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 장르의 이점을 단 하나라도 살리지 못했다. . 캐릭터조차 공을 들이지 않았다. 주인공을 포함해 모든 캐릭터가 유형적이다. 복합적으로 설계된 캐릭터가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제대로 '전사前史'가 구성돼 있는 인물을 찾아볼 수 없다. 모두가 경직된 개연성 속에서 마리오네트처럼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일종의 체스 말처럼 임무 뿐인 인물이기에 대사도 우리가 예상하는 범위 내에서만 논다. 결국 이는 각본의 부실함으로 이어지고 관객은 피로를 넘어선 곤욕스러움까지 느끼게 된다. . 심지어 여주인공은 전작들의 장점들만 대충 가져와 만들어 놓았고, 대사들보다 일본 여자 캐릭터들의 진부한 클리셰를 그냥 다 가져와서 박아놨다. 에에에? 놀라거나, 갑자기 해맑게 웃어 넘기거나, 즉 감정은 지나치게 과잉돼 있고,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텐션이 과하게 높게 설정돼 있다. 뻔하디 뻔한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정과 대사를 연발하며 착한아이 증후군에 걸려 모든 사소한 사건 하나하나에 휘말린다. 그리하여 의미 없는 상영 시간만 더 늘어나게 됐다. . 중후반부터는 그저 대화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으면서 왜 이렇게 저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정도다. 거의 세상 모든 비련의 여주인공 콩깍지를 다 쓴 것처럼 여자 주인공이 행동한다. . 음악의 사용마저 최악이다. 초반에는 영화 '바빌론'에 나올 법한 기똥찬 재즈 음악을 등굣길에 깔고, 추격전에 깔더니 후반에는 신카이 마코토의 시간여행, 신카이의 고전음악탐방, 나는 고전 음악이 좋아요 수준으로 영화가 전락해버린다. 뭐 가요톱텐도 아니고 말이다. . 이렇게 심하고 뻔뻔한 자기복제, 매니리즘은 처음 본다. 솔직히 자기복제를 하더라도 영화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였다면, 그건 강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너의 이름은 -> 날씨의 아이 ->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점차 장점은 사라지고 그저 좋았던 과거 만을 추억하며 그 과거들을 현실에 덕지덕지 붙여대고 있다. 이런 영화가 어떻게 흥행을 달리고 있는지 많은 작가들의 자전적인 매너리즘, 성공에 의한 자기복제를 목격해 왔지만 이렇게 처참하고 한심스러운 창작자의 행보는 처음 본다. . 한 줄 로그라인만 잘 설정하면 뭐하나, 그거에 그치고 영화를 제대로 못 만드는데.